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KBS, SBS 2014 브라질월드컵 중계진(위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은 아쉽게 좌절됐다. 하지만 새벽잠을 설치며 응원한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서 최선을 다해 뛴 태극전사들의 땀과 눈물은 잊히지 않을 것이다.

27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H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과 벨기에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결과는 0-1 아쉬운 패배. 후반 32분 벨기에의 베르통엔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16강을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로 최하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이를 지켜봤다.

특히 이를 중계하는 해설위원들은 선배로서 득점의 순간에 자신의 일처럼 벅찬 감동을 전하는가하면, 패배의 순간에는 아쉬움을 절제하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촌철살인의 지적으로 공감을 사고 적절한 비유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던 월드컵 화제의 어록들을 다시 살펴봤다.

# 어록 1. 배성재 캐스터 “국민 모두가 대표팀 구단주.”

배성재는 이날 브라질 월드컵 H조 3차전 경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이 바로 우리 대표팀의 구단주입니다”며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준 우리 국민을 극찬했다.

차범근 위원도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있는 우리 국민들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국민여러분이 새벽에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기위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며 “한국 축구는 아픔과 함께 발전해왔다. 우리가 겪은 아픔은 한국 축구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고 최선을 다해 뛰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배성재는 벨기에전 월드컵 방송 크로징 멘트로 “새벽시간 세 경기 연속해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이 승리자입니다. 여기서 마침표를 찍고 이 열기를 K리그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어록 2. 안정환 “공 맞아도 안 죽습니다.”

MBC 안정환 해설위원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하며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27일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지 촌철살인의 촌평을 쏟아냈다. 이날 경기 전반에서 한국 선수들이 벨기에의 슈팅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공 맞아도 안 죽습니다. 피하면 안돼요”라는 멘트를 선보였다.

경기 후 송종국 위원은 “우리나라 대표팀이 너무 유럽파에 기댔다”라며 “국내 K리그에서 선수를 발굴해 경쟁을 통해 주전 경쟁을 하도록 해야한다.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 시급한 문제다”라고 평했다.

또 안정환 위원은 “우리나라 선수들은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정신력을 이야기 하는데 실력이 있고 난 뒤에 정신력이 필요하다. 실력을 채운 뒤 정신력을 앞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어록 3. 이영표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브라질 월드컵을 마친 대표팀에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이영표 위원은 경기 종료 후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기 때문에 총평은 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영표 위원은 “누군가 나에게 ‘브라질 월드컵이 실패냐’고 묻는다면 ‘실패’라고 말할 것이다. 16강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간 한국 대표팀은 실패한 게 맞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의 “우리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 도전하고 발전해야 할 것이다”라는 인터뷰에 대해서도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다. 우리 대표팀은 증명하지 못했다. 축구계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은 패배의 아쉬움을 삼키는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의 다짐을 다 봤다고 생각한다. 수고했다고 말 해주고 싶다”며 중계를 마무리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isa.co.kr
사진. KBS, MBC 월드컵 중계화면,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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