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일우는 항상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지만 가장 최근작 MBC 드라마 ‘야경꾼일지’의 경우 더욱 또렷한 애정을 보여줬다. 스스로는 이 작품이 자신감을 많이 얻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성적이 좋았던 드라마였다. 방영 내내 시청률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가 연기한 이린이라는 인물은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은 물론,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정일우란 배우가 가진 여러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사례로 남게 됐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자격이 충분하다.
정일우가 ‘야경꾼일지’ 이후 또 어떤 얼굴로 돌아오게 될지 궁금해진다. 내년이면 데뷔 10년. 이 긴 세월, 늘 다음이 더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기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닌데, 정일우는 자신의 매력을 차곡차곡 채워 보여준 9년의 시간을 지나 2015년 데뷔 10주년이라는 특별한 한 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특별한 배우의 열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드라마 ‘야경꾼일지’를 끝내고 어떻게 지냈나.
정일우 : 실은 아직 정신이 없다. 드라마 끝나고 스태프분들과 속초로 여행을 갔다가 제주도로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오고 요즘은 인터뷰 하느라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Q. 드라마가 끝나면 오랜 친구들과 항상 여행을 떠났던 것 같다. 여행을 통해 이린에게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을 가졌나.
정일우 : 아무래도 사극을 찍다보니 공간이동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굉장히 열심히 찍었던 작품인데 모든 것이 사라지고나니 허무하기도 하다. 이린이 그립기도 하다.
Q. 그런 아쉬움과 한편, 줄곧 시청률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터라 뿌듯한 마음도 들 것 같다.
정일우 : 드라마 시작부터 시청률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 작품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자는 생각이었고, 끝을 생각하지 않고 시작을 했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있어 뿌듯했다. 첫 대본리딩을 할 때 오늘의 설렘이 마지막에는 뿌듯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됐던 작품이기는 하다. 기분 좋은 마무리가 됐
다.
Q. ‘야경꾼일지’는 장르적 신선함도 있었고, 무엇보다 신선한 장르를 젊은 배우들끼리 끌고 나갔다는 점에서도 새로웠다. 그래서인가. 젊은 배우들 사이 으?으? 분위기가 느껴졌다.
정일우 : 아무래도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젊은 배우들이 중심을 잡고 가야하기에 촬영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했다. 현장에도 먼저 나갔고 기본적인 것들도 잘 지켰다. 무엇보다 서로서로 밝고 즐겁게 촬영했기에 분위기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듣자하니 좋은 분위기에 정일우 씨가 일조를 했다더라. 특히 사극에 첫 도전하는 고성희 씨는 정일우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도 했다.
정일우 : 오히려 내가 도움 받은 부분이 많았다. 연기를 할 때, 호흡을 맞춰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정윤호, 고성희 서예지 등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서로 놓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기에 드라마가 잘 흘러간 것 같다.
Q. 그런 드라마 ‘야경꾼일지’는 정일우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
정일우 : 자신감을 많이 얻게 해준 작품이다.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 진정성있는 연기를 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 캐릭터를 잡아가고 드라마를 해 나가면서 끝까지 그 끈을 놓지 않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기를 원했는데 그 점을 지킬 수 있어 굉장히 뿌듯하다.
Q. 그 중에서도 각별하게 남은 명장면이 있다면.
정일우 : 아무래도 기억에 남는 많은 장면 중에 할머니가 칼에 맞고 쓰러진 뒤, 이린이 오열하는 장면이 있고 또 하나를 더 이야기 하자면 기귀에 씌어 또 다른 이린이 된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또한 이린이라는 캐릭터의 성장 역시도 상당히 인상깊은 연기로 보여줬던 것 같다.
정일우 : 캐릭터를 잡아나갈 때부터 성장을 염두에 뒀다. 드라마를 하다보면 찍기 바쁘기에 놓치고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시작할 때부터 계산을 철저히 했는데 그런 점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초반에 이린이 다소 까불더라도 적통 왕자의 무게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했다. 그렇게 중심을 잡지 않았나 싶다.
Q. 하지만 체력적으로 엄청나게 힘들었다 들었다. 특히 ‘야경꾼일지’ 배우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정일우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라고 하더라.
정일우 : 힘들었다(웃음). 드라마는 3~4개월을 찍는데 풀어지게 되면 화면에 확연히 드러난다. 그런데 결과물은 평생 남지 않나. 그래서 잠을 포기해버린다. 나중에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이번에도 열심히 노력했다.
Q. 액션신이 워낙에 많았던터라, 서로 다치지 말자고 격려하는 분위기였다고도 하던데. 특히 마지막 촬영 때 눈 주변에 부상을 입고도 바로 촬영하는 투혼을 벌이기도 했다.
정일우 : 나도 촬영하다 많이 다쳤지만 윤호 형도 다쳤다. 액션 하는 배우들이 다들 많이 다쳤다. 워낙에 많이들 다치니 그러려니 하기도 하지만, 드라마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미리 준비를 많이 해야하고 그렇게 하려 노력했다.
Q. 올해 벌써 데뷔 9년차다. 내년이면 10년을 꽉 채우게 되는데 새삼 다른 기분이 들 것 같다.
정일우 : 벌써 시간이 이만큼 흘렀다. 아직은 많이 모르고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이럴 때 가장 고마운 것은 지금까지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다는 점이다. 나를 9년이나 바라봐준 팬들에 대한 책임감도 생겼다. 팬들의 존재는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드라마 찍다보면 힘들 때도 많은데 팬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Q. 국내에도 팬층이 상당히 두텁지만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번에 중국 상해에서 열린 2014 코스모 뷰티 어워즈(Cosmo Beauty Awards)서 한국 대표로 Forever Young Icon 남자 스타상 수상도 했다.
정일우 : 정말 감사하게도 상을 받게 됐다.
Q. 이런 정일우에게도 앞으로 하고 싶은 도전이 있을까.
정일우 : 하고 싶은 것은 많다. 하지만 배우는 평소에 비우고 있어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기에 하고 싶은 것을 정해놓기 보다 마음을 비우고 있으려 한다. 그래야 다음 작품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지금으로선 로맨틱 코미디 아니면 아예 다크한 캐릭터도 욕심나긴 하지만.
Q. 끝으로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자. 지금껏 출연작 중 가장 특별하게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정일우 : 데뷔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데뷔도 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정일우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또 ’49일’도 소중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해 더 좋은 작품을 남기도록 하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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