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19회에서 영도(왼쪽)와 탄은, 인생 최대 위기를 겪는다
재벌과 신데렐라의 전형적인 러브스토리라는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또 다시 그 뻔한 설렘에 빠져들고 말았다.

SBS ‘상속자들’이 12일 20회로 종영한다. 우리를 가장 궁금하게 만든 것은 주인공 은상(박신혜)의 그린라이트가 김탄(이민호)에게로 향할 것인지, 아니면 영도(김우빈)에게로 갈 것인가 하는 점. 물론, 이 역시 충분히 예상가능한 그림으로 흘러갈 것을 다 알았지만 말이다. 그만큼 김은숙 작가가 그린 신데렐라 스토리는 쫄깃쫄깃했으며, 그녀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의 매력은 엄청났다.

그냥 보내긴 아쉬운, 두 남자의 매력을 19회를 통해 짚어보았다.

(1) 박력 탄이, 당당한 태도로 사랑쟁취…사랑으로 성장한 소년

은상은 탄의 생일파티에 여자친구로 당당히 입성한다.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공식행사에 은상을 동반한 탄의 박력이 오프닝부터 여심을 뒤흔들었다. 세상평판도 아버지 호통도 더 이상 무섭지 않다고 말하는 당당함과 아버지가 주실 세상은 은상보다 탐나지는 않다 말하는 우직함. 허락인지 협박인지 모를 아버지의 호통을 듣고 안도하며 은상을 꼭 껴안아주는 탄이의 모습을 보니 당연히 탄에게 마음이 기운다.

제국그룹의 서자로 늘 자신의 진짜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갇혀지냈던 탄은 꼭 지키고 싶은 은상을 지켜내는 것으로 자신을 속박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했다. 하지만 달달한 두 어린 연인의 사랑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탄의 아버지가 쓰러져버린 것이다. ’아버지를 잃게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온 몸으로 느끼게 된 탄이, 은상과의 사랑은 여전히 그린라이트가 될까?

(2) 카리스마 영도, 사랑은 잃었지만 우정은 지켰다…질투를 극복하고 성장한 소년

빨간 스웨터를 입은 영도가 화면에 등장한 순간, 또 다시 흔들리는 마음. 영도는 어린시절 부터 친구였던 탄과의 사이 깊게 얽혀있었던 상처를 털어내고 당당하게 마주한다. 삐뚤어진 영혼이라 더욱 매력있었던 영도가 어른으로 훌쩍 커버린 모습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탄을 보낸 영도는 은상의 사진을 슬쩍 보며 그리움을 드러내는데, 그러고 보니 영도에게도 은상은 가슴에 평생 남을 첫사랑이었다. 그러나 영도, 이제 상처받은 마음을 잘못된 방법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왕따 당하는 라헬(김지원)의 흑기사를 자청하는 모습은 트러블메이커에서 진짜 사나이로 성장한 모습의 결정체다.

그렇게 자란 영도에게 그러나 아픔은 또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무너져내린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순간, 그토록 그리워하던 엄마와의 거리도 코 앞이다. 인생 최고의 위기를 맞닥뜨린 영도의 성장기, 그린라이트일까?

종영의 문턱까지 그 쫄깃한 긴장감을 잃지 않았던 ‘상속자들’은 20회를 끝으로 정말 종영하게 된다. 이제 탄이와 영도 사이 갈팡질팡하던 영혼들은 어쩌냐고? 걱정하긴 이르다. 채널만 돌리면 tvN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정우)와 칠봉이(유연석)가 있다. 또 영화관으로 가면 ‘용의자’의 지동철(공유)와 민대령(박희순)가 눈부신 초콜릿 복근과 상남자의 더티섹시함으로 승부를 벌인다. 이들의 매력, 탄이와 영도 못지않게 어마어마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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