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채널 tvN ‘일리있는 사랑’은 두 남자에게 깊은 표정을 새겼다. 엄태웅, 그리고 이수혁이다.
일리(이시영)의 남자인 두 사람은 감미로운 표정으로 더 없는 사랑을, 연약한 표정으로 한 없는 상처를 드러낸다. 일리의 양 축에서 각자의 감정을 설득력있게 들려주고 있어, 극중 이들의 사랑은 팽팽한 긴장을 전한다. 누구의 감정에 더 몰입하게 되느냐는 그래서 꽤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엄태웅은 특유의 일상적이고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아내의 첫사랑을 목격해야만 하는 남편, 희태를 표현했다. 힘을 꽉 주지 않고 적당히 담백하여 멋스러운 자태를 지닌 엄태웅의 희태는 그가 경험하는 일리와의 들뜬 사랑과 일리로 인한 감정의 붕괴를 이야기한다. 희태가 전하는 감정은 엄태웅만의 잔잔하며 깊은 표현력이 아니라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줬을지 모른다. 그가 쓸데없이 강렬함을 전하는 배우가 아니었던 것은 지금 희태를 통해 증명하는 디테일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든 것은 이야기의 깊이 때문이다. 사랑에서 시작된 남자와 여자의 모든 감정을 차곡차곡 전하는 ‘일리있는 사랑’은 그 풍요로움 속에 배우의 새로운 표정을 전했다. 그 수혜자가 엄태웅 그리고 이수혁이 된 듯 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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