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김수현
201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신드롬 속에 있을 때 앞으로 김수현에게서 이훤을 떼놓고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으며, 2013년 가장 기이한 흥행세를 보여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속 원류환 역시도 김수현의 행보에서 주요한 기점이 되는 캐릭터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만큼 김수현은 캐릭터와의 밀착력이 높았다. 그리고 지난 달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 역시도 김수현을 대표하는 또 다른 캐릭터로 기록되었다.

생각해보면 이훤도 원류환도 도민준도 보통의 캐릭터는 아니다. 전형성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들은 김수현의 표정 안에서 참으로 신나게 놀았다. 어쩌면 실제로도 ’400살’은 먹지 않았을까라는 의심마저 들게 하는 묘한 무게감으로 전형을 벗어난 특이한 캐릭터들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힘을 지닌 이 배우, 그는 정말 별에서 온 것은 아닐까?

10. 우선 드라마를 끝낸 소감을 들려주길.
김수현 : 뜨겁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무엇보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행복했다. 잠을 못 자기는 했으나, 즐겁게 마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10. 4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살아온 도민준을 소화하면서 가장 신경쓴 부분은 무엇인가.
김수현 : 가장 많이 신경썼던 부분은 아무래도 도민준이 살아온 세월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 부분에 가장 많은 노력을 했다. 표현이 잘 되었다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던 것 같긴 하다. 개인적으로 조선시대 분장이나, 개화기 시대 분장이나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재미있었다. 또 아무래도 이전에 사극을 한 번 했었던터라, 도포자락도 참 마음에 들었다. 연기하기에 신나는 요소들이 많았다.

10. 도민준은 외계인이기도 하다. 그런 설정과 관련된 준비는 어떻게 했나.
김수현 : 물론 외계인이지만, 세월을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처음 생각한 것은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를 생각해보게 됐다. 도민준이가 처음 지구에 도착해서는 궁금한 것이 많았을테지만, 점점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아가는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서 감정들을 누를 수밖에 없게 되고 사람들에게 점점 마음을 닫아간다고 할까?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는 특별히 외계인라서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보다는 어차피 드라마 안에서 할 일들이 있을텐데 감정들을 표현해야할텐데라고 판단, 감정선을 똑같이 가져왔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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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도민준과 실제 김수현 사이 닮은 점이 있나.
김수현 : ‘민준이 형’은 아는 것이 많고 (하하하하), 많은 공부가 필요한 상태인데 공통점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가 가진 진중한 모습이 닮았다(웃음).

10. 실제 성격이 연기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치던가.
김수현 :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집요하다고 할 수도 있을만한 성격이다. 최근에 가까운 사람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너는 그렇게 성격이 한 곳에 치우쳐서 (연기할 때도) 집중을 한 곳에만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네가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이야기한 전체를 봐야하고 시야가 넓어야 하고 그런 것에 틀어지지 않겠나’라고도 하더라. 생각을 하다가 그런 대답을 했다.’ 나는 숲을 보는게 아니라 나무 를 보는 것은 맞지만, ‘나무들’을 보는 것이다’라고. 그런 부분들에 있어 드라마 촬영을 할 때, 연기를 할 때 매 컷들 매 신들 드라마 전체를 만드는 것에 있어 성격이 도움이 많이 된다. 연기할 때 있어서도 어떤 감정을 이 단어를 쓰는데 있어 집요하게 표현하려고 하고 그런 감정들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시는 것 같다.

10. 도민준이 지닌 초능력 중 갖고 싶은 능력은.
김수현 : 시간을 멈추는 능력도 좋고, 공간이동을 하는 능력도 참 좋다. (고민하더니)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 (이유는?) 집에도 빨리 가고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10. ‘별그대’에서 민준이 가진 능력을 표현하는 부분, 예컨대 순간이동 등 그런 신에서는 눈에 힘을 주면서 연기했다. 하면서 무슨 생각이 들던가.
김수현 : 도민준이 초능력을 쓸 때 견디기 힘든 부분도 많았다(웃음). 현장에서 촬영할 때 스태프도 있고 동네 주민들도 있는데 다들 쳐다보는데 저 혼자 눈을 이렇게 한다던가 물론 꼭 쉽지만은 않았다. 재미있었다. 친구들도 방송에서 볼 때 어떻게 보이냐 했는데 초능력 하는 것 같애라는 리뷰들도 들으며 열심히 응원받으며 했다.

10. 전지현과는 영화 ‘도둑들’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소감은.굉장히 화.기.애.애.했다.
김수현 : 전지현 선배님, (정정하더니) 지현 누나하고는 ‘도둑들’ 때 처음 인사를 드렸고 이후 드라마에서 만나게 되어 무엇보다 편했다. 누나가 워낙 성격이 쾌활하셔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굉장히 화.기.애.애.했다. 무엇보다 ‘도둑들’ 기자회견 때도 이야기 했었는데, 지현 누나는 (멜로적인) 몰입이 잘 되지 않나. 물론 나이차이가 몇 살 정도 있지만, 몰입하기에 참 좋았다. 또 지현 누나도 이번에 캐릭터 준비를 많이 해주셔서 제가 ‘별에서 온 그대’ 촬영하는 동안 자꾸 생각이 든 것이 최고의 천송이와 함께 하고있다는 것이었다. 아참, 남자 스태프들이 카메라 감독님이나 장태유 감독님이나 조명 감독님이나 다 속된 말로 ‘죽겠는거죠’ 다들 너무 좋아하시더라. 그런 부분이 다행이었다. 현장 분위기가 덕분에 좋았다. 그래서 걱정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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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얼마 전종방연에서는 전지현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김수현 : 칭찬릴레이. 약간 오글거리는(웃음). ‘야, 너무 잘했어’부터 나도 ‘누나 천송이는 정말~’ 뭐 이런 이야기였다. 더 해드릴까요?(웃음)

10. 실제로도 천송이같은 톱스타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어떨까.
김수현 : 대본을 먼저 보면서 천송이가 하는 대사들이나 행동들이 귀여워죽겠더라. 그런 발랄한 여자친구가 있다면 좋기도 할 것 같다. 물론 피곤하기도 할 것 같다. 으허허. 그런 여자친구를 감당하려면 성격이 도민준 같은.. 아니 능력이 필요한가? 그래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10. 김수현이 꼽는 최고의 장면은.
김수현 : (한참 생각하더니) 키스 장면이 참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얼음호수 에필로그 신 중, 시간을 멈춘 뒤 도민준이 천송이의 손을 잡고 키스하는 신이 인상깊었다. 촬영한 낚시하는 호수에 눈도 오고얼음도 얼어있어, 차가운 분위기에 따듯한 분위기를 함께 섞은, 뭐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 장면은 많은 분들께서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10. 많은 이들이 열광했던 매회 에필로그신은 어땠나.
김수현 : 그 부분이 편했다. 천송이와 사랑에 빠졌다는 부분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일종의 비밀을 만드는 신이다보니 연기할 때도 흥미로웠다. 굉장히 좋았다.

10. 국내에서도 반응이 좋지만 해외, 특히 중국에서 팬들이 많아졌는데 체감하나.
김수현 : 3월부터 중국 이곳저곳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될 것 같다. 그 부분은 드라마 후반부로 가면서도 소식 전해드리면서 뿌듯했다. 이번에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

10. ‘해품달’ 부터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별그대’까지 연속 흥행을 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비결은.
김수현 : ‘해품달’을 시작으로, 사랑을 받는 것에 있어서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우선은 작품운이 좋았던 것 같다. 또 무엇보다 제가 맡은 캐릭터들이 ‘해품달’에서는 일편단심의 슬프고 가슴아픈 가상의 왕, ‘은밀하게 위대하게’ 에서도 간첩으로 남파임무를 수행하나 정이 들어버린 가슴 아픈 스파이, ‘별그대’에서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열 수 있을만한 캐릭터였다고 할까. 그런 부분들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되었다.

10.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김수현 :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기준이다. 내가 표현할 캐릭터의 매력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있는가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보는 편이다. 지금까지는 그런 캐릭터를 잘 만날 수 있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영화 ‘타짜’에서 김혜수 선배님이 고니 이야기를 하면서 ‘이 남자 가질 수 없는 건가’라고 말한 대사다. ‘가질 수 없는 남자는 굉장히 갖고 싶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번에 도민준은 가질 수 없는 남자가 맞지 않았나. 천송이한테 무릎 꿇기 전에는 말이다. 그런 방향으로 표현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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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7세 어린 나이에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어떤 기분인가.
김수현 : 우선은 드라마가 잘 되어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궁금해주시는 것이 일차적으로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 물론 두려운 부분들도 많이 있다. 아무래도 도전하려는 입장이지만, 지켜야하는 것들이 더 많이 늘어나고 생겨나면서 구애받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럴수록 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 키이스트 식구들이나 동료배우분들이나.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가까워지는 것 같다. 물론 부담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린 것처럼 의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 그렇게 지내고 있다.

10. 여전히 당신은 도전적인가.
김수현 : 도전자의 자세에서 변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글쎄, 그래도 언제까지나 최대한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다. 어떻게 변했다는 것은 아직 정확하게 모르겠다. 아직 도전자이다. 계속 도전하겠다.

10. 마지막으로 매우 가벼운 질문! 워낙에 작은 얼굴, 작은 머리로 유명하다. 옆에 선 사람들을 다 큰 얼굴로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그런 매력을 가진 본인의 기분은 대체 어떤가.
김수현 : (빵터짐) 허허허. 오우. 많은 분들이 얼굴이 작으신데. 뭐, 덕분에 카메라 앞에도 서보고 ‘어머니 감사합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 DB, 키이스트, 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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