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부블레는 지난 세기의 음악, 지난 세기의 스타일을 가진 가수다. 그는 연미복을 입고 말끔한 크루너 보컬을 들려준다. 프랭크 시나트라, 빙 크로스비, 토니 베넷 등 가장 미국적인 가수들의 적자라 불리는 사내.Q. 한국에 처음 방문이다. 소감이 어떤가?
캐나다 출신인 부블레는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을 키워낸 명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에게 발탁돼 2003년 1집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로 데뷔했다. 주옥같은 재즈 및 팝 스탠더드를 즐겨 커버한 마이클 부블레는 자작곡 ‘홈(Home)’ ‘에브리씽(Everything)’ 등도 히트시키며 2000년대 최고의 크루너 보컬리스트로 각광받았다.
부블레는 오는 2월 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월드투어에는 빅밴드가 함께 해 1930~40년대의 복고적인 무대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은 이메일로 나눈 일문일답.
마이클 부블레: 아직 한 번도 한국에 가 본적은 없다. 그래서 굉장히 기대가 크다. 동시에 한국 팬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기 위해 긴장도 되고 걱정되기도 한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더 자주 오게 되면 좋겠다.
Q. 근황은?
마이클 부블레: 아시다시피 아시아 투어중이다. 한국은 처음이지만, 예전에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공연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다. 과거에 비해 지금 굉장히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난 지금 아버지가 됐고, 이건 굉장히 특별한 변화다. 예전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고 내가 지금 가진 것들과 누리는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 무엇보다도 내 공연에 와주는 분들에게 예전보다 더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됐다. 전에 비해 훨씬 재정비된 느낌이다.
Q. 프랭크 시나트라의 뒤를 이어 2000년대 최고의 크루너 보컬리스트로 각광받고 있다. 고전적인 보컬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부드럽게 노래하는 크루너 보컬을 시도하게 된 계기는?
마이클 부블레: 아무래도 할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스윙과 같은 오랜 클래식에 대한 제 열정은 전부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제게 ‘오 선샤인, 내가 좋아하는 이 세 곡을 직접 불러줄 수 있겠니’같은 부탁을 했고, 저는 그럼 그 곡들을 외워서 할아버지 앞에서 수도 없이 불러드리곤 했다. 할아버지는 나를 지금도 ‘선샤인’이라고 부르시죠. 할아버지는 내가 가수가 되기 전 제 모든 오디션과 레슨을 함께 해준 제 가장 큰 후원자이자 지금도 제 가장 친한 친구다.
Q. 마이클 부블레와 같은 스타일이 오늘날에도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뭘까?
마이클 부블레: 공연장에 오는 관객들을 보면 아주 어린 친구들부터 아주 나이가 많은 분들도 계시다. 다들 함께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즐긴다. 그런 걸 보면 나라는 사람을 보러 왔다기보다는 노래가 가진 힘에 끌려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어린 시절에는 어떤 음악을 주로 들었나? 영향 받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마이클 부블레: 조금 뻔한 대답이겠지만, 그리고 예상했던 대답이겠지만 내 음악적 영웅은 프랭크 시나트라, 딘 마틴, 바비 대런이다. 엘비스 프레슬리 역시 어마어마한 영향을 준 뮤지션이다. 마이클 잭슨은 말할 것도 없고, 밴 모리슨도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이다. 그리고 내게 영감을 주는 어린 친구들도 정말 많이 있어요. 에드 시런은 정말 대단한 친구다. Q. 공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1930~40년대 풍으로 꾸며지게 된다고 하던데? 이런 연출을 한 이유는?
마이클 부블레: ‘투 비 러브드(To be loved)’ 앨범에 가득한 스윙을 보여드리고 싶어서다. 빅밴드와 내츄럴리 세븐과 함께 다이내믹한 무대를 보여드릴 예정이다.
Q. 셋 리스트를 보니 다프트 펑크의 ‘겟 럭키(Get Lucky)’가 있던데, 이 곡은 어떻게 선곡을 하게 됐나?
마이클 부블레: 지금까지 쭉 공연을 해오면서 시대나 장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곡을 저만의 스타일로 불러오곤 했다. 이 곡을 선정하게 된 이유도 그런 맥락이다. 지난 공연에서는 ‘트위스트 앤 샤우트(Twist and Shout)’를 부르기도 했다.
Q. 평소 공연에서 옛 노래를 즐겨 커버한다.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곡, 또 가장 많이 노래한 곡을 꼽는다면?
마이클 부블레: 커버곡을 고를 때는 지난 수 년 동안 저한테 영감을 준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고른다. 비지스의 ‘투 섬바디(To Love Somebody)’, 잭슨 파이브의 ‘후즈 러빙 유(Who’s Lovin You)’, 재키 윌슨의 곡 ‘투 비 러브드(To Be Loved)’는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이런 곡들은 시간이 흘러도 명곡이라는 것을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었다. 특히 요즘 세대들에게 이런 옛날 곡들을 소개 해 주고 싶기도 하고.
Q. 최근 가장 좋게 들었던 다른 뮤지션의 앨범을 소개한다면?
마이클 부블레: 에드 시런이다. 정말 훌륭한 톤을 가졌다. 그의 목소리를 참고하려고 한다.
Q. 음악 외에 본인이 현재 가장 열광하는 것은 무엇인가?
마이클 부블레: 가족이다. 가족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드디어 인생에 중심이 잡히게 됐다. 그리고 제가 가수로서, 엔터테이너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한 아이의 아버지라는 거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자, 세상이 아름답게 된 이유다. Q. 차기작 계획은? 그 외에 향후 계획이 있다면?
마이클 부블레: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놓지 않았다. 넓은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난 별다른 고비 없이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기 보다는, 인생에서 마주하는 고락을 지혜롭게 넘길 줄 알고 언제나 음악과 함께 늙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마이클 부블레가 노래한 ‘올 오브 미(All of Me)’는 2013년 캐나다에서 열렸던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전 국민을 감동시켰던 김연아의 갈라쇼에 사용됐다. 김연아를 알고 있나?
마이클 부블레: 알고 있다. 내 노래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큰 감동이었다. 한 아티스트로서 다른 분야에 있는 아티스트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건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다.
Q. 혹시 한국의 음악을 들어본 일이 있나?
마이클 부블레: 아는 한국 가수라…. 요즘 매일 한국 노래만 듣고 있다. 농담이다. 하하. 요즘 일이 너무 바빠서 아예 최신 음악을 못 듣고 있어요. 작년에만 30개국에서 160개 이상의 공연을 했다. 동시에 바쁜 커리어우먼(모델 루이사나 로필라토)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최신 음악을 들을 시간이 거의 없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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