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풀하우스’ 정은지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뮤지컬 ‘풀하우스’로 두 번째 뮤지컬 도전에 나섰다. 은지의 첫 공연이 있던 날, 예외 없이 판다(에이핑크 팬클럽 이름)들이 출동했다. 공연장 내에는 ‘집드으리! 으리의 선물! 마! 붓싼 으리 아이가?’라고 부산 출신 정은지의 사투리를 살린 재치 있는 쌀화환도 눈길을 끌었다. 정은지의 팬들은 은지의 첫 공연을 보고 어떤 느낌을 가졌을까? 공연이 끝난 후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심스레 대화를 요청했다. 정은지의 팬이라기에 무조건적인 칭찬만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뮤지컬 ‘풀하우스’ 전체에 대한 심도 있는 리뷰까지 이어지면서 유익한 시간이 됐다. 에이핑크의 팬들이 모인 일명 ‘핑덕들의 수다’를 공개한다.

[등장인물]
① 거북왕(33세, 남자) : 전형적인 삼촌팬
② 은지맘(20대, 여자) : 신화창조 출신 에이핑크 여덕
③ 삼촌팬(30대, 남자) :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팬질 생활을 시작한 팬덤 역사의 산증인
④ H양(27세, 여자) : 은지를 좋아해요!



공연장에서 발견한 센스 있는 정은지 쌀화환

Q. 안녕하세요.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정은지의 첫 공연은 재미있게 보셨는지요? 간단하게 느낌을 부탁드립니다.
거북왕 : 은지가 첫 뮤지컬인 ‘리걸리 블론드’ 때보다 많이 편안하게 공연을 하는 모습이 보여서 참 흐뭇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H양 :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오히려 성장한 모습으로 우리를 감탄하게 만든 것 같아요.
은지맘 : 저는 뮤지컬 내내 은지만 보느라 다른 내용이 기억이 안나요. 흐흐. 계속 은지만 보고 있으니 은지가 메인이 아닌 넘버에서 다른 배우들이 노래나 연기를 하고 있을 때 혼자 깨알연기 하는 게 눈에 보이잖아요. 그게 정말 꿀이었어요. 스포트라이트 안 받을 때도 뒤에서 꿍얼거리면서 연기하고, 앙상블에 맞춰주면서 표정 연기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삼촌팬 : 저는 한 마디로 말한다면 ‘노래는 합격, 연기는 분발!’입니다.

Q. 앗, 삼촌팬님. 연기는 분발이라니 왜죠?
삼촌팬 : 물론 팬 입장에서는 ‘좋았다’가 대부분일 테지만 아마도 뮤지컬을 많이 본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아쉬웠을 것 같네요. 대사 씹는 것도 2~3번 나오고 가끔씩 어색한 장면들이 나오긴 했어요. 이제 첫 공연이니 연습을 더 한다면 좋아질 것 같아요. 예전에 ‘리걸리 블론드’할 때도 첫 공연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15회 정도 관람했는데 보는 내내 은지가 실수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런 마음에 손에 땀도 많이 났었어요. 그때도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정말 좋아졌더라고요.

Q. 정은지가 첫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와는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인 것은 맞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을 이전 작품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은지맘 : 이전에 표준어로 연기할 때는 어떤 역할을 맡든 대사톤이 다 똑같아서 걱정했는데 이제 그것에서 좀 벗어난 게 느껴졌어요. 대사 치는 것도 훨씬 자연스러웠고, 툭툭 튀어나오던 사투리 억양도 어젠 거의 없고요.
H양 : 배역을 자신에게 맞게 소화하는 것도 능력이지만 그보다 더한 능력은 아예 배역 그 자체에 녹아들어 배우가 아닌 배역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눈에는 이제 고작 두 번째 작품을 소화하고 있는 은지가 그 경지에 오른 것처럼 보이더군요. 정말 한지은 같았어요.

Q. 노래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은지맘 : 뭐 말할 것도 없이… 짱짱!! 개인적으로 정은지 보컬의 최고 장점이 노래를 편하게 부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쉽게 편하게 잘 부르면서 고음도 시원시원, 중저음도 시원시원. 게다가 뮤지컬에 맞게 발성도 크게 쭉쭉 뻗어나가는데 어우~ 그냥 탄산수 들이키는 줄 알았어요. 하하.
거북왕 : 2막 시작 후 터져 나온 은지 솔로곡이 아쉬웠던 공연의 모든 부분을 날려 주었어요. 잠깐 눈물까지 찡긋했습니다.
H양 : 은지의 창법은 주로 고음을 위주의 하이노트가 많았는데 요즘 은지는 노랫말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서 부르기 시작한 것 같아요. 2막 시작 후 나오는 은지의 솔로곡을 듣고 있으면 뮤지컬 내용에 비해 빠른 전개일지라도 노래에 실린 감정하나로 극에 몰입되기에 충분했어요.

Q. 다들 2막 시작 후 부른 은지의 솔로에 큰 인상을 받았군요.
은지맘 : 네! 은지가 옛날에 부른 노래를 들으면 확실히 잘 부르긴 하는데 감정이 덜 묻어나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이제는 그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솔로곡에서 은지 표정이 아주 노래에 흠뻑 빠져드는 그 애절한 표정…!!!

뮤지컬 ‘풀하우스’

Q. 뮤지컬 ‘풀하우스’ 자체론 어떻게 보셨나요?
H양 : 사실 극 전체를 두고 본다면 아직 초연작이라서 그런지 극의 흐름이 매끄럽지는 않아보여요. 갑자기 진행되는 이야기나 사건의 해결 과정,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 등 개연성이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세트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인지 동선이 다양하지 않아서인지 무대 조명으로 화려함을 나타내려 한 것 같아요.

Q. 팬으로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은지맘 : 있었죠. ‘리걸리 블론드’에 비하면 은지 분량이 적고, 은지 넘버도 많지 않아 조금 아쉬웠어요. ‘리걸리 블론드’라는 작품은 여자 주인공이 혼자 다 이끌어가는 작품이라 은지 분량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때를 기억하는 팬들은 이번 작품이 아쉬울 수도 있어요.
삼촌팬 :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아무래도 연습이 조금 부족한 느낌을 받았어요. 가면 갈수록 나아지겠죠. 하지만 제가 평소에도 ‘예쁘다’는 소리를 잘 하지 않는데 극 중 드레스를 입고 머리띠를 하고 휠체어를 탄 장면에서는 정말 정말 예쁘다고 칭찬하고 싶어요.

Q.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역시 은지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네요. 하하.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H양 : 스토리는 아쉬웠지만, 배우들의 호연이 뮤지컬을 다시 보게 만들 것 같아요. 그리고 아름다웠고 강렬했으며 귀엽기까지도 했던 은지의 한지은. 은지가 아니었으면 없었을 그 감동을 다시 또 느끼고 싶어요. 은지는 뮤지컬 내내 참으로 예뻤습니다…
거북왕 : 아, 생각보다 레오 군과 조합도 괜찮았어요. 앞으로 더욱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은지 양이 더욱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삼촌팬 : 공연장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은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나중에 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은지를 확신하거든요(은지는 서태지이후 20년만에 발견한 보물이에요). 설레고 좋은 기분으로 집으로 갑니다.
은지맘 : 이렇게 뮤지컬을 통해 연기를 접하고 점점 느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고, 뿌듯하고, 장하고 그렇습니다!! 정은지 파이팅!

※ ‘핑덕들의 수다’는 공연이 끝난 후 기자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주시고 보내주신 팬분들의 글을 바탕으로 재편집됐습니다. 수다에 참여해주신 에이핑크 팬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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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스토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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