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나 셀러브리티가 입은 옷이나 착용한 액세서리 등은 화제가 되며 ‘완판행진’을 잇기도 한다. 그만큼 연예인은 하나의 트렌드를 이끄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파급력과 가장 연관이 있는 연예인을 들자면 단연 이효리를 꼽을 수 있다. 걸그룹 핑클 시절 긴 생머리, 솔로 시절 카고 바지나 큰 귀걸이, 까만 태닝피부에 금발 등 그는 유행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효리의 파급력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트위터를 시작했다. 이효리는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자신이 관심을 갖는 채식과 반려동물에 대해 홍보하며 소셜테이너로 변신했다. 이효리로 인해 채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그의 반려견 순심이는 아이돌만큼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효리가 이제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이효리가 블로그에 사진이나 글을 게재하면 그것이 화제가 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이런 이효리의 블로그는 단순한 연예인의 사생활 궁금증을 넘어 그의 관심사 그리고 휴식을 원하는 이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이효리는 결혼하며 제주도로 새 둥지를 옮겼다. 평소 자연적인 삶의 중요성과 좋은 점을 이야기해왔던 그였기에 제주도 행은 더욱 관심을 받았다.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마친 뒤 남편 이상순과 유럽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대중들이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할 무렵 ‘이효리 블로그’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이효리는 지난 5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언젠부턴가 여기가 조금 좁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직 서툴지만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많이 놀러오세요”라는 글과 함께 블로그 주소를 게재했다. 이효리의 블로그 닉네임은 소길댁. 이효리와 이상순이 거주 중인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를 뜻한다. 이효리는 닉네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소박한 일상을 공개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반려 동물들의 사진에 말을 붙여 실제 말하는 느낌을 주기도 했고 제주에서 만난 다양한 친구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이효리는 무대 위에서와 달리 화장기 없는 민낯과꾸미지 않은 소박한 모습의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앞치마를 메고 고민하며 서툰 요리 솜씨를 수줍게 공개하는 이효리의 모습에서 예전의 트렌드세터의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효리에게는 편안함과 휴식이 보였다.
트렌드의 중심에 서서 하는 모든 것이 곧 유행이고 선두가 됐었던 모습이 예전의 그라면 현재는 한가로운 곳에서 여유롭고 일상적인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효리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신선함을 줬다.
대중들이 연예인이나 셀러브리티의 SNS에 접속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은 유명인에 대한 부러움과 그들의 실제 삶을 궁금해 하고 때로는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효리의 블로그 생활은 이를 넘어 일상에 지쳐있고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대리 휴식과 새로운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두 말 없는 최고의 관광지였다. 신혼여행, 수학여행 등 각종 여행과 휴가철 1순위로 꼽히는 명소로 현재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이효리는 블로그를 통해 제주도가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란 것을 재강조했다. 톱스타 이효리가 제주도에 가서 화려한 무대 의상 대신 소박한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잡티가 보이더라도 자연스러운 환한 민낯을 보이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중들은 휴식과 소박한 삶을 강조한 ‘소길댁’ 이효리의 라이프스타일과 그를 여유롭게 해준 제주도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실제 최근 제주도에 방문했을 때도 몸과 마음의 힐링을 위해 찾은 직장인, 학생이 많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 ‘힐링여행’을 떠난 그들과 제주도에 온 이유, 제주도의 명소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효리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그만큼 이효리가 전하고자 한 여유와 힐링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어느 정도 통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효리의 블로그 포스팅 중 가장 큰 화제가 됐던 것은 ‘모순’이란 제목의 글이었다. 이효리는 이 글에서 “동물은 먹지 않지만 바다 고기는 좋아해요. 개는 사랑하지만 가죽 구두를 신죠.우유는 마시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좋아해요. 반딧불이는 아름답지만 모기는 잡아 죽여요. 숲을 사랑하지만 집을 지어요. 돼지고긴 먹지 않지만 고사 때 돼지머리 앞에선 절을 하죠…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혀지긴 싫죠… 소박하지만 부유하고 부유하지만 다를 것도 없네요. 모순덩어리 제 삶을 고백합니다”고 말했다. 이 글은 전문적인 단어나 화려한 문체의 글은 아니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이효리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담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효리가 채식을 선언하고 제주도로 향하며 가장 많이 받았던 악성댓글 중 하나는‘모순된 삶’이란 지적이었다. 이에 이효리는 자신만의 솔직한 모습으로 그를 설명한 것이다. 또 이 글은 이효리의 설명을 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실제 이 글에는 “그래서 인간인거죠. 참 솔직하고 멋진 삶을 사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효리 씨 사진들 보면서 제 맘이 풍요로워집니다”, “솔직하신 모습에 크게 감명 받고 갑니다. 어쩌면 우리네 삶은 다 모순인 것 같아요”, “무언가 생각에 잠기게 하는 글이네요. 솔직한 모습에 감동하고 반성하고 응원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그들이 말해주듯 이효리의 꾸미지 않은 글은 공감과 함께 잊혀져 있던 삶의 시각에 대해 일깨워주기도 했다.
이효리의 트위터 계정 설명에는 ‘우주의 중심’이라 적혀있다. 어찌 보면 ‘내가 제일 잘 나가’라 생각하는 과한 자신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우주의 중심, 자기 세상의 중심을 뚜렷하게 이야기해왔다. 블로그라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이효리가 느끼는 세상의 중심을 엿볼 수 있고 대중은 그를 통해 세상의 중심이 어떤 것인지 잠시나마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효리의 또 다른 세상의 중심 블로그, 다음엔 어떤 글이 게재될지 소길댁의 포스팅이 기다려진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 이효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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