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써니’ 스틸

2011년작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는 여배우 가뭄이라며 허덕이던 충무로에 일침을 가한 작품이기도 했다. 심은경, 강소라, 김민영, 박진주, 남보라, 김보미, 민효린, 김예원, 천우희 등 젊은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유호정, 진희경, 고수희, 홍진희, 이연경, 김선경 등 중견급 여배우들까지 대거 출연한 영화는 신인 발굴에도 성공, 흥행에도 성공, 대중에 감동을 선사하는 것에도 성공한 수작으로 기록됐다. 물론 이들 여배우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었으며, 여자들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영화에서 보여준 호흡의 온도 역시 무척 뜨거웠다.

28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에서 ‘써니’의 두 여배우가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했다. 바로 남보라와 김예원이다. 두 배우는 잊지않고 ‘써니’를 언급했다.

‘써니’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성장통을 앓는 배우도 있었고, 여전히 고민 중인 배우도 있었으며, 또 다른 성과에 빛을 발한 이도, 잠시 숨죽이는 이도 있었다. 모두가 뚜벅뚜벅 자신의 길일 걷는 것만은 동일했지만 말이다.

남보라가 ‘써니’ 속 동료들을 언급하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날 ‘이렇게나 열심히 했는데도 아직 멀었을까’라는 고민에 빠졌었고 잠시 휴식기간을 가질까 생각도 해보았다는 말을 털어놓으며 눈시울까지 적셨던 남보라는 그래도 동료의 활약에 함께 기뻐했노라고 밝혔다. 그는 “백상예술대상에서 상을 받은 심은경을 보며 눈물이 나왔다”며 “함께 나이를 먹고 시간을 같이 공유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처음에는 잘되는 사람을 보며 시기와 질투도 있었지만 그 시간이 지난 후에는 결국 우정으로 되돌아오더라”라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하루 전인 27일 제 5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은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남보라는 ‘한공주’로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천우희도 언급했다. “사람들 눈에는 예쁘고 화려한 모습으로만 비춰지지만 나모르는 아픔과 고민도 있죠. 서로 그런 고민들을 터놓을 수 있어 좋아요. ‘한공주’ 시사회에서 천우희를 만났는데 ‘써니’ 이후 힘들었던 시간들을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어요.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써니’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천우희는 최근 ‘한공주’를 통해 호평받고 있다.

김예원도 ‘써니’에 대한 감정이 각별했다.

그런가하면 김예원 역시 ‘써니’에 대해 “애틋함이 있다. 남보라를 다시 만나 반가웠고 같이 연기하게 되면 더 즐거울 것 같다”며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그 역시 ‘한공주’를 보았다고 말하며 “엔딩에 천우희 이름이 뜨는데 정말 많이 울었다.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내고 한 발 한 발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아련한 존재로 남았으면 한다”고 했다.

영화 ‘써니’ 속 그녀들의 끈끈한 유대감은 캐릭터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나보다. 지금은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저마다의 고민거리를 안고 살아가는 이 귀중한 여배우들이 언젠가 또 한 자리에 뭉쳐 자신이 쌓은 인생을 풀어놓는 순간을 우리는 기대해보아도 될까.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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