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포 (왼쪽부터 성구, 알렉스, 영준, 명한)

하나의 스타가 탄생되는 배경에는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소속사가 있다. 보컬, 댄스 트레이닝부터 앨범과 의상 제작에 이르는 방대한 과정은 소속사의 전폭적인 투자 없이는 이뤄지지 못한다. 소속사의 발굴과 기획 능력에 아이돌 본연의 끼와 재능이 합해서 스타가 탄생되는 것. 때문에 소속사와 아이돌은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성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계약한 비즈니스 관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수를 응원하는 팬들은 소속사에 대한 불만을 종종 터트린다. 1세대 아이돌부터 이어온 아이돌 멤버의 탈퇴나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눈길을 끌어온 사건도 종종 있어왔다.

그룹 하이포와 소속사와의 관계는 어떨까. 하이포는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으로 아이유와 함께 부른 데뷔곡 ‘봄, 사랑, 벚꽃 말고’로 큰 사랑을 받았다. 소속사 대표와 소속 가수와 함께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가식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보여주기식 인터뷰가 아닌 진심으로 서로에 의지하고 있었다. 오히려 이들의 대화를 통해서 하이포가 보여줄 앞으로의 성장기가 더욱 기대가 됐다.

이들의 안무 연습 현장까지 지켜보면서 기대는 더 커졌다. 간단하게 시범을 보이는 형식이었는데도 마이크를 세팅하고, 직접 라이브를 하면서 춤을 소화했다. 즉석 요청임에도 하이포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뱅뱅뱅’을 선보였다. 직접 앞에서 지켜보고, 라이브를 들으니 신인 가수임에도 범상치 않은 실력이 느껴졌다. 성구의 허스키한 음색과 명한의 맑은 음색이 잘 조화됐고, 알렉스와 영준이 선보이는 랩도 상반된 매력을 선사했다. 네 멤버가 매력이 잘 어우러졌다. 최갑원 대표와의 대담과 더불어 이들의 연습실 현장까지 재구성했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대표로서 하이포의 어떤 매력이 보이나?
최갑원 대표 : 모두 착해서 좋다. 어쩌면 이런 착하고 순수한 마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그래서 형으로서 잘 지켜주고 싶다. 착하게 좋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

Q. 착한 것만으로는 아이돌의 매력이라기에 부족한 것 같다.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최갑원 대표 : 성구가 리더인데 8년 동안 연습생을 겪으면서 잘 참은 것이 장점이다.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겠지만, 참았다는 것 자체가 커리어가 될 것이다. 힘든 일이 닥쳐도 잘 이겨낼 것 같다. 명한이는 나와 달라서 좋다. 나는 성격이 우중충한데 명한이는 밝고 긍정적이다. 일단 웃는 게 정말 예쁘고, 작은 얼굴이 부럽다. 같이 사진 찍을 때 굉장히 불쾌할 때가 있다. 알렉스는 미국인인데 자기 꿈을 위해서 혈혈단신 낯선 환경에 혼자 와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실망시킨 적이 없다. 성실하고 형의 역할도 잘하고, 배려가 정말 좋다. 영준이는 막내인데 까불고 그래야 하는데 듬직하다.

Q. 하이포에게 묻겠다. 최갑원 대표에 감사한 점은 무엇인가?
성구 : 준비한 게 있다. 하하. 대표님한테 감사했던 것 베스트3를 생각했다. 첫 번째는 하이포 멤버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신 것. 대표님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싫어한다. “너네 강제적으로 시킬 일없다, 하다가 지치면 안 해도 된다”고 말하는 대표님의 방침이 처음엔 적응이 안됐는데 부족하지만 우리가 점점 느는 것도 보였다. 대표님 덕분에 더 성장하고 발전한 것 같다. 두 번째는 대표님의 안목이 좋다고 느꼈다. 우리 멤버들뿐만 아니라 예전 회사에서 대표님이 발탁했던 친구들이 다 잘됐다. 마지막은 우리 멤버들의 가능성과 열정만 믿고 하이포란 그룹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Q. 자립심을 키워주고 싶었다고 했다. 잘 다듬어진 콘셉트나 노래를 발표하기 위해서는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최갑원 대표 : 난 회사에서 아이돌을 양산했을 때 트러블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계약이 끝나고 내 곁을 떠났을 때 하나의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방법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놀란 것 중 하나가 어떤 아이돌 중 한 명이 은행에서 통장 만드는 것도 모르는 것이었다. 연예인들이 가수 그만두고 다른 사업했을 때 자주 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기가 아닌 다른 분야에 도전했을 때 그 정보가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돌 시절 때는 유명하니까 주위에서 떠받들어주는데 그때 자립심이 없으면 이후에 제대로 살아가질 못할 것 같다.

Q. 많은 연습생들이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을 쫓아 가수를 꿈꾼다. 하이포는 바뀐 판타지가 혹시 있을까?
알렉스 :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 가수에 대해 검색했는데 이상한 기사들 많이 떴다. ‘노예같이 고생한다’라는 말을 보고 한국 가수들이 힘들게 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고 한국에 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갑원 대표 : 오,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라? 잘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겠다.
알렉스 : 우리나라 좋다.

Q. 그런데 대표님이 너무 착하신 것 아닌가? 하이포가 너무 착하다.
최갑원 대표 : 아쉬운 점이다. 독하고, 누군가를 잡아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강요할 이유는 없다. 천성이 그러니 살아가면서 본인들이 느껴야 한다. 뭐든지 부딪히고 깨지면서 깨달을 수 있다.

Q. 아이돌은 착하기보다 끼를 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여심을 홀리는 포인트가 있다면.
성구 : 무대 밖에서는 순박한 웃음과 순수한 모습이 매력인데 무대 위에서는 섹시할 수도 있고, 목소리가 좋다. 예전에는 웃는 게 안 예쁘다고 생각했다. 영상 같은 것을 보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밝게 웃는 모습이 조금 괜찮은 거 같더라.
명한 : 난 무대와 무대 밖이 비슷하다. 항상 밝고 쾌활한 에너지를 주는 해피바이러스! 사람들이 심통 난 햄스터같이 생겼다고 하더라. 하하.
알렉스 : 외모를 보면 눈빛이랑 웃는 게 제일 좋다고 하더라.
영준 : 랩을 할 때 강하게 하는 스타일인데 ‘뱅뱅뱅’ 내 파트 마지막에 ‘그럼 안돼’라며 볼에 바람을 넣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다.



Q. 대표와의 대담인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면?
영준 : 있다! 처음 하이포가 결성됐을 때 기대를 많이 했다. 팀도 만들어졌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갑자기 네 명 다 뮤지컬을 시켜서 놀랐다. 나 같은 경우는 랩을 하니까 뮤지컬이 힘들었다. 대표님한테 말도 했는데 뮤지컬이 끝나고 데뷔를 해서 막상 무대에 서니 그때 무대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때 제가 혼자 가서 하기 싫다고 말한 것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다.
최갑원 대표 : 내 의도가 나중에라도 밝혀지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그때가 참 도움이 됐고 고맙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알렉스 : 한국에 왔을 내가 아는 회사라곤 SM과 YG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회사가 의심스러웠다. 애매한 분위기에서 그나마 성구와 나 사이에 아는 친구가 있어 친해졌는데 성구가 가이드한 곡을 들어보고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때부터 좋아졌다. 특히 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러 건데 환경이 굉장히 좋다.
명한 : 인터뷰라 가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에서 우리한테 해주는 게 많은데 우리가 채워주지 못한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성구 : 불만이 하나도 없습니다.
명한 : 우리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음악을 하게끔 도와준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게 키워 주신다. 음악을 하기 위한 최고의 조건이다.

Q. 하이포가 너무 칭찬을 많이 하는데 대표 입장에서 하이포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최갑원 대표 : 착한 것도 좋긴 하지만, 안 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안 지고 버틸 수 있는 독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이 친구들에겐 조금은 모자란 것 같다. 가요계에서 경쟁 상대들이 정말 센데, 독자적인 활동을 이어가려면 독기가 필요하다. 후발주자로서 한 단계 한 단계 이어나가야한다.

Q. 하이포가 대표에게 각오를 전해보자.
성구 :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대표님이 좋아하는 음악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마음으로 준비한 된 곡으로, 우리 이름으로 당당하게 1위를 찍고 싶다.
최갑원 대표 : 자기가 부른 노래인데도 듣지 않는 가수들이 많다. 자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내 욕심은 대중이 좋아하는 앨범을 만들고, 아티스트도 본인의 노래를 듣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

아이유 발굴한 최갑원 대표, “아이돌을 만들지 말고, 아티스트를 키우자” (인터뷰) 보러 가기

글,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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