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영동대로를 뜨겁게 달궜다.

싸이는 18일 6시 영동대로 코엑스 앞 특설무대에서 브라질 월드컵 H조 1차 조별 예선 한국-러시아 전을 앞두고 응원 공연에 나섰다.

싸이는 무대에 오르기 전 스크린에는 자막으로 “지난 열흘 간 신곡 ‘행오버’를 통해 뜨거운 감자보다 더 뜨거원던 싸이다. 어떤 이들은 이번 곡이 싸이의 최고가 아니라며 실망하셨고, 어떤 이들은 응원했다”며 “제가 받았던 응원 저도 드리고자 한다. 대표팀 최고의 결과는 운명에 맡기겠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월드컵 때마다 거리응원에 나섰던 싸이는 이날 현장에서도 응원단장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라잇 나우’로 포문을 연 싸이는 열광하는 관객들에게 “아침에 여러 분들 예술입니다”고 말하며 응원을 유도했다. 특설무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연신 “싸이”를 외치며 응원에 나섰다.

‘연예인’을 노래하자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흔들어 주세요’가 이어지자 관객들은 몸을 흔들며 응원전을 이어갔다. 시민들이 연신 “싸이”를 외치자 싸이는 “연호해주는 건 감사한데 남자들 소리밖에 안 들린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영동대로 형제들, 자매들 소리질러”라고 외치며 응원을 유도했다.



‘행오버’ 발표 이후 처음 한국 관객 앞에 나선 싸이는 월드스타 아닌 예전과 같은 친숙한 모습으로 응원에 나섰다. 싸이는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오랜만에 정식으로 제가 서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싸이다. 반갑다”라고 인사를 건냈다

이날 아쉽게도 ‘행오버’는 노래하지 않았다. 싸이는 “국가대표 응원하는 자리에서 숙취를 부를 수는 없다. 오늘 신곡은 하지 않는다”라며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아쉽게 신곡은 들을 수 없었지만, 시민들은 싸이의 무대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날 시민들은 새벽 4시부터 거리응원에 참여하기 위해 영동대로에 모여들었다. 싸이는 “내가 2002년부터 거리응원을 했는데 여러분은 여태껏 본 표정 중 가장 선량해 보인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며 “지치면 지는 거고, 미치면 이기는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위 아 더 원’ ‘젠틀맨’이 이어지자 객석은 더욱 뜨거워졌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챔피언’이었다. 싸이는 “이 노래는 붉은 악마를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짧을 것 같았던 내 가수 인생에 긴 생명을 불어넣어줬던 월드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곡이다. ‘강남스타일’이 아무리 잘 되도 저에게 가장 소중한 노래다. 지금 여러분과 합창해보겠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싸이는 ‘행오버’ 발표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싸이는 “선공개 곡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커다란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저는 지난 2002년도에 ‘챔피언’을 내고 이 곡을 이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10년 뒤 2012년에 이 노래(강남스타일)를 얻게 됐다. ‘강남스타일’을 능가하는 노래를 만들기까지 또 1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인디언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히트곡이 나올 때까지 여러분이 성원하는 이상 계속 열심히 음악 하겠다”고 말했다.

싸이는 대표팀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싸이는 “잠시 후에 있을 대한민국과 러시아 경기가 열린다. 우리의 기운 기세가 지구 반대편에 전해지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아낌 없는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코엑스 특설무대에는 싸이의 공연에 앞서 원더보이즈, 딕펑스, 엔시아, 레이디스 코드, 이정, 지나, 박현빈, 걸스데이가 차례로 공연을 펼치며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걸스데이는 “모인 여러분들 다치지 말고 안전하게 응원하다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특설무대 공연장 펜스 안에는 약 5,000명의 관객들이 모였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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