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황후’ 방송 화면 캡처
MBC ‘기황후’ 방송 화면 캡처
MBC ‘기황후’ 방송 화면 캡처

MBC ‘기황후’ 51회 2013년 4월 2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골타(조재윤)의 탕약을 의심했던 타환(지창욱)은 각고의 노력 끝에 골타의 속내를 듣게 되고 그가 매박수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미 위중한 상태였던 타환은 아유와 승냥(하지원)의 목숨을 위협하는 매박수령과 황태후(김서형)를 잡아들일 계책을 세우고 교지 배포를 이유로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뒤 분노를 터트린다.

리뷰
반전은 없었다. 51회 방송분까지 장장 6개월간 쉼 없이 달려온 ‘기황후’의 종착지에는 결국 인간의 탐욕이 낳은 추악함과 반복된 복수가 남긴 끝없는 슬픔만 기다리고 있었다. 연철(전국환)부터 타나실리(백진희), 바얀(임주은), 골타, 황태후 등 ‘악인’을 자처했던 수많은 이들이 숨을 거두었으나, 어느 누구 하나 웃을 수 없었다. 타환의 혼신의 힘을 쏟은 복수에도 통쾌함보다도 씁쓸함이 먼저 느껴졌던 이유다.

모두가 너무나도 아팠다. “돈이 나의 주인”이라고 외쳤던 골타나, “살아남기 위해서 권력에 기댈 수밖에”라며 울부짖는 황태후, 후사가 없는 것에 대한 시기심과 사랑받지 못한 외로움에 자신을 잃어버린 타나실리까지 악인은 악인대로 자신의 감정적 결핍에 고통받았다. 왕유(주진모)를 위해 목숨을 던진 연비수(유인영)와 죽는 순간에도 승냥의 안위를 걱정한 왕유, 눈 감는 순간까지 승냥의 이름을 부르던 타환 등 지킬 것이 많아진 이들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던졌으나 끝내 웃을 수 없었다.

결국, 승냥만 남았다. ‘고려의 여인’으로 홀로 원나라를 찾았던 그때처럼, 승냥은 다시 혼자가 됐다. 사랑했던 이도, 사랑할 이도 남지 않은 승냥의 두 손에는 핏덩이와 같은 자식 아유만 남았다. 방송 말미에 담긴 과거 남장을 한 승냥이 왕유와 타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원나라 황후가 된 승냥의 기구했던 삶과 대비되는 판타지처럼 느껴졌던 것도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염병수(정웅인)는 죽음을 앞둔 순간에 자신의 앞에 선 승냥에게 “너도 살기 위해까지 남들 짓밟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 넌 황후가 된 거고, 나는 출세를 못 한 거. 그거 말고는 너와 내가 다를 게 뭐가 있어”라고 소리쳤고 그토록 증오했던 악인의 죽음에도 승냥은 회한 젖은 듯 눈시울을 훔친다. 그리고 이어진 타환과 탈탈(진이한)의 죽음. ‘기황후’는 “주원장에게 대도를 정복당하고 북쪽 초원지대로 물러난 기황후가 아유시리다라가 북원을 건국했다”는 문구와 함께 끝을 맺지만,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살아남은 자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으리라는 것. 이들의 반전 없는 결말에 슬픔만 가득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다.

수다 포인트
- 그간 힘겹게 끌어왔던 이야기가 무색하게 모든 악인이 한 번에 명을 달리했네요. 도대체 몇 명이 죽은 겁니까.
- 기왕 팩션사극으로 갈 것이었다면, 결말도 바꿔주실 수는 없었나요?
- 고려에서 끌려온 궁녀들을 본 뒤 “쉬게 해준 뒤 돌려보내라”고 말하는 승냥, 이것도 나름 판타지라면 판타지입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MBC ‘기황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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