KBS2 ‘프로듀사’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 김수현
KBS2 ‘프로듀사’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 김수현
KBS2 ‘프로듀사’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 김수현

[텐아시아=최보란 기자]‘프로듀사’가 예능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까.

오는 15일 오후 9시15분을 앞둔 KBS2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는 KBS 예능국이 그동안의 제작 노하우를 집약해 야심차게 선보이는 첫 예능 드라마다.

‘프로듀사’는 ‘1박2일’, ‘개그콘서트’, ‘슈퍼맨이 돌아왔다’, ‘뮤직뱅크’ 등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살아 숨쉬는 리얼 민낯 히든 스토리를 펼쳐낼 예정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우리가 궁금해 했던 카메라 밖 세상,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픽션인지 모를 KBS 예능국 사람들의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프로듀사’는 대한민국 안방극장을 책임져 온 박지은 작가와 KBS 예능국 미다스의 손 서수민PD가 기획하고 세련된 연출을 선보여온 표민수PD가 합류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이 의기투합해 리얼한 예능 현장과 방송국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응진 TV 제작본부장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면 설렌다”라며 “예능과 드라마의 콜라보레이션인 새로운 시도다. 최고의 작가와 배우, 감독이 함께 한다. 참신한 시도는 가치 있는 일이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박중민 예능국장도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예능국의 실상을 드라마로 고스란히 옮겼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드라마는 단순히 방송국을 배경으로 삼고 남녀의 로맨스를 그려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능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과 ‘고스펙 허당’들의 일상을 가감없이 그려내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얼마만큼 리얼인가보다는 얼만큼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서 차태현은 예능국 8년차 PD로 ‘1박2일 시즌4’를 연출하고 있는 라준모PD 역으로 분했다. 공효진은 그의 동기이자 ‘뮤직뱅크’ 연출을 맡고 있으며 쌈닭으로 불릴만큼 까칠한 여자PD 탁예진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김수현이 순정파 어리바리 신입PD로, 아이유가 얼음공주로 불릴만큼 도도한 톱가수 신디로 분해 생생한 방송가 이야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툭하면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려가고, 시청률에 스트레스를 받고, 출연자와 기싸움을 벌이고, 선배의 말에 어쩔 줄 모르는 예능국 PD들의 전쟁 같은 일상이 그려져 눈길을 모았다. 이는 비록 예능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직장 생활을 하는 대한민국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코드이기도 하다.

큰 꿈을 갖고 들어왔지만 제대로 된 대표 프로그램 하나 만들지 못하고 하루 하루 시청률과 씨름하는 라준모, 한 때는 예능국의 꽃이었지만 여기저기서 부딪히고 깨지면서 이제는 악밖에 남은 탁예진, 머리가 좋지만 눈치가 없어 선배들에게 찍힌 백승찬,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연예계에서 살아오면서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신디의 모습은 어딘가 낯설지 않다.

특히 화려해 보이기만한 PD들의 감춰진 삶,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그들의 일상은 TV속에서 늘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으로 가득찬 예능의 세계와 대비돼 더욱 극적으로 보여진다.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보다 어렵다는 언론고시를 뚫고 올라온 고학력 고스펙의 주인공들이지만, 실상 그들의 삶은 한편의 시트콤이라는 것.

차태현은 ‘프로듀사’ 기획의도에 대한 질문에 “영화도 드라마도 예능도, 개인적으로는 재미가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받아 본 대본중에 제일 재미있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청자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이 일을 하면서 저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어떻게 보여질지 걱정도 된다”며 “박지은 작가님이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많이 접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리얼하게 벌어진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말미에는 제목 ‘프로듀사’에 얽힌 비화가 공개됐다. 극중 KBS 예능국 신입PD인 백승찬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공무원인 아버지 백보선은 자신의 아들을 “사자 직업”이라며 추켜세웠다. 승찬의 엄마가 “왜 얘가 사자 직업이냐”고 어리둥절해하자, 백보선은 “프로듀…사 아니냐, 프로듀사!”라고 외친다.

검사도 변호사도 의사도 아니지만 프로듀사. 남부럽지 않은 스펙을 지닌 이들은 어떤 이유로, 왜, 예능국PD가 됐을까.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밤샘과 야근을 밥먹듯하는 이들의 진짜 이야기. 순도 100%의 리얼 예능 드라마를 표방하는 ‘프로듀사’는 과연 예능국 PD들의 삶을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궁금해진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팽현준 pang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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