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3′ 방송화면
‘나는 가수다3′ 방송화면
‘나는 가수다3′ 방송화면

가수 양파가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이하 나가수3)’에서 청춘에게 전한 감동메시지, 양파라서 더 특별했다.

지난 6일 방송된 ‘나가수3’에서 양파는 1라운드 1차 경연 세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내 마음을 움직인 1990년대 명곡’으로 주제로 펼쳐진 경연에서 양파는 그룹 패닉의 ‘달팽이’를 선곡했다.

그동안 정적인 발라드와 여성스런 보컬을 들려줬던 양파이기에 ‘달팽이’ 선곡과 편곡은 반전이었다. 양파는 ‘달팽이’ 무대에서 패닉의 또 다른 대표곡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로시난테’도 함께 편곡에 어우러지게 넣으며 ‘패닉종합선물세트’와 같은 감동을 선사했다. 후반부 시원하게 터지는 에너지에서 양파의 색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더 눈길을 끌었던 것은 양파가 ‘달팽이’를 선곡한 배경이었다. 양파는 “‘달팽이’는 청춘들의 꿈을 노래하는 곡이다. 담배 한 개비와 녹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차도를 지나다니는 백수의 모습이다. 나도 백수로 오래 살았다”며 “요즘 20대 초중반 친구들, 꿈에 대한 생각이나 열망이 너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친구들도 진짜 저 바다로 나가서 멋진 역할로 이 세상에서 살아남겠다는 에너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선곡했다”고 전했다.

‘꿈을 갖고 이 세상에서 살아남겠다는 에너지를 받아라’는 메시지는 어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언이다. 그러나 1996년 고등학생이었던 어린 나이에 데뷔해 ‘애송이의 사랑’, ‘아디오’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아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가수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던 양파가 전한 메시지라면, 메시지가 갖는 무게는 달라진다.

양파는 가수 데뷔 이후에도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원조 엄친딸로 주목받은 바 있다. 수능 당일 위경련으로 쓰러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버클리 음대에 진학했던 양파는 2001년 유학 중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2005년 전 매니저와 계약 분쟁을 빚으면서 긴 공백기를 맞이해야 했다. 이후 2007년 ‘사랑, 그게 뭔데’로 성공적으로 가수에 복귀했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성공적인 활동 없이 시간을 보냈다. 양파 스스로 말했듯 성공적인 10대~20대 초반에 비해 백수로 오래 살았다.

다시 2015년 ‘나가수3’로 가수로서 얼굴을 드러낸 양파는 첫 경연에 이어 1라운드 1차 경연에서도 3위라는 안정적인 성적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재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소송이나 소속사 문제 등 시련을 딛고 결국 무대라는 꿈을 위해 열정을 보인 결과일 것이다. 현재 가요계에는 양파처럼 어린 나이에 데뷔해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이 많다. ‘여고생 가수’, ‘원조 엄친딸’에서 탈피해 진짜 가수로서 무대를 선사하고 있는 양파에게서 많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꿈을 갖고 세상에서 살아남은 양파가 전하는 메시지, 패닉 ‘달팽이’ 무대에서 느껴진 큰 감동이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BC ‘나는 가수다 시즌3′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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