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여러 편의 영화가 쏟아지는 극장가. 제각각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하며 대중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은 전쟁터다. 그렇다고 모든 영화를 다 볼 수도 없고,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발걸음을 어느 쪽으로 향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그래서 예매율과 신규 개봉작을 중심으로 요주의 극장전(戰)을 들여다봤다. 금주 극장가는 추석이란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못 먹어도 고’를 외칠 수밖에 없는 영화사들이다.

# CJ엔터테인먼트 vs 롯데엔터테인먼트

또 붙었다. 항상 맞대결을 할 수밖에 없는, 자존심이 걸린 승부다. 물론 매번 CJ가 우세했다. 당장 올해 설에도 ‘수상한 그녀’를 앞세운 CJ엔터테인먼트는 ‘피끓는 청춘’의 롯데엔터테인먼트를 가볍게 넘어섰다.

이번 추석에는 ‘타짜-신의 손’ 카드를 내민 롯데가 반격 기회를 잡았다. 예매율, 흥행에서 순조로운 출발이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타짜-신의 손’은 3일 개봉 첫 날 766회(상영횟수 3,206회) 상영관에서 20만 1,167명(누적 21만 7,744명)의 관객을 쓸어 담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올해 청소년관람불가 최고 오프닝 흥행 성적이다. 오후 1시 기준(이하 동일) 예매율도 26.4%로 1위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강형철 감독의 주가 올라가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만 같다.

반면 CJ엔터테인먼트는 ‘명량’으로 1,700만 흥행을 일궜지만, 추석 극장가 상황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두근두근 내 인생’이 3일 개봉 첫 날 613개(2,981회) 상영관에서 10만 1,068명(누적 11만 4,678명) 관객 모집에 그쳤다. 순위도 3위다. ‘타짜-신의 손’과 더블스코어 차이다. 그래도 예매율에선 22.4%로 대등하게 경쟁 중이다. 개봉 전 터진 송혜교 악재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처럼 관객몰이가 신통치 않다면 계속 머릿속에 맴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CJ의 할리우드 영화 ‘닌자터틀’도 분명 일주일용은 아니었을 게다. 추석 시즌까지 흥행을 예상한 카드다. 즉, CJ의 복안은 ‘두근두근 내 인생’과 ‘닌자터틀’의 쌍끌이. 하지만 계획은 처참히 무너졌다. 메간 폭스까지 모셔왔지만, ‘닌자터틀’의 흥행은 처참하다 못해 민망하다. 3일 10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상태다.

# 한국영화? 할리우드 영화? 어쨌든 ‘루시’


영화 ‘루시’ 스틸 이미지.

한국영화인지 외화인지 헷갈리지만, 어쨌든 UPI코리아의 ‘루시’가 눈에 띈다. 최민식과 한국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스칼렛 요한슨 주연이다. 3일 개봉 첫 날 441개(2,439회) 상영관에서 14만 3,364명(누적 14만 6,420명)을 불러 모으며, 2위로 데뷔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요소는 ‘두근두근 내 인생’보다 450회 가량 상영횟수가 적다는 점이다. 이 말은 곧 좌석점유율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루시’는 3일 35.7% 좌석 점유율을 기록, 10위권 내 작품 중 1위다. 예매율도 20.5%로 바짝 끌어 올린 상황이다. ‘타짜-신의 손’ ‘두근두근 내 인생’ 그리고 ‘루시’, 추석 극장가는 3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우리도 넉넉한 한가위 기운 좀 받자구요.

‘인투 더 스톰’ ‘해적’ ‘스텝업:올인’ 그리고 ‘비긴 어게인’까지, 그들만의 리그를 통해 풍성한 한가위를 꿈꾼다. 3일 하루 동안 이 네 작품은 3만 명대 관객을 모으며 촘촘한 리그를 형성했다. 상영관수, 상영횟수는 제각각이지만, 관객 수는 비슷비슷하다. 심지어 예매율도 순위만 바꿨을 뿐 나란히 줄지어 있다. ‘인투 더 스톰’이 8.3%로 선두에 있고, ‘비긴 어게인’(6.7%), ‘해적’(4.5%), ‘스텝업:올인’(3.1%)로 4~7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관심은 ‘비긴 어게인’. 나머지 세 영화와 달리 이 작품은 다양성 영화로 분류된 작품이다. 금주 100만 돌파가 확실하다. 영화를 수입한 영화사 판씨네마 입장에선 그 어느 해보다 넉넉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인투 더 스톰’도 1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실 개봉 전 ‘닌자터틀’에 비해 큰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부족했지만, 뚜껑을 열었더니 오히려 그 반대였다. ‘스텝업:올인’은 넉넉한 기운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게다. 267개(876회) 상영관에서 3만 2,693명(누적 3만 8,347명)으로 3일 개봉 첫 날 6위에 랭크됐다. 댄스 무비의 대명사 격이자 ‘스텝업’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답게 아름다운 퇴장을 바라고 있을 테다.

# 자녀들이 있다면, 당연히 애니메이션이죠.


예매율과 상관없이 애니메이션은 휴일 강세다. 당연히 군침을 흘리는 길고 긴 추석 연휴다. 4일 ‘쿰바:반쪽무늬 얼룩말의 대모험’, ‘마야3D’,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아프리카 모험:베코와 5인의 탐험대’ 등 자신만의 색이 뚜렷한 애니메이션 3편이 4일 개봉됐다. ‘쿰바’는 얼룩말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프리카 동물들이 선사하는 재미가 가득하다. 세계적인 동화 원작을 바탕으로 한 ‘마야3D’는 꿀벌 세상 이야기와 함께 여러 곤충들이 등장한다. 알다시피 ‘극장판 도라에몽’은 견고한 지지층을 보유한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동물, 곤충 그리고 도라에몽, 성격에 맞게 극장을 찾으면 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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