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풀하우스’에서 이영재 역을 맡은 빅스 레오
빅스의 메인보컬 레오가 배우로 변신했다. 원수연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풀하우스’에서 톱스타 이영재 역을 맡은 그는 그동안 그에게서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무대 위에서 하나둘 꺼내 놓는다. 까칠하면서도 도도한 성격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이영재가 지닌 아이 같은 장난기도 더없이 밝고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다채로운 뮤지컬 넘버를 통해 뛰어난 보컬 실력과 감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빅스 멤버 중에서도 표정 변화가 가장 적고 감정 표현이 두드러지지 않았기에 그의 다양한 색깔을 발견할 수 있게 한 ‘풀하우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깊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지은 역의 에이핑크 정은지와 무대에 선 레오
레오의 이영재를 만난 건 그의 3회 차 공연에서다. 이날은 여자 주인공 한지은 역으로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나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풀하우스’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쉴 새 없이 귀를 울리는 뮤지컬 넘버들. 강렬한 록부터 발라드, 레게 등 여러 장르로 구성된 곡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한지은과 이영재가 기자회견에서 사랑에 빠진 순간을 거짓으로 말하는 듀엣곡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남녀 주인공의 스위트한 매력을 잘 드러낸다. ‘아주 오래된 동화책 속의 마법 같은 이야기’라는 가사처럼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 같은 사랑을 소프트하면서도 심지 있는 보컬로 그려낸다. 레오가 소화한 넘버 중 단연 넘버원으로 꼽을 수 있는 건 1막 끝 무렵에 등장하는 ‘이 세상이’다. 자신이 뇌종양에 걸린 것으로 알고 슬픔에 잠겨 부르는 이 곡에서 레오는 그가 지닌 섬세한 감수성과 극에서 표현되어야 하는 감성을 완벽하게 일치시킨다. 호소력 짙은 보컬을 요구하는 곡에서 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다.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주목해볼 만하다. ‘레오가 저런 연기도 가능하구나!’ 싶은 감탄의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한지은을 강아지처럼 다루며 청소를 시키거나 테이블 위에서 두 발로 박수를 치는 장면 등은 ‘풀하우스’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레오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이다. “멈춰, 지은이를 놔줘!” 같은 오글거리는 대사도 뻔뻔하게 연기한다. 또한, 멜로, 코믹, 액션 등 다양한 장르로 연결되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어색함 없이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해낸다. 여주인공은 물론 앙상블과도 차분하게 조화를 이룬다. 다만, 그가 배우로서 무대에 서 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연기의 기술적인 문제점들, 예를 들어 시선 처리의 미숙함이나 레오 특유의 발음 때문에 간혹 대사가 잘 전달되지 않는 부분들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모델 포스를 뽐내는 빅스 레오
무대에서 배우의 연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그중 배우의 외적인 조건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레오의 183cm의 큰 키와 하얗고 작은 얼굴, 넓은 어깨, 긴 팔과 긴 다리는 인기 절정의 스타를 표현하기에 최적의 신체 조건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풀하우스’에서 가죽 재킷, 슈트, 야상 등 여러 가지 콘셉트의 옷을 탁월하게 소화해내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한다. 노래와 연기, 그리고 이러한 외적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종이 위에만 존재했던 ‘풀하우스’의 이영재를 현실 세계로 불러올 수 있었다.한 인터뷰에서 “뮤지컬이 정말 재밌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던 레오의 말처럼 ‘풀하우스’는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2시간 동안 시원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가수 레오가 아닌 배우 레오로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한 유쾌한 뮤지컬 ‘풀하우스’를 통해 그는 의미 있는 시작을 맞이했다. 이제 막 배우로서 한 걸음을 뗀 레오, 그의 매력이 만개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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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스토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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