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전양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자금 관리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전양자(본명 김경숙)가 검찰에 출두했다.

10일 오후 2시 40분경 앞서 예정된 출두 시간인 3시보다 20분가량 일찍 인천지방검찰청에 도착한 전양자는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비리 의혹 관련 피조사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은 색 차량에서 세 명의 남성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 전양자는 짐짓 태연한 표정으로 손까지 흔들며 검찰청 입구에 대기 중인 취재진 앞에 섰다.

이어 전양자는 “지금 이 자리에서 관련 사실을 밝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조사에서 사실을 모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 전 회장에게 비자금 관련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황급히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인천지방검찰청 인근에는 기독교복음교회 소속 신도 800여명이 운집해 전양자 출두와 관련한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인천지방검찰청 앞 도로에 자리를 잡은 신도들은 ‘그 땅은 유 씨 일가가 아닌 우리의 땅이다’, ‘각본대로 움직이는 검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등의 플래카드를 걸고 계속해서 정부 및 검찰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전양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국제영상은 지난 1997년 세모가 부도를 겪은 이후에도 유병언 전 회장이 유일하게 2009년까지 2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다. 또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가 감사를 맡고 있고, 세모의 김모 이사가 사외이사로 있는 등 유 전 회장의 핵심 계열사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전영자가 유 전 회장 일가의 회사 운영에 깊이 관계돼 있을 것으로 보고 전양자를 출국금지 조치한 상태이며, 10일 오후 조사 결과에 따라 피조사인 신분으로 소환한 전양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인천=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인천=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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