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전설 들국화가 27년 만의 신곡 ‘걷고 걷고’ 공개 하루를 앞둔 가운데 평단과 호평과 동료 연예인들의 응원이 동시에 이어져 화제다.

들국화 원년멤버인 전인권(보컬), 최성원(베이스,보컬), 고(故) 주찬권(드럼,보컬)이 모여 레코딩한 새 앨범 ‘들국화’가 이달 6일 발매되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들국화 페이스북을 통해 유재석, 유희열, 황정민 등 들국화 팬을 자처한 유명인들이 참여한 릴레이 인터뷰 ‘응답하라 들국화’가 공개돼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주말인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리더 장기하와 영화감독 곽경택이 릴레이 인터뷰에 합류했다. 장기하는 “비장함과 애틋함이 마음에 직격타를 날리는 음악”이라며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고 그러고 싶어도 소용이 없을 정도”라고 밝히며 들국화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곽경택 감독은 “한국음악의 자존심이자 프라이드”라며 “선율은 도저히 한국음악 같지 않았는데, 가사가 한국음악이어서 처음 듣는 순간 나를 멘붕에 빠뜨렸다”고 들국화를 처음 접했던 당시 추억을 전했다. 이어 “그들의 음악을 우리세대가 아니라 누구든지 한번이라도 들어본다면, 가슴을 울릴 것”이라고 들국화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역시 릴레이 인터뷰에 참여한 리쌍의 길은 “그냥 들국화니까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지 이유가 필요 없을 정도”라며 “들국화와 같은 무대에서 같은 노래 ‘제발’을 함께 불렀던 그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였다”라고 추억담을 전했다.

들국화의 음악을 미리 접한 평단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성공회대 신현준 교수는 “들국화는 단지 건재(健在)할 뿐만 아니라 부단히 진화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주찬권의 허망한 죽음으로 원년의 주역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 만들어진 이 음원들은 문자 그대로 소중한 기록(recording)”라고 밝혔다. 음악평론가 김직가 씨는 “보수적으로 말하자면, 실망할 분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놀라운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들국화의 새 앨범은 오는 3일 자정 ‘걷고, 걷고’ 선 공개를 시작으로 6일에는 신곡 7곡과 들국화 기존 곡을 편곡한 리메이크 12곡 총 19곡이 두 장의 CD에 담겨 공개된다. 이번 앨범은 지난 10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드러머 故주찬권이 참여한 마지막 앨범이라 의미가 더욱 깊다. 주찬권은 이번 앨범의 모든 곡에 드럼 녹음으로 참여했다.

들국화는 가요계에 찬란하게 빛나는 1집과 2집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들국화 1집 앨범 ‘들국화’는 21명의 음악전문가들이 모여 조사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1위에 올랐다.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명곡을 쏟아낸 들국화의 80년대는 한국 대중음악의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됐다. 작년에는 15년 만에 원년멤버로 재결성해 록페스티벌, 단독공연을 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포츈엔터테인먼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