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은 사고로 인해 경찰을 은퇴하고, 가족도 없이 혼자 지내는 맷(리암 니슨)에게 어느 날, 중독 치료 모임에서 만난 피터(보이드 홀브룩)가 다가와 자신의 동생 케니(댄 스티븐스)를 만나달라고 부탁한다. 케니의 사건을 조사하던 맷은 도서관에서 만난 소년 TJ의 도움으로 1년전 발생한 유사 범죄를 발견하고, 연쇄살인범이 마약밀매업자의 가족 중 여자만을 노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러시아 마약밀매업자의 14세 딸이 또 납치되면서 맷은 더 이상의 잔혹 범죄를 막기 위해 범인을 추격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18일 개봉.
10. 리암 니슨이다. 그냥 믿으면 된다. 단, 치밀한 스릴러라는 점인 꼭 기억해야 한다. ∥ 관람지수 6
리암 니슨은 등장만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풍긴다. 피곤해 보이는 얼굴, 느릿한 걸음, 날렵함과는 멀어 보이는 움직임이지만, 묵직한 분위기만큼은 탁월하다. ‘액션’에 중점을 둔 작품처럼 알려졌지만, 실상 ‘툼스톤’은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 대신 치밀한 추격에 집중했다. 또 리암 니슨 특유의 분위기는 우울하고 어두침침한 영화의 배경과 딱 들어맞는다. ‘믿고 보는’ 배우 리암 니슨의 신뢰는 이번에도 여전했다. 정통 스릴러를 기대한다면,
영화의 시작은 총격전이다. 그 총격전에서 맷은 크나큰 실수를 저지르고, 결국 경찰 옷을 벗는다. 사립탐정이지만, 그렇다고 정의감에 넘치는, 열혈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이 말의 의미는 숨 가쁜 액션보다는 치밀한 추격 스릴러에 무게 중심을 뒀다는 것. 영화의 시작만 봐서는 ‘테이큰’ ‘논스톱’ 등처럼 리암 니슨의 짜릿한 액션 스릴러를 기대케 하지만, 영화는 진지함이 가득한 추격 스릴러다. 그리고 연쇄살인범과 펼치는 심리전이 꽤 쫀쫀하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관람한다면 ‘툼스톤’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추격은 쫀쫀했지만, 검거는 싱거웠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툼스톤’이 가진 장점의 8할 이상은 리암 니슨이다. 스크린에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가 깔린다. 그리고 리암 니슨이 연기한 맷은 싱싱하고 유머러스한 사립탐정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노쇠하고 고집불통이다. 중독 치료 모임에 나가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리암 니슨은 이런 맷의 감정과 심리를 완벽히 표현했다. 리암 니슨을 위해 12년을 기다렸다는 감독의 말이 십분 이해되는 지점이다.
이야기는 심플하지만, 인물 구성은 제법 흥미로운 편이다. 케니는 자신의 아내가 처참히 살해됐고, 또 케니의 지인은 자신의 딸이 납치됐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에 알릴 수 없는 마약 범죄자들이다. 맷 역시 과거 알코올 중독자였다. 경찰 옷을 벗게 된 것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벌어진 실수 때문이다. 그리고 맷을 이 사건에 끌어들인 피터(보이드 훌브룩)는 마약 중독자다. 이 같은 인물 구성은 극 중 시대적 배경인 1999년 세기말적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더 암울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여기에 흑인 소년 TJ의 등장은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TJ와 맷, 제법 잘 어울리는 ‘친구’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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