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까지 진행된 tvN 금토 드라마 ‘미생’에서 안영이는 원 인터내셔널 최고의 알파걸에서 정규직이 되자마자 자원팀 찬밥이 되고 말았다. 직장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이다.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상사를 만났을 때, 그것은 최고조가 된다. 이유도 불분명한 성적 차별까지 맞닥뜨리면, 심약한 누군가는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 그 모든 경험을 사회 초년생 안영이가 견디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오늘 서울땅에서 직장을 다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직장에서 연애하고 숨어있던 재벌2세 남주와 연애만 하던 다른 드라마 속 여주들보다 훨씬 큰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에 성공하고 말았다.
배우 강소라는 안영이인 동시에, 안영이에게 가장 절절히 공감하는 실제 2014 대한민국의 한 명의 안영이였다. ‘미생’의 세계에 투입되기 전 실제 상사 직원들을 찾아 자문을 구하기도 했던 그는 “극 중 자원팀이 여사원에 대한 차별과 핍박이 있는데, 실제 회사에 자문을 구해 물어보니 다른 부서보다도 자원팀이 프로젝트가 정말 긴 편이다.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의 장기 프로젝트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중간에 직원들이 나가거나 바뀌면 기존에 있던 직원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다시피 해야한다. 여사원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이 때문에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원팀에 발령을 받자마자 혹독한 성차별을 견뎌야 했던 안영이의 현실을 전했다. 지난 5회, 안영이는 결혼, 임신, 육아 등으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여사원들이 동료들로부터 온갖 편견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버티는 모습을 목격해야했고, 그 스스로도 남성중심의 거대 조직 속에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했다.
강소라는 “안영이 입장에서 자신의 잘못도 없고 능력도 자신감도 있으니 무조건적 차별은 억울했을 것이고 (그런 세계에) 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나는 이런 안영이를 연기하면서 생각이 달라진 점은 반항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게 된 점이다”라고 말했다. “작게 나마 안영이를 통해 인식이 바뀌어지길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또 강소라는 자신에게 ‘미생’이란 작품의 의미는 빤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도 했다. 출생의 비밀, 재벌과의 관계가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또 무엇보다 신입사원, 인턴을 할 수 있는 나이에 만나게 된 작품이라 하게 됐다며 배우 강소라로 돌아와 벅차게 기뻐했다. 그런 한편, 배우로서의 기쁨을 잠시 지우고 “안영이가 처한 상황이 힘들어 (‘미생’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들과 달리) 연기하면서 그 어떤 위로도 받지 못한다”며 웃기도 했다.
그야말로, 강소라는 안영이와 배우 강소라 사이를 오가며 그 어느 때보나 즐겁게 연기하고 있었다. 강소라에게서 안영이를 보았고, 안영이에게서 강소라를 보았다고 말할 밖에.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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