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방송화면
‘응답하라 1994′ 방송화면
‘응답하라 1994′ 방송화면

tvN ‘응답하라 1994′ 20회 2013년 12월 27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성동일이 입원한 병원에 병문안을 간 나정(고아라)과 칠봉(유연석), 마침내 쓰레기(정우)와 마주친다. 쓰레기를 만난 나정은 울음을 터뜨리고, 칠봉은 그런 나정에게 이유를 묻지 못한다. 자신의 생일에 나정을 찾아 케이크를 선물한 칠봉은 돌아가던 길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나정은 꼬박꼬박 병문안을 오지만 칠봉은 자꾸만 불안하다. 아무리 살뜰하게 보살펴줘도 결국은 엄마에게 달려가버리는 쑥쑥이를 보며 서운해하는 해태(손호준)에게서 칠봉은 애써 외면했던 외로운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칠봉은 다시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리뷰
서로가 서로를 긴 시간 짝사랑했던, 그래서 서로가 절박했던 세 남녀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가장 강력한 오프닝으로 문을 연 ‘응답하라 1994′ 20회. 오래도록 나정을 바라 본 칠봉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공간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결정적 순간, 두 사람 앞에 쓰레기가 등장한다.

재회한 두 사람 사이 감춰져있었던 시간의 비밀이 공개됐다. 헤어지지 않은 채 헤어졌던 나정과 쓰레기가 이별을 하게 된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20년을 오누이처럼 지내온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미안함에 진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하지 못했고, 서서히 지쳐버린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속인 시간에 갇혀 헤어진 이유조차 몰랐던 나정은 먼 훗날 쓰레기를 만나고 돌아온 길, 오랜 시간 참아냈던 긴 울음을 토하고 만다. 그런 나정에게 칠봉은 한 마디도 건네지 못한 채 문 밖만 지키고 섰을 뿐이다.

하지만 상대를 배려하느라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자신의 욕망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칠봉과 나정도 마찬가지였다. 나정의 빈자리에 극도로 불안해하던 칠봉은 결국 마지막 순간 그 사랑을 포기하고 만다. 불안한 자신의 모습에서 간절한 사랑이 결국 자신에게 오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 회를 앞둔 ‘응사’는 조금 처진 템포 속에서 나정, 칠봉, 그리고 쓰레기를 이야기했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최종회, 드디어 나정의 남편 김재준의 정체가 공개되는데, 우리는 세 사람의 갑갑한 가슴만큼 갑갑한 20회를 보았다.

수다포인트
-애플이 잡스러운 것을 만들었던 이유는 ‘잡스’였기 때문이었군요? 역시 동일 형, 주식 보는 눈만 없지 언어의 마술사입니다.
-맞나?↘ 맞나?↗의 차이, 이제는 다 아시겠죠?
-칠봉이는 그때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네 옆에 아무도 없다면’, 나랑 연애하자고.”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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