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 태동기(1995~1996년) : 솔로 가수들의 전성시대2000 드림콘서트 모습. god 하늘색 풍선을 중심으로 여러 팬덤의 풍선색이 수놓아져 있다.드림콘서트가 20주년을 맞이했다. 드림콘서트는 해마다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들이 총출동하는 축제의 장으로 단일 브랜드로 20년 이상 지속된 공연은 드림콘서트가 유일하다. 때문에 드림콘서트는 ‘아이돌 그룹의 성지’라고 불릴 정도로 상징성을 가진다. 드림콘서트에서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공연장 좌석을 빼곡히 채운 풍선과 야광봉의 향연이 또 하나의 장관을 이룬다. 좌석을 메운 색깔만으로도 그 해 최고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그룹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드림콘서트 20주년을 맞이해 드림콘서트를 수놓았던 가수들과 팬덤을 통해 아이돌 그룹의 역대 지형도를 들여다 보고자 한다.
1995년(왼쪽)과 1996년 드림콘서트 포스터
아이돌 그룹이 큰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1995년과 1996년에는 김건모, 신승훈 등 90년대를 주름잡은 솔로 가수들이 드림콘서트를 수놓았다. 아이돌 그룹이라는 말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시기였지만, 이들도 오빠부대를 이끌며 음반판매량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레전드들. 김건모, 김종서, 김원준, 넥스트, 듀스, DJ DOC, 룰라, 박미경, 신성우, 녹색지대, 솔리드, 터보, R.ef, 패닉, 이소라 등이 출연하며 드림콘서트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1세대 아이돌(1997~2002년) : 태초에 H.O.T가 있었다
1998 드림콘서트 H.O.T 팬덤(위)과 2000 드림콘서트 젝스키스 팬덤
드림콘서트가 본격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성지’로 거듭나는 데에는 1세대 아이돌 H.O.T와 젝스키스의 등장 이후부터다. 96년 데뷔해 ‘전사의 후예’와 ‘캔디’로 돌풍을 일으킨 H.O.T와 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해 H.O.T와 양대산맥을 이룬 젝스키스가 동시에 드림콘서트에 뜨자 당시 드림콘서트가 열렸던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은 일대 마비가 될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H.O.T의 인기는 따라올 자가 없었다. 1998년 드림콘서트에는 젝스키스와 H.O.T가 함께 출연했지만, 객석은 온통 H.O.T의 상징인 하얀색 풍선만 보일 정도로 대단한 기세였다. 젝스키스 멤버 은지원도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계란후라이의 노른자 같았다”며 고백했을 정도의 차이였다. 젝스키스가 해체를 선언했던 2000년 5월 드림콘서트에는 하얀 풍선을 능가하는 수많은 노란 풍선이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배웅했다.2002 드림콘서트
SM엔터테인먼트의 H.O.T와 대성기획(현 DSP미디어)의 젝스키스가 만든 라이벌 구도는 이후 S.E.S와 핑클, god와 신화 등으로 이어지며 1세대 아이돌 그룹의 전성기를 이끌며 본격적인 팬덤 문화를 양산시킨다. 팬덤을 상징하는 풍선이 유행했으며 먼 거리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현수막을 제작하는 등 스케일과 자리 싸움이 대단히 치열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2001년부터는 god와 신화의 세상이었다. 하얀색(H.O.T)와 노란색(젝스키스)으로 가득 찼던 경기장은 하늘색과 주황색 물결로 넘실댔다. 간간히 S.E.S(펄보라), 핑클(펄레드), 클릭비(연두색) 등 뒤를 이었다.# 2세대 아이돌(2004~2007년) : H.O.T 적장자 동방신기의 등장
2007 드림콘서트(위)과 2008 드림콘서트. 2007년에는 동방신기의 펄레드 풍선과 슈퍼주니어의 펄사파이어블루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08년은 동방신기와 SS501 펄라이트그린이 사이좋게 자리해 있다.
2004년 동방신기가 데뷔하자 아이돌 세상은 다시 요동친다. 1세대 아이돌의 잇따른 해체와 솔로 활동으로 느슨해진 팬덤의 연결고리가 동방신기의 데뷔로 다시 불붙은 것. 5인조 그룹이었던 동방신기는 다섯 명 멤버 모두 출중한 외모와 노래 실력으로 단숨에 인기를 끌었고, H.O.T의 적장자로 불리며 과거 H.O.T가 만들었던 신드롬을 일으켰다. 2007년과 2008년의 드림콘서트 풍선색의 절반은 동방신기의 색깔인 빨간색이었을 정도였다. 이에 H.O.T의 대항마 젝스키스를 탄생시켰던 DSP미디어는 SS501을 탄생시키며 과거 H.O.T와 젝스키스의 구도를 재현했다. 2008년 사진에서는 펄레드와 펄라이트그린의 거의 똑같은 지분을 자랑하고 있는 사이좋은 모습이 보인다.2세대 아이돌의 상당한 비중을 자랑하는 또 다른 그룹은 동방신기의 형제 그룹 슈퍼주니어다. 2005년 슈퍼주니어는 12명(2006년부터 13명)이라는 파격적인 인원수로 데뷔해 아이돌 세상에 또 다른 형식을 제안한 그룹. 슈퍼주니어는 데뷔 이전부터 유닛과 개인활동을 특화시킨 ‘따로 또 같이’ 전략의 정석을 보여준 그룹이기에 파급력 또한 동방신기 못지않았다. 2007년 ‘드림콘서트’는 객석 풍선색은 펄레드와 펄사파이어블루가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3세대 아이돌? (2008~) : 아이돌 춘추전국시대
2013 드림콘서트. 비스트, 샤이니, 인피니트, B1A4, 엑소 등 다양한 풍선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H.O.T로 대표되는 1세대, 동방신기로 대표되는 2세대가 있지만, 아직 ‘아이돌 세대론’에서 3세대의 등장을 언제부터라고 규정짓기에 애매한 부분이 많다. 분명한 것은 그룹 빅뱅부터 SM과 대성기획이라는 전통적인 양강 구도가 흐려졌으며 2PM과 원더걸스 등장 이후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아이돌그룹이 두루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다. 빅뱅을 필두로 직접 앨범 제작에 참여하고, 프로듀서로서 활약을 보이는 등 아티스트로서 아이돌의 영역도 넓어졌다.넓어진 활동 영역과 다양해진 그룹에 따라 2009년부터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며 다양한 색깔이 화려하게 형성됐다. 2008년까지는 H.O.T, 젝스키스, god,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해마다 꼭 한 그룹씩 거대한 풍선색을 형성하며 독식하는 모양새였다. 상대적으로 보이그룹 팬덤에 비해 약세를 보였던 걸그룹 팬덤도 규모가 커졌다. 2012년과 2013년에 소녀시대는 샤이니와 비스트와 맞먹는 규모의 좌석을 차지했고, 소녀시대의 위력은 현재진행형이다.
# 2014 드림콘서트, 진정한 3세대의 도래?
2013년 드림콘서트와 2014년 드림콘서트 예상 팬석만 봐도 달라진 지형도가 느껴진다. SM 적장자로 불리는 엑소는 H.O.T와 동방신기가 일으켰던 신드롬을 다시 재현하려는 움직임이다. 비스트와 소녀시대는 여전히 건재한 규모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B1A4, 블락비, 빅스 등의 성장세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파르다. 특히 지난해 루키로 소개되며 드림콘서트에 처음으로 참여한 빅스는 1년 만에 당당히 한 구역을 차지했다. 걸스데이와 에이핑크 등 걸그룹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들도 눈에 띈다. 반면 아이돌 2세대를 장식했던 그룹들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2세대 아이돌은 한규 그룹의 선봉장으로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드림콘서트에는 이제 3세대 아이돌 후배들이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K-POP을 이끄는 아이돌 그룹의 역사와 함께 20주년을 맞이한 드림콘서트는 이제 한류의 역사를 써나갈 그룹 현재 위치와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로 발전하고 있다.
드림콘서트 20주년② K-POP과 함께 성장한 드림콘서트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편집. 최예진 인턴기자 2ofus@tenasia.co.kr
사진제공. 한국연예제작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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