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 코리아’ 14회 2014년 7월 5일 오후 9시 50분

다섯줄 요약
마왕 신해철이 ‘SNL 코리아’의 호스트로 등장했다. 오프닝부터 신해철은 신동엽과 대마초 디스를 벌이며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다. ‘GTA 레지던트 이불’에서는 끝판 왕으로 나와 김민교와 한 이불에서 자는가 하면, ‘SNL하이스쿨-중2병고교’에서는 허세의 끝을 보여준다. ‘해철중독’ 코너에서는 무한궤도 시절의 샤방샤방한 꽃미남 사진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당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피플 인사이드’에서는 자신이 라디오를 물려줬던 후배 유희열과 방송에서 약 20년 만에 조우한다.

리뷰
신해철도 망가지는데 예외는 없었다. 신해철의 인생 굴곡 때문일까? 오프닝부터 강도가 셌다. 신동엽이 신해철이 외모 변천사를 이야기하며 “(해철)형이 대마를 언제 했더라?”라고 묻자 신해철은 “신동엽 씨 바로 전에”라고 맞받아친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누가 봐도 중년몸매가 된 신해철의 외모는 여지없이 개그 소재거리로 쓰였다. 유세윤은 인피니트를 외치는 소녀 팬들에게 “너 이분이 누군지 알아? 아이돌 1세대야”라고 설명하지만 씨알도 안 먹혔다. 유세윤은 “인간이 어떤 변화를 거쳐야 이렇게 변하는 거지? 사랑하는 사람이 변해가는 것이 얼마나 슬픈 건지 알아? 점점 배는 남산만해지고 목은 짧아지고, 거북이처럼 변해가”라며 급기야 신해철의 무한궤도 시절 꽃미남 사진을 꺼내들었다. 외모의 괴리감은 커져만 갔다.

신해철이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도시’를 물려줬던 후배 유희열과 방송에서 약 20년 만에 조우한 장면은 꽤 흥미로웠다. 신해철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유희열은 전설의 ‘타이거 광고’부터, 100분 토론의 생긴 비호감 이미지, 교복 페티시 등을 모조리 끄집어내 마치 ‘무릎팍 도사 - 신해철 편’을 보는 것 같았다. 신해철이 아내에게 하는 애교를 선보이자 참다못한 유희열은 신해철의 뺨을 때렸다.(물론 연기라고 믿는다) 이처럼 신해철은 재미를 위해 한없이 망가졌다.

무엇이 신해철을 이리 변하게 했을까? 막판에 아내에게 “우리는 다른 별에 있다가 아이들이 있는 지금의 별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하고, 아이들에게 “공부 못해도 좋으니 아프지만 마라”고 이야기할 때, 그 변화의 원인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신해철도 이제 부모세대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신을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려면 과거의 업적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망가지는 걸로 시작하는 게 이 정글 같은 미디어환경에서 정답인지도 모르니. 그나저나 ‘SNL 코리아’에서 신해철의 노래를 소재로 콩트 한 편만 꾸몄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충분히 재밌게(웃기게)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수다 포인트
- 신해철과 함께 지나가는 ‘현진영 짤’이 눈길을 끔. 현진영의 음악도 그립네요
- ‘SNL하이스쿨-중2병고교’에서 ‘시공간이 오그라들고 있어’ 유행어 예감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tvN ‘SNL코리아’ 사진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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