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 4회 2014년 9월 14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다섯줄 요약
공포의 PT체조를 시작으로 여군들에게도 예외 없는 혹독한 유격훈련이 시작됐다. 맏언니 라미란부터 막내 혜리까지 여군멤버들은 훈련받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원조 ‘진짜 사나이’김수로는 서경석과 함께 조교로 특별출연했다. 김수로는 훈련 교장에 도착한 라미란을 보자 안쓰러운 마음에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한편 라미란은 당직사관으로 변신, 카리스마를 뽐냈다.

리뷰
라미란은 대학 동기인 김수로가 빨간 조교 모자를 쓰고 등장하자 놀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만나면 손 한 번 잡아 주고 싶다”며 라미란을 걱정하던 김수로 역시 그녀를 보고 웃음이 터졌으나 이내 표정을 감추고 호랑이 조교로 변신했다. 사회에서 맺은 인연은 군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철저히 계급으로 갈라졌다.

저질 체력의 김소연은 악바리 근성을 뽐내며 고층의 사다리를 등반하는데 성공했다. “이 곳에 와서 못할 거라 생각했던 일들을 조금씩 해내고 있다”며 울컥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고된 유격훈련을 마친 지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해병대 출신이셨는데 이런 훈련을 매일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다고 투정 부린 게 후회된다”며 애써 밝게 웃었다.

홍은희는 남편과 아들을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적셨고, 막내 혜리는 언니들에게 “저를 밟고 올라가십시오!” 목청껏 외쳤다. 그리고 맹승지가 달라졌다. 맹승지는 동료들이 모두 실패한 4.2M ‘담장넘기’를 각고의 노력 끝에 정복하는데 성공한다. 그동안 돌발행동으로 적지 않은 ‘미운 털’이 박힌 맹승지였기에 이번에 보여 준 그녀의 끈기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시청자들이 리얼 버라이어티 속에서 보고 싶은 것은 연예인의 잘 갖춰진 모습이 아니다. 인간 본연의 감춰졌던 ‘진짜 마음’ 혹은, 생고생하는 모습이다. 시청자는 화려함 뒤에 숨겨졌던 연예인의 민낯에 반응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즐거워한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보편의 정서’를 발견하곤 삼삼오오 모여 미담으로 회자한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이러한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징이 최적화 될 수 있는 포맷이다. 여자연예인들의 민낯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데, 고된 훈련 앞에서 자신을 완전히 놓아버리는(?) 그녀들의 처음 보는 모습이 새삼스러우면서 흥미롭다.

기존 ‘진짜 사나이’는 군대문화에서만 가능한 장면들, 예컨대 ‘군대리아, 바나나 라떼, 뽀글이, 건플레이크’ 같은 레시피를 통해 남성시청자들의 추억을, 여성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군특집’에는 이러한 ‘레시피’는 없지만 군대문화에 무지한 여자 연예인들을 통해 군대를 다녀온 남성 시청자들에게는 잔재미를, 여성시청자들에게는 동질감을 선사한다. 결국 ‘여군특집’에 등장하는 출연자 전체가 한국정서를 몰라 홀로 헤맸던 샘 해밍턴인 셈이다. 여군특집을 ‘신의 한 수’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군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폐지론에 시달렸던 ‘진짜 사나이’는 여군특집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다음 단계로 가는 동력도 장착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일반병사를 오디션으로 뽑아 논란을 자초했던 제작진들이 이번 ‘여군특집’을 통해 시청자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다시금 깨닫지 않았을까 기대한다. 시청자들이 여군특집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곳에 ‘진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감’과 ‘비호감’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다.

수다포인트
-우리 맹승지가 달라졌어요!
-혜리의 애교를 기다리셨던 분들, 이번엔 혜리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져잉?(…죄송합니다)
-‘건빵박멸을 위해 풀 파워로 씹어’대는 출연자들. ‘건빵먹방’은 힘들어~
-라미란, 독설하는 패기 좀 보소! 전쟁영화에 당장 캐스팅될 기세!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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