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최종병기 활’ 흥행을 이끈 김한민 감독은 “병자호란, 임진왜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 3부작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3년 후 김한민 감독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켰다. 바로 ‘명량’이다. 임진왜란 중 수많은 전투 중 명량해전을 스크린으로 옮겼고, 이순신 장군을 다시 불러냈다. 특히 이순신과 명량해전을 통해 현재와 소통하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대중의 환호는 엄청난 흥행으로 이어졌고, 유례없는 이순신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벌써 김한민 감독의 또 다른 꿈이 들린다. ‘명량’을 필두로 ‘한산’ ‘노량’으로 이어지는 ‘이순신 3부작’이 바로 그것이다. 이순신과 명량해전, 김한민 감독에게 직접 들어봤다.

Q. ‘최종병기 활’ 당시 병자호란, 임진왜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역사 3부작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말 그 약속을 지켰다.
김한민 감독 : ‘명량’을 찍었다는 게 사실 나 자신도 ‘어! 내가 이걸 찍었구나’ 대견한 게 있다.

Q. 임진왜란 중 수많은 전투와 장수가 있는데 왜 명량과 이순신이었나.
김한민 감독 :
임진왜란에서 명량처럼 극적이고, 통렬하게 승리한 전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의 요체가 들어있었다. 기리고 되새길만하다는 생각이 강했다. 또 명량 하나만 다루기에도 거대했고, 주제적으로도 두 시간 내외의 영화에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시기적으로 힘든 것 같다. 분열과 갈등이 완연해 있는데, 이 영화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Q. ‘최종병기 활’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 중 하나가 사랑이고 볼 수 있다. 속도감 있는 액션도 액션이었지만, 분명 말캉한 게 있었다. 그에 반해 ‘명량’에서는 말랑한 부분을 찾아보기 어렵다. 단순히 흥행이란 관점에서 봤을 때 불리한 점일 수도 있다. (개봉 후 ‘명량’은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힘든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김한민 감독 :
성질은 분명 다른 것 같다. 달달한 카스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잘 우려낸 곰탕을 반드시 싫어하지 않을 수 있고. 또 맛은 다르지만, 맛에서 분명한 진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나도 모르겠다.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만 그것 때문에 말캉말캉한 무언가를 넣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Q. 이순신 역에는 꼭 최민식이어야만 했나.
김한민 감독 :
내공 있는 배우를 원했다. 나잇대도 비슷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이런 게 겹치다 보니 최민식밖에 없었다. 고민의 결과에 대한 정확한 답이었다.

Q. 반면 류승룡은 연속으로 함께했는데, 이번엔 ‘최종병기 활’에서처럼 활약이 돋보이지 않는다. 의상, 헤어 등등 고생은 고생대로 시킨 것 같은데 말이다. 불만이 있지 않았을까. 하하.
김한민 감독 :
비중인 비슷한데 구조적인 부분에서 오는 차이다. 이번 작품은 투톱의 대결 영화는 아니지 않나. 다행히 기본적 이해를 하고 참여했다. 또 큰 배우가 됐기 때문에 서로서로 양해하고 잘해나갔던 것 같다.

Q. 영화를 보면서 참 영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순신을 그리면서 얼마든지 히어로영화처럼 굉장히 멋들어지게 그릴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최대한 절제했다. 개인적으로 ‘울컥’했던 순간도 이순신 때문이 아니라 이순신과 함께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김한민 감독 :
방금 말했듯 ‘내가 영웅이야’ 이런 느낌이었다면 굉장히 교훈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식의 톤으로 잘 못 풀면, 영웅 드러내기 식 애국주의나 과도한 애국심 강조가 될 함정이 있다. 그런 톤 앤 매너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영웅적이고,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 있는 분인데 굳이 그런 식으로 과도하게 드러낼 필요가 없었다. 그 균형을 잘 지켜가는 게 이 영화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최민식 배우도 그런 지점에 대해 연기적인 톤을 결정할 때 신경을 많이 썼고. 그렇게 나오지 않도록 신경 많이 썼다.

Q.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배우들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다. 최민식은 이순신 역할이니까 당연히 주목받는 건데, 그 외의 배우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이 때문에 명량해전의 감동이 더 진하게 전해지지만, 배우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김한민 감독 :
모든 배우가 이 영화에 참여할 때, 대서사시에 하나의 역할로서 참여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와 인지가 분명히 있었다. 역할 적으로 도드라지고 싶어 하거나 그런 지점에서 예민했던 배우들이 정말 없었다. 최민식 배우조차 그랬던 것 같다. 이순신 역할을 함에 있어 도드라지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역할로 보이는 배우들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았나 싶다. 아이러니하게 그래서 최민식 배우가 더 인정받는 것 같다.

Q. 캐스팅 중 인상적인 건 오타니 료헤이다. 일본 배우가 일본을 배신하고 이순신 편에 선다는 게 이색적이었다. 사실 꼭 일본 배우가 아니어도 되는 역할이지 않나.
김한민 감독 :
‘최종병기 활’때부터 배우와 감독 사이의 신뢰가 돈독했다. 일본 사람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생활해서인지 한국에 대한 의식이 좋았던 친구다. 별로 어렵지 않게 캐스팅했고, 오타니 료헤이도 쉽게 수락했다. 그런데 이후 주변에서 우려를 표명하니까 살짝 걱정됐나 보더라. 그런 우려의 질문을 하길래 ‘이 작품에 참여한 게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의미만큼 복도 받을 거다’라고 얘기해주기도 했다. 이순신은 한 국가의 영웅을 떠나 인류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인물이다. 또 일본 장수들도 존경해마지 않는 인물이다. 참여하는 거 자체가 영광이고, 복이 될 거다.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촬영 전에 이 같은 걱정이 있었는데, 정리되고 나선 수월했다.


Q. 전작인 ‘최종병기 활’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허구다. 하지만 ‘명량’은 역사적 배경도, 이야기도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그래서 그 접근법은 달랐을 것 같다.
김한민 감독 :
당연히 달랐다. 일단 이야기의 골격은 사실적인 기록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 또 허구를 넣더라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한 것도 그럴법한 이야기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그런 지점에서는 접근법이 달랐다. 그에 못지않게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누구나 아는, 숭상하는 이순신 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그려지거나 잘 못 만들어져서 관객들에게 외면받게 된다면 후폭풍은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력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 책임감은 분명 컸다. 그러더라도 이순신이 잘 등장해서, 그때도 힘들게 나라를 구했지만, 지금도 나라의 구심점이 돼서 이 나라를 평안하게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현시대에 어떻게 불러낼까, 또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그게 아주 큰 고민이었다. 소통할 방법은 관객들에게 해전을 보여주는 거였다. 흥미와 관심도 가지면서 이순신 장군을 다시 생생히 살아 있는 인물로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명량해전이 더 중요했다.

Q. 누가 뭐래도 이순신이 중요한데, 어떻게 만들어 갔나.
김한민 감독 :
시작 방식부터 기존 영화의 캐스팅 과정과 달랐다. 보통 시나리오가 나오고, 그걸 통해 배우와 감독이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에서 이순신을 통해 일단 만났다. 계속 이야기를 해가면서 이순신을 시나리오에 투영시키기도 했다. 최민식은 한 인간으로서 이순신을 찾길 바랐고, 나는 난중일기에 따라 담백한 무인으로서 이순신을 그리고자 했다.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굉장히 좋은 접점을 찾아갔던 것 같다. 배우 최민식과 감독이 생각한 이순신의 접점이 아니라 성웅화된 이순신이 아닌 지점에서 이순신을 찾아가자는 거였다. 너무 고뇌하고, 사적인 감정에 빠진 이순신이 아닌 대의를 지켜가는 인물로서 이순신을 찾아갔던 것 같다. 밸런스를 잘 잡아갔던 것 같다. 60분 드라마 속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60분 해전 속에서 완성되는 캐릭터 구성을 갖췄다.

Q. ‘최종병기 활’ 당시 고증을 철저하게 할수록 새로움이 보일 거란 말을 했다. 활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많이 드러냈다. 이번에도 당연히 많은 고증을 했을 텐데, 이번에는 어떤 새로움이 보였나.
김한민 감독 :
이번에는 활도 나오지만, 화포들 그리고 조선군대 무기체계, 왜군 무기체계가 전부 나온다. ‘이런 게 있었어?’ 할 정도였다. 왜군들의 포, 조선의 조랑탄 등 생소하게 보는 관객들이 많을 거다. 배 역시 판옥선 사이즈가 처음으로 건조됐고, 움직이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또 울돌목에서 조류를 이용했다는 건 사람들이 알지만, 그 조류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지 않나. 그걸 전술에 어떻게 이용해 싸웠는지 등 이 영화를 보면서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Q.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했더라도 허구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팩트와 허구 사이에서 나름의 기준이 있었을 것 같다.
김한민 감독 :
그게 바로 이순신의 정신이다. 그 정신에 따라 해전을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떤 해전 형태로 드러날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이 가장 큰 기준점이었다. 극 중 화포를 집중시켜 한 번에 위기 탈출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속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군의 실제 모습을 보고, 많은 병사와 장수들이 감화를 받는다. 그러면서 두려움이 용기로 바꿔나가게 된다. 이처럼 이순신과 병사들이 헌신, 희생으로 치고 나갈 때 가슴 벅참이 생기길 원했다. 또 기존에 있었던 전술적 운용과 이순신의 희생정신이 잘 엮이고, 그것들을 잘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갈 것인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전만 60여 분이 됐다. 단순히 많은 분량의 해전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런 이순신의 정신과 실제로 행동하는 모습을 구현하다 보니 해전에 기승전결이 생겼다.

Q. 맞다. ‘명량’을 논함에 있어 해상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명량’에 비해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300:제국의 부활’보다 더 박진감 넘쳤다. 사실 61분 해전이라고 해서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끝내주는 해전이었다. 결과적으로 멋진 해전이 나왔는데, 제작 초기에는 61분에 달하는 해전을 그려낸다는 거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김한민 감독 :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CG 기술 등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본적인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해전을 잘 그려낸다면, 한국 영화에 있어 또 하나의 좋은 발자취가 될 것 같았다. 내가 그런 지점에서 해 나간다면 스스로 의미도 있고, 도전도 되겠다 싶었다. 한번 해보자는 의지와 해보고 싶은 강한 욕구, 이런 것들이 생겨났다.

Q. 해전을 보면서 놀란 게 전략과 전술이다. 책에서 봤을 뿐이지 생생한 영상으론 못 봤으니까. 이번 영화를 통해 구현해 낸 전략과 전술은 어느 정도 사실에 기인한 건가.
김한민 감독 :
큰 골격들은 있다. 음력 9월 16일 명량에 대한 이순신 장군의 기록이 러프하게 한 번, 자세히 한 번 있다. 또 당시 해전에 참여했던 다른 민가의 기록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종합해 보면 전투가 어떻게 이뤄졌을지 짐작은 할 수 있다. 또 417년 전 조류의 상황도, 지형지물도 그대로다. 조선군의 전투 형태, 왜군들의 전투 형태도 특징적으로 존재한다. 무기체계도 남아 있고. 판옥선, 왜선의 형태 등에 대한 기록도 뚜렷하게 남아 있다. 이런 것을 조합하면, 짐작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 그걸 맞춰가는 재미가 상당했다. 또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할 수 있는 지점도 충분히 보였다. 그러다 보니 해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놀라운 지점이었다.

Q. 생생하고, 구체적인 해전을 영상으로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나중에 교육 자료로 아주 용이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한민 감독 :
정훈 자료나 민방위 훈련에도 많이 쓰일 것 같다. 하하. ‘최종병기 활’도 민방위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제 우스갯소리로, 후시녹음 기사가 민방위 받으러 갔는데 명량해전 관련해 퀴즈 풀이를 했나 보더라. 거기서 다 맞춰서 포상을 받았다고. 교육적 가치나 사람들에게 역사를 알리는 가치도 충분히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개봉을 앞두고, 뭔가 이 영화를 만든 큰 의미 하나는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점만으로도 뿌듯하다. 실제 스태프들에게 이 영화가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미지로 크게 각인될 영화니까 책임감 느끼고 잘 만들자고 했다. 미술감독에게 ‘앞으로 학생들은 거북선 머리를 우리 영화 속 거북선으로 기억할 테니 잘 만들어야 한다’며 부담을 주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Q. 처음 말했던 ‘역사 3부작’의 마지막은 일제 강점기다. 그런데 현재 ‘이순신 3부작’ 이야기가 들리던데.
김한민 감독 :
이 이야기가 이순신 3대 대첩으로 연장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다. 명량을 필두로 한산대첩 그리고 노량으로 이어지면 좋을 것 같다. 각 전투가 특징도 뚜렷했고, 거기에 담는 의미도 나름 크게 가지고 있다. 또 이번 해전에서 얻은 자산, 노하우가 있는데 계속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순신 붐’이 잘 일어난다면, 계속 이어져도 되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이순신 3부작이 펼쳐지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일단은 조만간 정리해서 스스로 교통정리를 먼저 한 다음에 행보를 가져가야겠다.

Q. 그런데 최민식 배우는 안 한다더라. 더는 못하겠다면서.
김한민 감독 :
인터뷰하면서 그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 ‘인연 따라가겠죠’라고 이야기하는 중이다.

Q. 참. 최민식 배우가 ‘본질이’란 별명을 말해주던데.
김한민 감독 :
감독이 선택해야 할 게 많은데, 그러다 보면 자칫 내가 이 영화를 구상했던 초심, 이순신 캐릭터의 본질, 해전이 가져야 할 본질 등을 놓칠 수 있다. 또 큰 이야기일수록 더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고, 내용적인 본질도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본질을 강조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게 뜻밖에 효과가 있었다. ‘내 연기의 본질은 뭐지’ ‘그게 본질이 아니잖아’ 등 배우, 스태프들 사이에서 본질이 전파됐다.

Q. 이 같은 ‘본질’적인 측면에서도 ‘최종병기 활’과 ‘명량’의 차이점은 명확한 것 같다.
김한민 감독 :
‘최종병기 활’은 좀 더 콤팩트한 추격전이고, 무기도 활도 집약된다. ‘명량’은 전체적으로 커졌다. 해전 자체도 추격이 아니라 ‘다수 vs 다수’의 싸움이다. 그만큼 풍성해졌고, 포와 각종 무기 등 무기 체계도 다양해졌다. 주제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누굴 구한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명량’에선 거시적으로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구하고, 국난을 승리로 이끄는 게 중심이다. 이 때문에 접근이 훨씬 부담되긴 했다. ‘구체적이지 않다’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이순신의 정신이 전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등 시나리오 단계에서 말도 꽤 많았다. ‘최종병기 활’처럼 구체적으로 누군가를 구해내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런 우려 때문에 본질이 흐트러질 뻔했다. 가령 ‘이순신의 여인도 있었다더라’ 등처럼 별별 이야기가 나왔다. 그걸 다 제거하느라 힘들었다.

Q. ‘역사 3부작’ 또는 ‘이순신 3부작’이 차기작이 될 것 같은데, 현대물 연출은 생각이 없는 건가. 연출 데뷔작인 ‘극락도 살인사건’도 호평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점점 현대물에선 멀어지는 것 같다.
김한민 감독 :
하다 보니 사극이 좀 더 편하긴 하다. 변수들이 많지 않아 통제된 느낌이 있다. 현대물은 장소에서 변수가 많다. 사극은 그렇지 않으니까. 또 캐릭터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사극은 복장이나 기본적인 헤어, 메이크업을 통해 훨씬 잘 드러낼 수 있다. 헤어스타일도 인물 캐릭터에 따라 잘 꾸며갈 수 있다. 또 퓨전보다는 정통적인 사극 느낌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현대물도 흥미 있다. 기본적으로 역사 속에서 이야기를 푸는 것도 재밌지만, 동시대의 공간 속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뚜렷하게 구분하거나 선호하는 건 아니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나도 한마디!][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