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5′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5′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5′

[텐아시아=최진실 기자] 2015년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5월 5일 어린이날이 금요일과 화요일이라는 묘하고도 아름다운 포지셔닝을 보이며 일명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물론 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는 슬픈 이들도 있었지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일단 휴일과 주말이라는 이름이 우리 모두를 설레게 했다. 황금연휴, 그리고 봄. 그야말로 떠나기에 로맨틱, 성공적인 요소들만 모였다. 지난 1일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고속도로 교통상황’이 상위권에 머문 것만 봐도 그를 알 수 있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떠난다면 모두 좋겠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그런 이들을 위해 페스티벌과 콘서트 소식은 반가움이었다.

지난해 아쉬운 상황으로 인해 개최되지 못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도 올해에는 반갑게 다시금 우리 곁을 찾아왔다. 매년 봄 민트페이퍼에서 주최하는 ‘뷰민라’는 올해에는 지난 2, 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개최됐다. 아기자기한 감성과 더불어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과 봄바람을 느낄 수 있는 축제로 많은 이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페스티벌이다.

‘뷰민라’를 즐기러 온 첫째날의 사람들
‘뷰민라’를 즐기러 온 첫째날의 사람들
‘뷰민라’를 즐기러 온 첫째날의 사람들

“페스티벌 나랑 갈 사람!!”이라 누군가 말하면 추사랑 모드로 “저요, 저요!”하는 사람이지만 페스티벌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초보기에 초록창 포털사이트부터 검색해봤다. 연관검색어를 통해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다고 느꼈기에 짧게 설명하자면 돗자리가 있으면 좋다. ‘뷰민라’에는 스탠팅 존과 피크닉 존 그리고 러빙 포레스트 가든으로 크게 나눠져 있었다. 물품보관소에 물품을 맡기고 스탠딩 존에서 서서 즐기는 이들도 있고 피크닉 존에서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먹으며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환경을 사랑하는 ‘뷰민라’인 만큼 병이나 캔, 패스트푸드, 배달음식은 반입 불가였다. 단 500ml 이하의 페트병 음료, 밀폐용기에 담은 음식물만 반입 가능했다. 음식을 따로 챙기지 않더라도 생맥주부터 칵테일, 닭강정, 오코노미야끼, 타코, 컵밥 등 다양한 음식들이 푸드존에 준비돼 있었다. 단 물티슈나 휴지 등을 파는 곳은 좀처럼 못 봤으니 미리 준비해 오는 것이 좋겠다. 봄인 만큼 낮에는 햇빛이 쨍쨍하기에 선글라스를 쓰고 더워했지만 이내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쌀쌀해지니 담요나 여벌옷도 챙기면 좋을 듯 하다.

첫 날인 2일에는 날씨도 좋았던 만큼 많은 관객들이 돗자리를 들고 ‘뷰민라’를 찾았다. 솔루션스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날 ‘뷰민라’에는 홍대광, 강아솔, 뷰티핸섬, 가을방학, 짙은, 로맨틱 펀치, 10cm, 스텐딩 에그, 쏜애플, 노리플라이, 루시드 폴 등이 무대를 꾸몄다.

10cm와 그들의 무대를 즐기고 있는 이들
10cm와 그들의 무대를 즐기고 있는 이들
10cm와 그들의 무대를 즐기고 있는 이들

산들산들 부는 바람과 함께 들리는 음악은 더할 나위 없이 봄날을 의미했다. ‘뷰민라’를 찾은 이들은 돗자리를 피고, 혹은 스탠딩으로 서서 음악을 즐겼다. 봄바람처럼 기분 좋은 뮤지션들의 꽉 찬 팀당 약 50분 간의 공연은 도심 속 서울이지만 그 순간, 그 공간만은 민트빛 피크닉 세계로 들어온 듯 했다.

좋은 음악만큼 아티스트들의 입담도 피크닉의 재미를 더했다. 팀 명처럼 올 가을에 앨범을 발표하겠다는 가을방학, 6년째 ‘뷰민라’ 개근이라며 자신들이 왜 헤드라이너가 아닌지 이해할 수 없다는 귀여운 모습의 10cm, 객원보컬 윈디 예슬과 더불어 함께 출연한 에그 2호의 수줍고 신난 모습에 관객들 모두 웃음 가득했다. 이날 마지막 빗방울이 떨어지긴 했지만 빗방울이 대수랴.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공연을 즐기며 신나는 토요일 불타는 그 밤을 보냈다.

‘뷰민라’ 둘째날에는 비가 내리고 말았다.
‘뷰민라’ 둘째날에는 비가 내리고 말았다.
‘뷰민라’ 둘째날에는 비가 내리고 말았다.

밤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세상에. 아침까지 비가 내렸다. ‘뷰민라’는 어쩌나 고민하고 있던 터에 다행히도 강수량 1mm가 되지 않아 공연을 이어간다는 공식 SNS를 보고 길을 떠났다. 주최 측에서는 관객들에게 흰 우비를 나눠줬다.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관객들은 어느 때보다 신나게 즐기며 마치 ‘응답하라 1997’ 속 성시원의 우비를 떠오르게 했다. 즐거운 휴일, 그리고 음악이 있는데 비 따위가 무슨 문제랴. 이 날은 피터팬 콤플렉스의 개회사로 디어 클라우드, 꽃잠프로젝트, 호소, 글렌 체크, 정재원, 라이프 앤 타임, 데이브레이크, 빌리어코스티, 옥상달빛, 이지형, 어반자카파, 슈가볼, 정준일, 소란 등이 비구름도 즐길 수 있게 하는 무대를 꾸몄다.

특히 비가 꽤 내렸음에도 글렌 체크의 무대에서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음악을 제대로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옥상달빛의 무대에서는 달빛이 아닌 구름 속에 가려진 햇빛이 얼굴을 보이며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기도 했다. 모두 다음날이 월요일이었지만 그래도 월요일의 부담보다는 봄날,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음에 촉촉한 감성을 가득 안고 귀가할 수 있었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5′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5′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5′

‘뷰민라’에서는 음악과 더불어 민트 문화 체육 센터라는 코너도 있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생대회, 백일장부터 본킴이 강사가 된 킴교수의 은밀한 랩 수업, 솔루션스 박솔과 권오경이 함께한 알로하 훌라후프 대작전, 솔루션수 나루가 훈장님이 된 석봉 서예교실, 소란 고영배의 음치클리닉, 피터팬콤플렉스 전지한의 몸치탈출 댄스교실, 홀로그램필름 황윤진의 로맨틱 우쿨렐레 교실, 라이프 앤 타임 박선빈의 2인 3각 달리기, 데이브레이크 정유종 배 막걸리 빨리 마시기 등 다양하고 유쾌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이날 관객들은 선착순 수강신청을 위해 줄을 서며 ‘진짜 수강신청 대란’을 연상케 했다.

이와 더불어 ‘뷰민라’에서 보기 좋았던 모습은 환경 지향적인 모습이었다. 클린 앤 리싸이클(CLEAN & RECYCLE)이라 적힌 부스에서 분리수거가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부스도 곳곳마다 있었고 스태프들의 친절한 설명도 좋았다. 이와 함께 관객들 역시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철저한 분리수거를 하는 모습을 보여 쾌적한 공연이 됐다. 클린 앤 리싸이클 부스에서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면 환경을 사랑한다는 목걸이를 주기도 했다. “지금 덕분에 지구가 살았어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마음이 들며 분리수거를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은 역시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분리수거 존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분리수거 존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분리수거 존

어쨌든 이와 함께 일회용품, 병, 캔을 반입하지 못하게 하지만 밀폐용기를 허용하는 규칙에서도 관객들에 대한 배려와 환경을 생각하는 소중한 마음의 좋은 접점이었다. 또한 칵테일이 봉지백에 제공되기 때문에 재 구입 시 봉지백을 가져오면 500원을 할인해주며 불필요한 쓰레기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

‘뷰민라’와 함께 황금연휴도 저물고 있었다. 비록 멀리 색다른 곳으로 여행을 갈 수는 없었지만 이틀동안 음악의 숲이라는 곳에 피크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내년에도 ‘뷰민라’는 어떤 뷰티풀한 모습으로 우리의 봄에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글, 사진. 최진실 기자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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