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8회 2014년 1월 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도민준(김수현)은 벼랑 끝에서 천송이(전지현)를 구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천송이는 난장판이 된 집안을 발견하고, 도민준은 겁먹은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유세미(유인나)는 오랫동안 짝사랑한 이휘경(박해진)에게 드디어 마음을 드러낸다. 한편, 한유라(유인영)가 임종 체험관을 다녀간 사실을 알게 된 수사팀은 타살을 의심하지만, 결정적인 증인이 사고로 사망한다.
리뷰
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김수현). 그는 외계인이 아니라 남자였다. 사랑하는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신경 쓰이고, 모든 생활의 중심이 그녀에게로 모아지는. 아무리 초능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지만, 사랑의 감정 앞에서는 평범해지는 남자다. 지구에서의 시간이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도민준은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과 일상을 느끼며 살아보지 못했다는 후회를 한다. 지금 천송이(전지현)과 함께 밥 먹고, 웃고, 즐기는 일상의 소중함을 400년만에 처음 느끼고 있는 것이다. 끝이 보이는 순간부터,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처럼 도민준도 이제서야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도민준의 굳게 닫힌 마음에 균열을 일으킨 것은 천송이(전지현)라는 존재다. 400년전 조선의 땅에서 만난 소녀에서 시작된, 끊어지지 않는 운명의 연결 고리로 이어진 두 사람. 그러나 어쩌면 이런 운명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완벽한 사랑으로 완성시키지 위한 해석일지도 모른다. 도민준과 천송이의 인연은 과거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지금 현재 완성된 사랑에서 과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우리가 지금 사랑을 하고, 상대방과의 특별한 관계를 ‘운명’으로 규정지으면서부터 지난 시간이 다시 재정립되는 것 처럼.
이제 더 이상 운명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건. 도민준과 천송이, 정확히 말하면 김수현과 전지현의 케미가 제대로 불 붙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케미가 사람이 아닌, 외계인과의 관계에서는 그 반응이 더욱 대단하다. 이는 도민준과 천송이라는 캐릭터의 매력도 있지만, 이를 보다 입체적으로 담아낸 김수현과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힘이 매우 크다. 두 배우가 주고 받는 눈빛과 미소, 그리고 마지막 입맞춤까지. 이들이 만들어내는 불꽃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수다 포인트
- 유혹하는 전지현의 15초 보다 숨막히는 건, 도발적인 김수현의 키스! 보는 것만으로도 호흡곤란;;;
- 도민준의 몹쓸 술버릇이 초능력 남발이라니! 그런 버릇은 개나 주지 말고, 나한테 줬으면 하는 헛된 망상
- 위험한, 다급한, 곤란한 순간… 어느새 나도 모르게 ‘도매니저’를 외치고 싶다
글. 박혜영(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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