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콘서트 현장

그룹 B1A4(비원에이포)의 다섯 명이 찬란하게 빛나던 순간이었다. 지난 15~16일 서울시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B1A4의 세 번째 단독콘서트 ‘더 클래스(The Class)’는 양일간 1만여 명의 팬들과 함께 하나가 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더 클래스’, 즉 수업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에 관련된 콘셉트로 꾸며져 눈길을 끌었다. 먼저 교복을 입은 댄서들이 무대 위에 등장해 자전거를 타거나 서로 사진을 찍는 등 마치 학교에 등교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광판에는 ‘출석현황’이라는 글자와 함께 공연장에 들어서는 관객 수를 표시했다. 학교 건물을 연상시키는 전광판 장식과 교문을 본 딴 무대 세트도 ‘더 클래스’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윽고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서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전광판에는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 배우 김광규가 등장했다. 김광규는 자신을 학생주임이라고 소개하며 “지각생 리스트가 있네. 하나, 둘, 셋, 넷, 다섯이 아직 안 왔다”고 B1A4의 등장을 암시했다. 또한 “오늘 하루는 여러분에게 굉장히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라며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시켰다.

B1A4 콘서트 현장

‘후 엠 아이(Who Am I)’로 화려하게 콘서트의 포문을 연 B1A4는 교복을 입고 등장해 훈훈한 고등학생으로 변신했다. 자기소개도 깜찍했다. 바로는 초등학생이 자기소개를 하듯이 “안녕↗하세요↘. 저는↗ 비포고등학교 2학년↗ 3반↘ 서기를 맡고 있는 차↗바로↘입니다”라며 귀여운 모습을 보였다. 산들은 “비포고 2학년 3반 인기쟁이 산들입니다. 실제 학교 다닐 때도 인기가 많았지요? 아, 죄송합니다”라고 소개했다. 진영은 자신의 부회장 이력을 자랑했고, 공찬은 역시 “우리 반에서 제일 잘생긴 공찬입니다”라며 미모를 자랑했다. 신우는 “저는 뭐할까요? 선도부..? (멤버들 : 교수, 교수!) 여교수?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해 다섯 명 각자 자신들의 특색을 살려 인사를 건넸다.

B1A4는 다양한 장르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너 때문에’, ‘굿 러브(GOOD LOVE)’, ‘걸어본다’, ‘별빛의 노래’, ‘뷰티풀 타겟’, ‘이게 무슨 일이야’, ‘잘자요 굿나잇’ 등 이전 앨범 수록곡과 히트곡과 함께 ‘예뻐’, ‘오 마이 갓’, ‘서울’, ‘사랑 그 땐’ 등 지난달 1월 발표했던 정규 2집 수록곡도 함께 선보였다. 특히 신우는 빨간 라이더 재킷을 입고 등장해 자신의 솔로곡이자 자작곡 ‘음악에 취해’로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산들과 공찬도 첫 듀엣곡 ‘벅차’로 감미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진영과 바로는 ‘베이비(BABY)’로 댄서들과 함께 섹시 퍼포먼스를 선보여 팬들의 비명소리를 자아냈다.

B1A4 콘서트 현장

팬들의 환호 소리가 가장 컸던 순간은 B1A4가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미니드라마. 총 2화로 나뉘어 선보여진 미니드라마는 비포예술고등학교에서 일어난 B1A4 멤버들 간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진영의 능청스런 꽃미남 연기를 비롯해 미니드라마는 차선우, 공찬식, 이정환, 신동우 등 본명까지 사용하며 다섯 고등학생이 펼치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풀어냈다. 바로가 “조금 오글거렸죠?”라는 질문에 팬들은 “네~”라고 해맑게 대답할 정도로 미니드라마에는 손발을 오므리게 만드는 깨알 같은 재미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지난해 콘서트에서 공부방 친구들을 위해 물품을 기부 받는 기부 부스를 운영해 건전한 팬 기부 문화에 앞장섰던 B1A4는 이번에도 기부 부스를 운영하며 개념돌로서 앞장섰다. 여기에 학교 폭력에 관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빵셔틀, 와이파이셔틀 등 뉴스 자료화면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대규모 안무팀과 강렬한 록 사운드에 맞춰 학교 폭력의 무서움을 암시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신우는 “학교 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돼서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했고, 공찬은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팬들과 함께 학교폭력을 방지하자는 약속을 했다. 이어 무대 위에는 칠판이 등장해 학교 폭력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직접 새기는 시간도 마련됐다. 진영과 산들, 공찬과 신우, 바로가 나뉘어 무대 양 쪽에 마련된 공간에 래커로 그림을 그렸다.

학교답게 운동회와 응원전도 이어졌다. B1A4는 무대와 1층, 2층 사이 통로에 나눠 서서 이어달리기를 펼치며 운동회 분위기를 만들었다. B1A4는 1분 안에 다섯 명이 이어 달려 공연장을 한 바퀴 도는 미션을 부여 받았다. 그러나 미션을 성공하지 못한 B1A4는 다섯 명이 함께 막춤을 선보이는 유쾌한 시간을 만들었다. 콘서트를 함께한 밴드를 소개하는데도 밴드부라고 자막을 안내하는 센스도 곁들여졌다.

B1A4 콘서트 현장

앙코르 무대에서는 대학교 졸업식처럼 B1A4 멤버들이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의미있는 마무리를 만들었다. 신우는 “여러분이 우리의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들입니다”, 산들은 “사랑해주시는 팬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감사한 오늘이다”라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진짜 마지막곡 ‘길’을 부르는 멤버들의 눈에는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 내렸다.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는 찬란한 10대의 추억처럼, B1A4 콘서트 ‘더 클래스’에 왔던 이들도 영원히 졸업하고 싶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갔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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