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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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텐아시아=장서윤 기자] 한 대의 피아노가 길을 떠난다.

총 제작 기간 1년, 전국 50여 개에 달하는 로케이션, 피아노 건반을 스쳐간 이들만 천여 명이 넘는다. 명동 한복판, 여의도 증권가, 바닷가와 시골 장터 등, 세상의 거리 곳곳을 찾아간 피아노는 로드무비의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해프닝과 만남을 엮어낸다.

13일 방송하는 MBC 다큐스페셜 ‘거리의 피아노’는 피아노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조망한다.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은 피아노에 얽힌 애틋한 가족사를 털어놓았다. 피아노 하면 생각나는 사연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집안 형편이 기울었던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을 떠올렸다.

“집안 거실의 피아노에 붙어 있던 빨간 딱지를 본 순간은 어린 나이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됐어요. 피아노는 저에게 가족 해체의 상징과 같았죠”

그 이후 음악을 향한 꿈을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고. 서울대 작곡과 입학시험을 준비하면서 그는 당장 칠 피아노가 없어 종이에 그린 피아노 건반으로 몇 개월 동안 연습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에겐 스스로에게 다짐한 목표가 있었다.

“대학시험에서 떨어지면 업소에 가서 피아노로 밥을 벌어먹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어머니가 어려운 형편에 피아노도 사주시고 가르쳐주셨는데 당연히 제가 음악을 해서 가족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던 거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요”

유희열이 들려주는 피아노에 얽힌 사연은 13일 밤 MBC ‘다큐스페셜’에서 공개된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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