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누나’ 방송화면 캡처

tvN ‘꽃보다 누나’ 1회 2013년 11월 30일 10시 20분

다섯 줄 요약
‘꽃보다 아름다운 누나’들과 ‘초보 짐꾼’ 이승기의 좌충우돌 배낭여행기가 공개됐다.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은 짐꾼 이승기를 만나 크로아티아로 향했고, 터키 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숙소까지 가는 방법을 찾는 데만 1시간이 걸린 이승기를 ‘짐짝’ 취급했다. 작품을 통해 늘 세련된 이미지만을 보여 왔던 여배우들은 어렵게 도착한 첫 번째 여행지 이스탄불에서 무사히 여행을 즐길 수 있을까.

리뷰
똑같은 구성에 출연진만 바뀌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다. ‘할배’들의 뒤를 이어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떠난 ‘누나’들의 이야기는 색다른 매력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꽃보다 누나’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은 출연진들이 ‘여배우’라는 점에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그들의 여행기에서 드러난 그녀들의 모습은 ‘여배우’라기보다는 한 명의 ‘여자’에 가까웠다. 예민하고 까다롭지만, 여자이자 누군가의 어머니이기에 가능한 이해심과 배려 등의 모습은 ‘꽃보다 할배’가 전달한 재미와는 질감이 달랐다.

여배우의 모습을 내려놓은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은 소탈하고 귀여운 매력을 과시했다. 사전 모임에 갑작스레 등장한 ‘꽃할배’들을 맞은 그녀들은 “먹을 게 없느냐”는 백일섭의 한 마디에 시아버지를 만난 며느리처럼 분주히 움직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여행을 준비하며 ‘누나’들은 각자 이번 여행이 자신에 주는 의미와 가치를 떠올리며 자신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놔 관심을 끌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항상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들만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는 그녀들의 소박한 소망은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누군가의 참모습을 발견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여행이다”는 말처럼, 여행길에 오른 ‘누나’들과 이승기는 전에 본 적 없는 색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을 통해 ‘엄친아’ 이미지를 쌓아온 이승기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러 버스에 가고, 숙소까지 가는 길을 알아보는 데만 1시간이 걸려 ‘누나’들에게 “똑똑한 얘가 머리 쓸 줄을 모른다”는 핀잔을 들었다. 또 남다른 영어 실력을 선보인 윤여정과 쉴 새 없이 질문을 퍼 부은 이미연도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하며 ‘꽃누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콜밴을 부를 방법을 알고도 짐짓 모른 체하며 이승기를 도운 김희애의 모습은 ‘꽃할배’와 ‘꽃누나’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할배’들이었다면 호통부터 치고 말았을 것을, “전문 가이드가 아니니 헤매는 게 당연하다”며 이승기를 뒤에서 조용히 돕는 모습은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인 ‘누나’들의 항해는 그렇게 닻을 올렸다. ‘여배우’ 수식을 내려놓은 ‘누나’들과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이며 ‘짐짝’으로 전락한 이승기는 크로아티아 여행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을지.

수다 포인트
-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던 당당한 이승기는 어디 갔나요. 허둥대는 그를 보는 제 마음이 다 아파져 옵니다.
-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한 회였습니다. 특히 김희애 씨, 얼굴만 고우신 게 아니군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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