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https://imgtenasia.hankyung.com/webwp_kr/wp-content/uploads/2015/04/2015040601332312583.png)
이진아는 ‘K팝스타4’에서 가장 요주의 대상이 된 지원자다. 일반인에겐 낯선 편곡, 아이 같은 목소리, 재미난 가사의 자작곡으로 경연 때마다 화제가 됐다. 박진영과 유희열의 어마어마한 심사평이 한몫 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이진아가 마음 가는대로 만든 곡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 게 컸을 것이다.
이진아는 많은 부분에서 기존 ‘K팝스타’ 지원자들과 달랐다. 이진아는 지난 2012년 신인 발굴 프로젝트 ‘튠업’에 선정되며 이미 검증 단계를 거쳤고, 재작년에 정규 1집 ‘보이지 않는 것’을 발표한 엄연한 신인뮤지션이었다. 예전과 같으면 이진아처럼 미성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는 오디션 프로그램 본선에 오르는 것조차 꿈꾸기 힘들었을 것이다. 음반 속 이진아의 목소리는 특색은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잣대로 보면 대중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진아는 매 방송마다 경연 곡을 차트에 올리며 이러한 우려를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다.
![untitled](https://imgtenasia.hankyung.com/webwp_kr/wp-content/uploads/2015/04/2015040601335970165-400x896.png)
누군가는 이진아를 인디 신에 삼태기같이 많이 있는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진아처럼 화려한 재즈 피아노를 구사하면서 아기자기한 곡을 쓰고 그 위로 동화 같은 스토리를 담아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는 인디 신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중성은 부족할지 몰라도, 역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중에는 음악적으로 가장 풍부한 경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음악만으로 뜨기 힘든 나라에서는 가수에게 스토리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아이돌그룹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은 바로 이 스토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하나의 장치 역할을 한다. 이진아에게는 이제 스토리가 생겼다. ‘K팝스타4’ 우승과는 멀어졌지만, 나름대로 혼자서 뻗어나갈 만한 발판을 만든 것이다. 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수많은 출연자들 중 상당수가 빠르게 잊혀 져 간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진아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음악적으로 준비가 돼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그녀의 차기작에 귀 기울일 일만 남았다.
권석정 기자 moribe@
사진. 방송캡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