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계의 큰 별이 졌다.
프로테스트 포크의 거장이면서 반전운동에 앞장섰던 피트 시거가 27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4세. 피트 시거는 우디 거스리와 함께 미국의 저항적인 프로테스트 포크를 발전시킨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1919년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시거는 1938년 하바드 대학을 중퇴하고 음악 활동에 나섰다.
고인은 리드 벨리, 머디 워터스의 초기작을 발굴한 민요학자 앨런 로맥스의 소개로 우디 거스리와 만나 앨머낵 싱어즈를 결성해 활동했다. 이후 4인조 포크 밴드 위버스 등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려나갔다. 포크 붐을 일으킨 ‘포크 리바이벌’의 중심에 있었다. 모던포크의 산실이 된 그리니치빌리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밥 딜런, 조운 바에즈 등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피트 시거는 선동적이고 반체제적인 노래로 미국 보수층의 예의 주시 대상이 되기도 했다.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던 50~60년대에는 공산주의자로 볼려 방송 출연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웨어 헤브 올 더 플라워즈 곤?(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이프 아이 헤드 어 해머(If I Had A Hammer)’와 같은 비판적 가사로 국내에서 한때 주요 검열 대상이기도 했다. ‘위 쉘 오버 컴(We Shall Over Come)’은 전세계의 집회현장에서 불리는 노래.
피트 시거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했지만 버즈의 노래로 히트한 ‘턴! 턴! 턴!(Turn! Turn! Turn!)’처럼 아름다운 멜로디를 작곡하는 한편 ‘관타나메라(Guantanamera)’ 등의 민요를 불러 미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시거는 특히 전 세계의 민요를 모던포크로 편곡해 노래해 미국에 보급하는 역할도 했다. 6·25 참전용사였던 그는 ‘아리랑’을 녹음하기도 했다.
고인은 미국의 모던포크 레퍼토리를 풍부하게 발전시키는 한편 음악에 담긴 인권 반전, 친환경 메시지를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1940년대 스페인 내전 때부터 사회 운동에 나서 60년대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이르기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2011년에는 92세 고령의 나이로 투기자본금융을 비판하는 집회 ‘월가 점령’에 지팡이를 짚고 참석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피트 시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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