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는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셀럽들이 식당의 탄생과 문화사적 에피소드들을 맛있게 풀어내는 프로그램, 전현무, 슈퍼주니어 김희철, 배우 김유석, 강용석,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어반자카파 박용인이 출연하며 요리 연구가 겸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신애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자문단으로 등장한다.
지난 21일 첫 방송에서는 소고기를 주제로 선정해 국내 최고의 소고기 맛집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와 설전을 벌였다. 언제 없어질 지 모를 신흥 맛집이 아닌, 오랜 전통을 가지고 꾸준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유명한 식당과 각 식당의 오랜 전통, 그 집만이 가진 특성들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대0식당’, ‘새0집’ 등 한번쯤 들어봤고 가봤을 법한 유명한 음식점들이 언급됐다.
‘수요미식회’가 기존 음식 프로그램과 갖는 가장 큰 차별점은 식당에 대한 솔직한 토크가 이어진다는 점. 유명한 맛집들이었지만 이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식당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 아닌, 스튜디오 안에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기에 좀 더 편하게 비평할 수 있었다. 출연진은 다소 비싼 가격이나 식당 이름의 문제점 등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음식 자체에 대해서는 기대했던 만큼 구체적인 비평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는 평도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길수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홍보가 필요한 식당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이미 음식의 주제에서 정평이 나있는 맛집을 놓고 음식에 대한 추억과 이야깃 거리를 담은 음식 토크쇼를 선보이려고 한다. 칭찬 일색인 타 음식 프로그램과 달리 맛 외의 서비스, 분위기, 등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식의 참견’ 코너를 통해서는 베테랑 미식 전문가들이 추천한 맛집 중에서도 제작진에 의해 또 한 번 엄선된 맛집인 ‘문 닫기 전에 꼭 가야할 식당’을 소개해 맛집에 얽힌 역사, 문화, 유래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총망라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맛집의 역사부터 식당의 사이드 메뉴까지 심도 있게 소개해 기존 맛집 소개와 차별화 했다.
‘입맛의 참견’ 코너에서는 출연진들의 음식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출연진의 먹방이 펼쳐졌지만, 기존 프로그램과는 사뭇 달랐다. 소고기라는 주제에 맞춰 이날 한우를 맛보는 기회가 주어진 가운데, 출연진은 저마다 다른 입맛과 음식철학으로 고기 한 점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먹는 장면 자체 보다는 음식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알고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이야기를 방증할 설전을 펼쳐냈다.
범람하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과 요리 대결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색다른 음식 토크쇼를 표방한 ‘수요미식회’. 첫 회에서는 출연진들의 입담과 색다른 분위기로 존재감을 입증하는데 성공했으나, 기존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차별화 된 정체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수요미식회’가 요리 프로그램계의 이단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수요미식회’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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