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박은 음악 이야기를 할 때 상당히 진지하다. ‘냉면 성애자’ 또는 ‘예능 바보’로 알려진 이미지와는 매우 다르다.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가 ‘슈퍼스타K’ 이후 발표한 앨범, 싱글들을 보면 음악적으로 추구하는 스타일이 꽤 일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10년에 발표한 ‘아임 유어 맨(I’m Your Man)’부터 정규 1집 ‘이너 차일드(Inner Child)’ 최근 싱글 ‘유(U)’에 이르기까지 그의 노래는 가요보다는 미국 팝에 가까운 풍을 들려줘왔다. 음원차트에서 인기를 얻을만한 편안한 곡을 불러도 될 법한데, 존박은 은근히 그런 스타일을 다 피해갔다. 이것은 나름의 욕심일까?

Q. ‘유’는 어떤 곡인가?
존박: 한 남자의 과한 집착에 대한 노래다. 스타일은 영국의 소울 팝에 가까운 것 같다. 비트는 있지만 댄스음악은 아니다. 댄스음악이라고 보기에는 무게감이 있는 편이다. ‘줌바스’라는 팀과 함께 곡 작업을 했다. 이 팀의 프로듀서가 저스틴 비버의 곡, 그리고 엑소의 ‘으르렁’을 만든 신혁이다. 지난 1년 동안 곡을 몇 개 만들어왔는데 외부 팀과 곡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신혁 PD님께 연락을 드렸다.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시의 법칙’ 찍으러 미국에 갔다가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함께 작업했다. 피아노 앞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주일에 4곡이 나오게 됐다. 그 중 하나가 ‘유’다.

Q. 나머지 곡들은 어떤 스타일인가?
존박: 다 조금씩 다르다. 발라드도 있고, 마룬 파이브를 연상케 하는 곡도 있다. 신혁 피디님과 호흡이 좋아서 굳이 이번에 발표하지 않더라도 여러 곡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조만간 차례로 선보일 수 있을 거다.

Q. ‘유’를 들어보니 가요보다는 팝에 가까운 것 같다. 국내에서 쉽게 히트할 스타일은 아닌 것 같은데.
존박: 가요적인 노래들을 하면 잘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내가 잘 소화할 수 있는 곡들은 이처럼 팝 성향을 가진 곡들이다. 가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어울리는 노래들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

Q.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것인가?
존박: 맞다.

Q. 이제 데뷔 3년차다. 본인의 색을 찾은 것 같나.
존박: 개인적으로는 찾은 것 같은데 그걸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자작곡에서 드러날 것이다. 내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작업 중이다.

Q. 존박은 음악만큼은 자기가 하고 싶은 스타일을 하는 것 같다.
존박: 소속사 선배들의 영향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은 작품성도 아니고, 내 취향에 맞는 음악,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다.



Q. 음악 외에 예능에서 활약을 한다. 본인도 이렇게 예능으로 주목받을 거라는 예상을 했나?
존박: 사실 예능을 멀리 하고 싶은 고집이 있었다. 소속사 선배님들이 음악 위주로 활동하시는데, 나도 거기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예능은 뜻밖의 선물과 같은 것이다. 엉뚱한 모습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가수라고 음악만 하는 고정관념은 깨진 것 같다. 그리고 가수라고 해서 자기 음악을 먼저 형성하고, 그 다음에 예능을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둘 다 동시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Q. 신곡 ‘유’를 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 다시 가수로 돌아가기 위한 각오 같은 것이 있나?
존박: 그냥 마음이 편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니까.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는지는 신경 안 쓴다. 사람들이 봤을 때 예능이 7, 음악이 3이어도 괜찮다. ‘우리동네 예체능’을 했을 때에는 내 스케줄 중 예능이 7, 음악이 3정도 됐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음악 작업하는 시간보다 배드민턴 연습하는 시간이 더 많더라. 그럴 때엔느 혼란스럽기도 했다. 나 자신이 음악이 최우선이라고 여기고, 음악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으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렇게 꾸준히 가다보면 날 가수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Q. 이제 신곡을 냈으니 음악이 7이 되는 것인가?
존박: 6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제 당분간 음악에 전념할 것 같다. 게스트 정도는 나갈 수 있겠지만 가수 활동 기간 동안 다시 고정을 맡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음악 프로그램의 고정이라면 할 생각이 있지만.

Q. 김동률, 이적, 이상순, 조원선 등 소속사 식구들이 기라성과 같은 뮤지션들이다.
존박: 동률이 형, 적이 형과 역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음악 활동이다. 동률이 형을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넌 왜 우리 회사에 들어왔니. 뭐가 하고 싶어?”라고 물으셨던 기억이 난다. 형은 결국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짚어주시곤 한다.



Q. 존박은 실제로 보면 애늙은이 같다.
존박: 형들도 그런 말씀들을 하신다. 동률이 형이 “너는 나랑 14살 차이인데 가끔 친구 같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Q. 애교 있는 동생은 아닌 것 같다.
존박: 애교라고도 볼 수 있는데 제가 형들에게 막말을 가끔 한다. 그러면 변태처럼 좋아하시곤 한다. 하하.

Q. 소속사 선배들인 김동률, 이적은 자신의 브랜드라 할 수 있는 공연을 열고 있다. 존박도 욕심이 있을 것 같다.
존박: 공연이 잘 되는 가수가 최고인 것 같다. 빨리 내 공연을 열 수 있게끔 셋리스트가 쌓였으면 좋겠다.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당분간 공연 계획은 없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나가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Q. ‘유’는 무대에서 가만히 서서 부를 만한 곡은 아니다.
존박: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춤을 추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이 곡으로는 방송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Q. 춤추는 것이 싫어서?
존박: 무대에서 춤출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절대로! 네버! 연기에 관심 없는 것과 같은 거다. 예능은 해도 춤은 절대 안 한다!

Q. 나중에 공연에서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존박: 공연장에서도 안 된다. 그것만은 할 수 없다!

Q. 최근에 음악으로 감동한 순간이 있다면?
존박: 얼마 전에 홍대 클럽에서 뉴욕물고기의 공연을 보고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다. 뉴욕물고기 형님이 공연에 초대해주셨다. 그렇게 대단한 아티스트가 그렇게 작은 공간에서 후드티 입고 공연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정말 예술이었다. 그런 음악이 더 많이 알려져야 하는데. 그런데 뉴욕물고기 형은 아직 자기 전성기가 안 왔다고 하더라. 아직 젊고 할 것이 많다고 했다. 그런 모습이 멋졌다. 나도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Q. 예능인 존박과 음악인 존박은, 그리고 일상에서 존박은 어떻게 다를까.
존박: 기본적으로는 다 같다. 진지함의 차이인 것 같다. 예능을 할 때 제일 안 진지하다. 나를 약간 풀어놓는 편이다. 일상에서는 잘 까불기도 하고. 하지만 음악을 할 때는 안 까분다. 가장 진지해지는 순간이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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