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리 안현수 부부
[텐아시아=최보란 기자]안현수와 우나리의 사랑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의 ‘두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편에서는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와 아내 우나리가 출연, 과거 힘들었던 시기 사랑을 키워가게 된 과정, 러시아로 귀화해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국 대표팀 내 파벌 문제 등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어야했던 안현수의 사정이 공개됐다. 안현수는 선배에게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구타당했던 사연을 공개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파벌싸움 때문에 여자팀과 따로 훈련을 받아야 했고, 계주에서 우승해도 함께 기뻐하지 못했던 모습이 공개되며 시선을 끌었다. 안현수는 “외국 선수들이 위로하더라”며 “쇼트트랙 강국이 외국 선수들 눈에는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당시의 기분을 전했다.
안현수는 “그 때 당시만 해도 현수가 본인은 금메달을 땄고 군면제도 받았기 때문에 ‘계주는 열심히 안 탈 것이다’, ‘메달 따는 것을 포기할 것이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계주에서 일부러 넘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깊어진 감정의 골, 그로인해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나 넘어진 것은 다른 선수였다. 안현수는 오히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애를 썼고 가까스로 결승에 진출했다. 남자 쇼트트랙 계주팀은 결승에서도 안현수의 기량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다른 남자 선수들은 금메달과 함께 군면제라는 혜택을 받게 됐으나 안현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고.
안현수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했고, 서둘러 부상을 수습하고 훈련하다 부상이 심각해져 4번의 수술을 받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한 가운데 설상가상 성남시청 소속팀이 해체돼 갈 곳 없는 처지가 됐다.
결국 2011년 5월 안현수는 러시아로 떠났다. 안현수는 “국적을 바꾸다는 것 자체가 제가 평생 살아온 곳에서 벗어나 새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출전한다고 해도 제가 성공할거라는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다”고 고백하며 출국 전 큰 고민이 있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결코 떠나고 싶지 않았던 모국을 뒤로 한 채, 제2의 조국 러시아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만 했던 안현수. 삶의 밑바닥에서 그를 일으켜 준 것은 아내 우나리의 진실된 사랑이었다. 10년 간 팬으로 그를 멀리서 지켜봤던 그녀에게 그의 시련은 남 일 같지 않았다. 그의 모습 위로 학창 시절부터 배우를 꿈꾸며 몸담았던 기획사의 부도로 꿈을 잃고 방황했던 지난날의 자신이 겹쳐졌다.
이날 안현수는 자신의 문신을 공개했다. 특히 쇄골에는 ‘나리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녀는 나를 완성시킨다’는 내용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우나리의 쇄골에도 ‘당신은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당신은 날 완성시킨다. 빅토르 안’이란 내용의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두 사람의 러시아 신혼집도 공개다. 안현수 우나리 부부는 러시아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두 사람의 신혼집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많은 아픔과 시련이 있었지만 함께였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안현수는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와 따뜻한 응원 속에 지난해 2월 열린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으로서 러시아에게 러시아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메달을, 총 3개의 금메달과 하나의 동메달로 전 종목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기적과도 같은 안현수의 재기는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게 사랑의 힘이란 걸 알게 해준 사람”이라는 아내 우나리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자가 돼주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두 사람의 눈물겨운 러브 스토리에 ‘휴먼다큐 사랑’ 시청률도 급상승했다. 이날 방송은 전국기준 4.9%(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4일 방송분이 기록한 시청률 3.4%보다 1.5%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안현수와 우나리 부부의 사랑이 보여준 감동을 이어갈 2부는 오는 18일 방송된다.
최보란 기자 ran@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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