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엄정화), 미연(문소리), 해영(조민수)은 당당한 40대다. 어린 남자와 만나는 골드미스 신혜, 당당하게 섹스를 요구하는 도발적인 주부 미연, 딸 눈치 보며 연애를 즐기는 해영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40대를 즐기는 세 친구다. 하지만 평탄했던, 평탄해 보였던 이들의 삶도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한다. 연하남의 애정공세에 가슴이 뛰기 시작하지만,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소문이 신혜를 옥죈다. 사랑 받기 위해 노력하는 미연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남편 때문에 혼란스럽다. 해영은 다시금 풋풋한 사랑을 꿈꾸지만, 예기치 않은 몸의 신호로 위기를 겪는다. 40대 세 친구의 ‘관능’적인 삶은 유지될 수 있을까. 청소년 관람불가, 13일 개봉.

10. 40대 여성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여자는 여자다. ∥ 관람지수 6


‘관능의 법칙’은 40대 여성을 꺼내들었다. 골드미스 신혜, 주부 미연, 싱글맘 해영 등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40대다. 20~30대가 지닐 수 없는 40대만의 농염한 ‘관능’을 내세웠다. 나이 40세를 가리켜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불혹’(不惑)이라 이른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작은 유혹에도 술술 넘어가는 40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관능의 법칙’ 속 40대의 세 친구도 마찬가지다. 영화적 완성도를 떠나 ‘관능의 법칙’은 그 도전과 시도만으로도 관심이 가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40대의 사랑, 20~30대의 사랑과는 분명 다를 거란 호기심이 솟아난다. 일, 사랑 그리고 섹스를 대하는 40대의 감정 폭은 예상만큼이나 넓다. “우리가 우아한 맛은 있지”란 극 중 대사는 이 영화의 지위를 분명하게 해 준다.

우연인지, 의도인지 극 중 역할이 배우들의 실제 상황과도 일치한다. 엄정화는 극 중 신혜처럼 골드미스, 문소리는 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주부, 조민수는 싱글맘이다. 극 중 이들의 행동과 말투가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나누는 세 배우의 대화들과 행동들을 보면, 연기가 아니라 자신의 실제 삶과 감정을 쏟아내는 것 같기도 하다. 세 배우는 실제로도 40대다. 40대라는 공통점으로 묶여 있는 세 친구지만, 직업 등 주위 환경은 제각각이다. 때문에 이들이 나누는 사랑의 방식도 차이를 보인다. 베드신 표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이렇게 각기 다른 40대 세 여성의 삶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준다. 이를 통해 20~30대가 지니지 못한 40대만의 매력을 드러낸다.

조민수는 풋풋한 사랑을 꿈꾸는 ‘소녀’ 감성을 품었다. 약간의 백치미도 더해졌다. 세 배우 중 가장 언니(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지만, 가장 귀엽다. 이전 조민수의 이미지를 기억한다면,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다. 또 해영과 성재(이경영)가 속삭이는 사랑도 꽤 인상적이다. 처음 사랑에 빠진 이들처럼, 순수한 느낌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중년 남성의 멋스러움이 이경영을 통해 제대로 살아났다.

문소리는 왁자지껄한 성격의 주부 미연을 잘 살려냈다. 순수한 느낌의 해영과 커리어우먼 신혜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감을 이뤄주고 있다. 또 미연과 재호(이성민)의 사랑은 코믹스럽다. 또 40대 중년 부부의 실제 침대 생활을 엿보는 것 같다. 약물(비아그라)의 힘을 빌리는 재호는 애처로울 정도다. 문소리와 이성민은 실제 부부처럼 호흡도 딱 맞다.

엄정화는 당당하고, 잘 나가는 방송국 PD 모습, 딱 그대로다. 연하남 현승(이재윤)과의 사랑도 뜨겁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노출 정도가 상대적으로 세다. 베드신도 격렬하다.

결말은 조금 아쉽다. 이들이 지닌 갈등과 고민들을 서둘러 봉합한 느낌이다.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시작을 알렸지만, 마무리는 지극히 평범하다. ‘급 화해모드’와 ‘행복모드’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다. 뭔가 도발을 기대했던 건 욕심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 40대 여성이 아닌 사람이나 남성들의 경우, ‘관능의 법칙’에 대한 이해의 폭이 어느 정도일까? 분명 재미와 이해의 지점은 다를 것 같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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