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TAR ‘노는 오빠’의 두 MC 김지훈(왼쪽), 이기우
“고기도 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고 했던가. 그동안 멀끔한 외모와 도시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배우 김지훈, 이기우는 지난달 25일 첫 전파를 탄 케이블채널 Y-STAR ‘노는 오빠’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동갑내기 ‘절친’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노는 오빠’를 만나 그들만의 시선으로 패션, 뷰티, 맛집, 여행 등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를 소개한다. 드라마, 영화 등 작품활동과 간헐적인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만 대중을 만났던 두 남자의 일상적인 모습과 30대 남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노는 오빠’만의 매력. 거기에 보기만 해도 훈내가 풀풀 풍기는 두 남자의 비주얼은 덤이다.
이제 막 30대에 돌입한 김지훈과 이기우는 일과 사랑,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눈발이 흩날리던 어느 날, 이태원 모처에서 두 남자와 나눈 유쾌한 수다를 여기에 공개한다.
# 김지훈, 이기우에게 ‘노는 오빠’란?10. ‘노는 오빠’라는 제목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배우로서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나요(웃음).
‘먹고 사는 것’ 이상으로 ‘잘 노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하지만 ‘노는 오빠’라는 타이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답한 두 남자는 “배우의 이미지가 있지 않으냐”며 애교 섞인 투정도 부렸다. ‘노는 오빠’에는 ‘잘 노는 남자’라는 수식에 대한 두 남자의 자부심과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걱정하는 모습이 동시에 담겨있었다.
이기우: 사실 저는 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노는 오빠’에는 묘한 뉘앙스가 담겨있잖아요(웃음).
김지훈: 제목이 정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제목을 놓고 제작진이 회의를 거듭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구 이렇게 예상치 못한 제목으로 결정됐지만… 아무래도 배우니까 이미지가 중요하죠. 하지만 막상 촬영하다 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네요. 대본 없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한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프로그램의 의도니까 거기에도 부합하는 것 같아요.
10. 두 분이 서로 다른 외모만큼이나 완전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점이 캐스팅의 이유라면서요? 촬영하면서도 서로의 취향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지훈: 성격은 다르지만, 나이가 같다 보니 기본적인 성향이나 인생관 등 공통된 부분이 많아요. 잘 어우러지면서도 서로의 개성이 살아있죠. 두 가지 선을 잘 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로서의 이미지와 보통의 30대 남자의 모습.
이기우: 두 가지 매력이 방송에 잘 담기면 여성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남성시청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겁니다. 또 우리 둘의 친분이 깊어서 다른 프로그램 촬영과 달리 친밀하고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10. 패션·뷰티 프로그램은 주로 여성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데 ‘노는 오빠’는 남자들이 타깃시청자층이라는 점이 독특해요.
이기우: 우리는 ‘노는 오빠’를 남성분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남자들도 트랜드에 관심이 많아요. 다만 티를 안 낼뿐이죠.
김지훈: 남자 배우 두 명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시청자들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우리 두 명이 30대 남자이기 때문에 비슷한 성별, 연령 때 시청자들에게 더 보여드릴 것이 많죠. ‘어떻게 해야 멋지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의 답을 ‘노는 오빠’에 고스란히 녹여내려 합니다.
# 일과 사랑, 라이프 스타일에 대하여 논하다10. 두 분 모두 데뷔한 지 10년 이상이 됐기 때문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느 정도 정립됐을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조금 독특하긴 하지만, 김지훈과 이기우도 30대 남자로서 자신들의 삶을 풍족하게 꾸리려 부단히 애쓰고 있었다. 특히 배우 이청아와 공개 열애를 이어가고 있는 이기우는 남다른 ‘연애관’도 전했다.
김지훈: 꽤 오랜 시간을 연기자로서 살다 보니 삶의 모든 것들이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여가생활, 일상도 모두 마찬가지죠. 아마 이 나이 때를 살아가는 분들은 대부분 그러지 않을까요?
이기우: 직업이 배우이긴 하지만, 따른 직종과 큰 차이는 없어요. 사회 초년생은 아니고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지시하는 입장은 아닌, 다시 말하자면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연결하는 허리와 같은 역할이죠. 일이 중요한 시기이다보니 자칫하면 일에 파묻혀 삶에 대한 여유를 잃어버리기가 쉬워요. 일과 인생에서 성공적으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나름의 해방구가 필요하죠. 가족, 여행, 등산, 여가 등 모든 것들에서 그런 해방구를 찾으려는 편이에요.
10. ‘노는 오빠’에서 소개하는 정보들에 유독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와요. 이유가 있나요?
김지훈: 우리 모두 삼시 세끼를 먹죠. 하지만 누군가는 급하게 끼니를 때우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해요. 30대가 지나면 이 모든 것들을 어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와 함께하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죠. 그만큼 ‘먹는다’는 행위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에요.
이기우: 예전에는 맛집에 줄을 서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웃음). 하지만 그게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고기도 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는 말처럼 사랑하는 사람, 가족들을 위해서 ‘맛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놓을 필요가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노는 오빠’는 남자들을 위한 일종의 ‘맛집 지침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10. 30대 남자로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찾았나요?
김지훈: ‘김지훈’이라는 사람으로서는 나이 먹는 것을 크게 못 느껴요. 남자는 20대이든, 50대이든 똑같이 남자인 거죠. 노는 것 좋아하고 게임을 하다 보면 승부욕 발동하고 이런 것들이 나이 먹는다고 크게 바뀌지는 않잖아요(웃음). 다만 사회적으로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면서 생각이 많아져요. 우리는 ‘노는 오빠’를 통해서 그런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모든 연령대를 관통하는 남자의 세계’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기우: 남자는 여자와 비교하면 항상 ‘동심과 환상’을 갖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남자라면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죠.
10. 이기우는 이청아와 연인 관계임을 공개하셨고, 김지훈은 아직 솔로시죠(웃음). 분명 두 분의 연애관도 조금 다를 것 같네요.
김지훈: 인연이라고 할까요? 저는 아직도 그런 것들을 믿는 편이에요(웃음). 연애와 사랑은 늘 함께하며, 꼭 해야 할 만큼 좋은 거죠. 지금도 인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요. 사랑도 억지로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이기우: 연애와 사랑은 꼭 해야 해요. 자신이 어떤 나이이든, 사회적 직책에 있든 사랑은 그 사람을 풍요롭게 하거든요. 많이 만나보고 헤어져 보는 것도 중요해요. 그리고 그 사람의 삶과 직업에 대한 이해도 필요해요. 지훈이는… 알아서 하겠죠?(웃음)
# 남자들이 전하는 트렌드 이야기, 그 의미는?10.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들 중 ‘노는 오빠’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이들이 그들만의 시선으로 패션, 뷰티, 맛집, 여행 등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것, ‘노는 오빠’가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이유다. 김지훈과 이기우는 ‘노는 오빠’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걸까.
이기우: 여성분들이 나와서 진행하는 비슷한 프로그램은 많아요. 하지만 30대 남자 배우 두 명이 나와서 트렌드를 읽고 남자들이 놀고, 먹고, 생활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죠.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러운 생활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에요. 남자가 봐도 즐겁고, 여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에요.
김지훈: 한평생을 살며 다양한 경험들을 하지만, 누군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것은 한계점이 있어요. 우리를 통해서 시청자분들이 대리만족하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주제들을 찾아 탐구해나갈 예정이에요. 두 사람이 연예인이라서 할 수 없었던 것들, 남자라서,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하나씩 도전해 나가다 보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분들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방송인만큼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지루하지 않게 풀려고 노력할 겁니다. 우리 두 사람이 최대한 노력할 테니, 편견 없이 방송을 봐주시고 그다음에 평가해주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웃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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