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멤버들이 MBC ‘무한도전-선택 2014 특집’ 공식선거일인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시민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가 따로 없었다. 22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 서울 투표소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붐볐다.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의 연령층도 다채롭다. 오전 시간대에는 출근 전 투표소를 찾은 정장 차림의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줄을 이었고, 조금 한산해진 틈에는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와 중·장년층 시민들이, 오후에는 학교를 마친 중·고등학생들이 떼를 지어 나타났다.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겁다 보니, 행사에 참여한 이들도 즐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투표소 두 곳 중 한 곳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시민들을 맞고 있던 한 진행 요원은 “아침부터 투표하러 온 시민들 덕에 숨 돌릴 틈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 “몇 명이나 투표소를 찾았느냐”고 묻는 말에 그는 조용히 한 쪽에 놓인 종이박스를 가리켰다. 상자에는 수십 장이 한 뭉치로 이뤄진 선거인 명부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신분증 없어도 됩니다. 대신 6.4 지방선거 때는 신분증 꼭 들고 가셔야 해요.”

투표소에서 선거 진행을 돕던 진행요원의 말에서는 묘한 울림마저 느껴졌다. 진행요원, 투표소를 찾은 ‘무도’ 멤버 등 직·간접적으로 이번 투표와 관련된 이들이 6.4 지방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는 단순히 ‘무도’가 ‘선택 2014’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웃음과 감동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번 기획의 목적은 다름 아닌 투표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와 13일여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의 홍보에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투표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도 이러한 기획 취지를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30대 회사원 박 모 씨는 “오전에 반차까지 내고 투표하러 왔다”며 “‘무도’의 애청자로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뜻깊지만, 무엇보다도 ‘무도’가 예능을 통해 ‘선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것 같아 투표 동참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두 살배기 아들을 안고 투표소를 찾은 이 모 씨는 “‘무도’가 요즘 어렵다고 들었다.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어 투표소를 찾았다”며 “이번 방송을 통해 선거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새삼 방송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무도’의 기획은 메시지 전달에 그치지 않았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투표는 실제 선거를 방불케 하는 체계적인 진행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앞서 ‘무도’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투표 가능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선거 과정만큼은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투표는 투표소에 입장해서 명부를 작성한 뒤 지문 인식 후 지급되는 투표용지로 진행되며, 중복 투표는 금지된다. 이에 투표용지 지급을 맡은 진행요원은 “(중복) 투표를 하는 건 상관없지만, 개표과정에서 선거인 명부와 지문을 참고하기 때문에 전체 표수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건 후보자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속도 준수 실험이 방송의 재미를 위한 포석이었다면, 이후 선거 과정 중에 경각심을 느낀 후보자들의 태도는 어떤 선거 홍보 영상보다도 더 생동감 넘치는 ‘선거 교과서’가 아닐 수 없다.

22일 오전 ‘무도’ 멤버들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투표소를 찾아 6.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일례로 이날 오전 투표를 위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투표소를 찾은 ‘무도’ 멤버들은 공약을 묻는 말에는 “선거법상 유세 기간이 끝나서 홍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아 말했고, 투표소를 떠날 때는 “나를 뽑아 달라”가 아니라 “6.4 지방선거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 말해서 ‘무도’는 ‘선택 2014’를 통해 전 멤버 길의 음주운전 논란과 시청률 하락으로 불거졌던 ‘위기설’을 뛰어 넘은 데 이어 6.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까지 키우며 대체 불가한 ‘무도’만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투표 종료를 40분여 앞둔 오후 5시 20분, ‘무도’ 멤버들은 다시 한 번 여의도 MBC 투표소를 찾았고, 현장에 운집한 시민들에게 수차례 “감사하다”고 말하며 머리를 숙였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법을 아는 이들의 모습에서 곧 ‘무도’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단순히 기분 탓일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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