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인지 시트콤인지 모르겠다”(ID jfk***)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하나같이 비현실적이고 과장돼있다’(ID uwr***)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 시청자게시판에는 매주 방송이 끝나면 작품에 대한 비판글이 적지 않게 게재된다. 스토리 구성이나 등장인물들의 모습 등 작품의 주요 요소들이 모두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이 작품은 극 후반이 가까워오면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률만으로 보면 ‘국민드라마’에 가까운 인기를 보였다. KBS2 주말드라마 시간대가 통상적으로 30% 이상을 기록하는 인기 시간대임에 힘입은 바도 있지만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의 공세가 심해진 최근 50%대에 가까운 시청률은 가히 경이적인 기록이다. 여러 비판 의견 속에서도 ‘왕가네 식구들’이 이토록 사랑받은 이유는 뭘까?
# 명확한 선악구도와 권선징악적인 주제가 주는 통쾌함
‘왕가네 식구들’ 속 캐릭터는 한 회만 들여다보아도 파악이 가능한 완벽한 선악구도를 지니고 있다. 어머니 역할의 이앙금(김해숙)을 중심으로, 첫딸 왕수박(오현경) 둘째 사위 세달(오만석) 동생 허영달(강예빈)은 전형적으로 악하거나 무능하고 안하무인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은 이해불가한 자식 편애, 불륜, 상식밖의 행동을 일삼으며 ‘갈등유발자들’로 자리한다. 그리고 이들의 정확한 대척점에는 온갖 역경에도 꿋꿋이 살아가는 둘째 딸 왕호박(이태란) 첫째 사위 고민중(조성하) 셋째 사위 최상남(한주완)이 있다.
이처럼 단순한 선악구도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굉장히 전형적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손쉽게 스토리를 따라오는 데 용이한 구조다. 여기에 초반의 선악구도가 후반으로 가면서 일부 캐릭터들이 개과천선하거나 벌을 받는 권선징악적인 구도는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준다. 즉 현실에서는 명확치 않은 선악구도와 ‘악한 자는 벌을 받는다’는 단순명쾌한 진리가 드라마 속에서 구현되면서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이런 점은 ‘왕가네 식구들’의 주시청자층인 중장년층에게 소구하는 지점이다.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 전개보다 어느 시점에 봐도 쉽게 따라올 만한 구조가 시청률 고공행진의 요소로 꼽힌다.
# 독특한 캐릭터와 황당무계한 설정이 몰고 온 화제성
큰딸에 대한 상식 밖의 편애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찬 이앙금, 자신의 외모 가꾸기에만 치중하다 어느날 갑자기 경제적 위기에 맞닥뜨린 왕수박, 허세와 바람기로 가득찬 허세달…
현실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라기보다는 어딘가 조금씩 과장되고 희화화된 ‘왕가네 식구들’ 속 등장인물은 베테랑 연기자들과의 만남으로 빛을 발한 경우다. 김해숙, 나문희, 조성하, 장용, 이태란 등 탄탄한 연기실력을 갖춘 배우들은 독특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십분 살리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듯하게’ 현실성을 입히는 데도 성공했다.
반면 외도하는 남편을 잡기 위해 납치 자작극을 벌이고 며느리를 들이는 데 ‘서바이벌 오디션’을 보는가하면 수십년간 미워하던 딸이 유산했다는 이유로 급작스럽게 화해하는 등 ‘왕가네 식구들’ 속 황당무계한 사건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황당함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문제를 통찰적으로 들여다보는 데는 무리수가 많았지만 화제성 면이나 주말드라마를 통해 위안을 얻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소재로 자리하기에는 충분했다.
당초 ‘왕가네 식구들’은 연어족, 처월드, 삼포 세대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와 가족의 문제를 소재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성’을 담아내기엔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좋은 드라마라는 호평은 받지 못했음에도 ‘왕가네 식구들’에 대한 뜨거운 호응이 시사하는 바는 드라마 제작자들이 눈여겨봐야할 요소가 있음이 분명하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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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하나같이 비현실적이고 과장돼있다’(ID uwr***)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 시청자게시판에는 매주 방송이 끝나면 작품에 대한 비판글이 적지 않게 게재된다. 스토리 구성이나 등장인물들의 모습 등 작품의 주요 요소들이 모두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이 작품은 극 후반이 가까워오면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률만으로 보면 ‘국민드라마’에 가까운 인기를 보였다. KBS2 주말드라마 시간대가 통상적으로 30% 이상을 기록하는 인기 시간대임에 힘입은 바도 있지만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의 공세가 심해진 최근 50%대에 가까운 시청률은 가히 경이적인 기록이다. 여러 비판 의견 속에서도 ‘왕가네 식구들’이 이토록 사랑받은 이유는 뭘까?
KBS2 ‘왕가네 식구들’
# 명확한 선악구도와 권선징악적인 주제가 주는 통쾌함
‘왕가네 식구들’ 속 캐릭터는 한 회만 들여다보아도 파악이 가능한 완벽한 선악구도를 지니고 있다. 어머니 역할의 이앙금(김해숙)을 중심으로, 첫딸 왕수박(오현경) 둘째 사위 세달(오만석) 동생 허영달(강예빈)은 전형적으로 악하거나 무능하고 안하무인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은 이해불가한 자식 편애, 불륜, 상식밖의 행동을 일삼으며 ‘갈등유발자들’로 자리한다. 그리고 이들의 정확한 대척점에는 온갖 역경에도 꿋꿋이 살아가는 둘째 딸 왕호박(이태란) 첫째 사위 고민중(조성하) 셋째 사위 최상남(한주완)이 있다.
이처럼 단순한 선악구도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굉장히 전형적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손쉽게 스토리를 따라오는 데 용이한 구조다. 여기에 초반의 선악구도가 후반으로 가면서 일부 캐릭터들이 개과천선하거나 벌을 받는 권선징악적인 구도는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준다. 즉 현실에서는 명확치 않은 선악구도와 ‘악한 자는 벌을 받는다’는 단순명쾌한 진리가 드라마 속에서 구현되면서 통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이런 점은 ‘왕가네 식구들’의 주시청자층인 중장년층에게 소구하는 지점이다.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 전개보다 어느 시점에 봐도 쉽게 따라올 만한 구조가 시청률 고공행진의 요소로 꼽힌다.
KBS2 ‘왕가네 식구들’
# 독특한 캐릭터와 황당무계한 설정이 몰고 온 화제성
큰딸에 대한 상식 밖의 편애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찬 이앙금, 자신의 외모 가꾸기에만 치중하다 어느날 갑자기 경제적 위기에 맞닥뜨린 왕수박, 허세와 바람기로 가득찬 허세달…
현실에서 있을 법한 캐릭터라기보다는 어딘가 조금씩 과장되고 희화화된 ‘왕가네 식구들’ 속 등장인물은 베테랑 연기자들과의 만남으로 빛을 발한 경우다. 김해숙, 나문희, 조성하, 장용, 이태란 등 탄탄한 연기실력을 갖춘 배우들은 독특한 캐릭터들의 매력을 십분 살리면서도 ‘어딘가에 있을 듯하게’ 현실성을 입히는 데도 성공했다.
반면 외도하는 남편을 잡기 위해 납치 자작극을 벌이고 며느리를 들이는 데 ‘서바이벌 오디션’을 보는가하면 수십년간 미워하던 딸이 유산했다는 이유로 급작스럽게 화해하는 등 ‘왕가네 식구들’ 속 황당무계한 사건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황당함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문제를 통찰적으로 들여다보는 데는 무리수가 많았지만 화제성 면이나 주말드라마를 통해 위안을 얻는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소재로 자리하기에는 충분했다.
당초 ‘왕가네 식구들’은 연어족, 처월드, 삼포 세대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와 가족의 문제를 소재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현실성’을 담아내기엔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좋은 드라마라는 호평은 받지 못했음에도 ‘왕가네 식구들’에 대한 뜨거운 호응이 시사하는 바는 드라마 제작자들이 눈여겨봐야할 요소가 있음이 분명하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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