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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삶이 뜨거웠기에 마지막 가는 길 역시 가족, 동료들의 뜨거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냈던 배우 고(故) 김자옥의 발인식이 19일 오전 8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작됐다. 엄숙한 발인 예배로 시작된 발인식에는 남편 가수 오승근, 동생 김태욱 SBS 아나운서 및 아들과 딸 등 유족 외에도 배우 강석우, 강부자, 윤유선, 윤소정, 송도순, 조형기, 코미디언 이경실, 송은이, 박미선, 김지선 등 수많은 동료들이 발인에 참석했다.

남편 오승근은 “오늘 10시에 화장하고 분당에서 집사람과 헤어지려 한다”고 먹먹한 심경을 말했으며, “3일 동안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집사람이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거의 모두 다 본 것 같다”며 추모객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누구보다 애통한 심경의 그는 아내를 대신해 주변을 돌아보며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다.

생전 애틋하고 절친한 남매지간이었던 고인의 동생, 김태욱 SBS 아나운서는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며 슬픔을 토해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운구차량이 장례식장을 떠나는 순간, 찬송가로 고인을 그리워했던 동료들 사이 “가지마, 가지마”라는 애잔한 ?조림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운구차량이 떠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배우 강석우는 “데뷔하던 해부터 지금까지 가장 친하게 지내온 누님이다.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냈지만 믿어지지 않는 죽음인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강석우는 “몸이 아파 고생을 했기 때문에 어쩌면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영면하시는 것이 좋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토크쇼 할 때도 너무 힘들어서 본인이 해야 할 질문을 못하고 내 손을 잡으면서 해달라고 했던 적이 있어서 그 고통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후에 방송을 꾸준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 몸이 나은 줄 알았었는데 이렇게 떠나시고 나니 진작 찾아뵐 걸, 전화라도 하고 만나볼 걸 하는 후회가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가장 믿어지지 않는 헤어짐”이라며 힘없이 돌아서는 강석우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고인이 생전 주변을 아끼고 따스하게 돌아보던 만큼, 그의 장례식장에는 슬픈 기운이 꽉 채워져 있었다.

고인의 남편, 가수 오승근
고인의 남편, 가수 오승근
고인의 남편, 가수 오승근

김자옥은 지난 2008년 건강검진 도중 대장암을 발견했고 이후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암이 폐로 전이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인 지난 16일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 내년 3월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시점인터라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 크다.

하지만 고인은 생전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었던 이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는 항암 치료를 하면서도 연기 생활을 병행했고, 지난 2013년 방송된 MBC ‘무릎팍도사’에서는 암 판정을 받은 뒤,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병”이라 생각하게 됐다며 주변을 더욱 따듯하게 돌아보고 가까운 가족들에게 좋은 말을 해왔다고 말했다. 고통스러울 순간에도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던 여배우의 표정이 세상을 더 밝게 밝혔다.

폐암 투병 중 별세한 고(故) 김자옥 씨의 발인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이경실, 김지선, 이성미, 박미선(왼쪽부터) 오열하고 있다.
폐암 투병 중 별세한 고(故) 김자옥 씨의 발인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이경실, 김지선, 이성미, 박미선(왼쪽부터) 오열하고 있다.
폐암 투병 중 별세한 고(故) 김자옥 씨의 발인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이경실, 김지선, 이성미, 박미선(왼쪽부터) 오열하고 있다.

그의 50년 연기 인생에도 긍정적인 기운과 열정적인 태도는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김자옥은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드라마와 시트콤, 영화, 연극을 비롯, 가수로도 무대에 오르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어온 이다. 특히 1990년대 중후반에는 ‘공주는 외로워’ 앨범으로 전국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중견 배우의 활동 지평을 넓히기도 했다.

암 발견 이후에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오작교 형제들’에 출연했고, 지난 1월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로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 등 선후배 여배우들과 유럽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연극 ‘봄날은 간다’로 무대에 서는 등,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불꽃처럼 가슴 속 열정을 불태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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