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시상식이 재밌을 것 같은데 그렇게 재미가 없으시죠.”

‘변호인’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수상 소감으로 농담을 건네며 딱딱한 시상식에 웃음을 만들었다.

송강호는 ‘명량’ 최민식, ‘끝까지 간다’ 이선균, ‘숨바꼭질’ 손현주, ‘경주’ 박해일 등과 경쟁을 펼쳐 남우주연상 승자가 됐다. ‘변호인’에서 송강호는 변호인 송우석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부림사건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했다.

송강호는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귀한 시간 내서 축하해주러 오신 분들께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겠다”며 “시상식이 재밌을 것 같은데 막상 그렇게 재미가 있는 건 아니죠”라고 웃음을 만들었다.

이어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기억이란 말이 나오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기억할 수 있다는 게 아픔일 수 있지만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 속 주인공의 치열하고 헌신적인 삶을 기억하듯, 또 우리가 참담하게 고통스러워했던 세월호를 기억하듯, 기억하는 순간부터 타인과의 소통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런 것들이 본질적인 가치가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의미 깊은 소감을 남겼다.

여우주연상 영예는 심은경이 차지했다.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도희야’ 배두나, ‘한공주’ 천우희, ‘우리 선희 ‘정유미 등 그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그 중 가장 어린 심은경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심은경은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20대의 몸을 가진 70대 할머니 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으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았다. 트로피를 받은 심은경은 이날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심은경은 “기쁜 마음보다도 책임감이 더 강해진다.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며 “아직 부족한 게 참 많고, 채워나가야 할 것도 많다”고 겸손을 보였다. 이어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데 이렇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이란 큰 상을 받게 돼 어떻게 수상 소감을 이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가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부산=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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