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가 돌아온다. 뱀파이어, 지킬 앤 하이드에 이어 이번엔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의 사랑을 이뤄주는 ‘저주인형’이다.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콘셉트와 강렬한 음악으로 ‘누구와도 다른’ 빅스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룹의 색을 완성시켜 나가는 동시에, 멤버 개개인의 매력도 점차 어필 중이다. ‘저주인형’을 통해 이전보다 더 처절하고 강력하며 압도적인 모습으로 변신한 빅스. 리더 엔을 비롯해 레오 켄 라비 홍빈 혁 빅스 여섯 멤버가 만들어 낼 무대 위의 완벽한 그림을 만나기 전, 6인 6색 비슷한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한 그들을 잠시 살펴보고 가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 명 한 명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24시간도 모자라’지만, 이번엔 요약버전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한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 랩 써, 가사 써, 곡 만들어, 다재다능 만능래퍼 라비
온몸을 울리는 동굴 같은 저음으로 무게감 있는 랩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성시경 박효신 서인국 등의 보컬리스트가 대거 포진한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아이돌 그룹 빅스의 유일한 래퍼. 프리스타일 랩부터, 작사, 작곡 능력까지 탁월해 빅스의 첫 번째 정규앨범 ‘VOODOO’에 자작곡 ‘Secret Night’을 비롯, 신곡 ‘Beautiful Killer’ ‘Someday’ ‘대답은 너니까’ ‘Say U Say Me’ ‘오늘부터 내 여자’의 작사에 참여해 그의 실력을 마음껏 펼쳤다. 불어로 ‘홀리다’라는 뜻을 지닌 라비라는 이름을 소속사 대표가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들었을 정도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연습생 시절 소속사에서 일기와 독후감 쓰기 숙제를 내줬을 때, 인터넷에서 베껴온 거 아니냐고 다들 의심했을 정도로 남다른 기량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KBS2 ‘불후의 명곡’ 추모연가7 특집 방송에서 선보인 라비의 랩 가사 역시 압권이다. ‘나는 발뺌하는 목격자/사건의 진실을 숨긴다/결과가 뻔한 재판에 들어서지 않으려는 이유는 인간의 본능/말할 수 없는 말/말하자면 너를 사랑한단 말/이 칠흑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혜성 같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고 김성재 사건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탄생한 그만의 감각적인 랩 가사로 ‘말하자면’ 무대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라비의 거침없는 랩 덕분에 빅스 멤버들 중 유독 남자 팬이 많아 행사무대나 공개방송에서 “원식아!(라비의 본명은 김원식)”라고 부르는 굵직한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도 있다. 추석특집프로그랩 ‘스타페이스오프’에서 여장을 했을 당시 “죽고 싶었다”고 웃으며 말했을 정도로 남성적인 성향을 지닌 멤버지만 단순히 센 면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만난 여동생을 보고 울음이 터져 버릴 만큼 여동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여동생 바보’인 것은 물론, 기분이 좋을 땐 한없이 흥에 겨워 특유의 눈웃음을 날리며 의도치 않은 귀여움을 발산하기도 한다.
[기대 하나] 차기 아이돌 저작권 부자 예약이요
이번 앨범만 해도 도대체 몇 곡을 작사한건지. 앞으로도 좋은 가사, 좋은 노래, 부탁해!
[기대 둘] 라비의 입에서 나올 비하인드!
라비가 흥에 겨우면 입에서 술술 말이 잘 나오죠. 연.애.사.는.됐.고. 멤버들의 숙소 생활 비하인드 한 번 시원하게 풀어주면 땡큐베리감사.
# 비주얼 마스터+‘홍침’ 마스터, 완벽주의자 홍빈
그를 보면 누구도 이견 없이 “잘생겼다”는 말부터 내뱉게 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외모에 별다른 생각이 없는듯하다. 연습생 시절 남미에서 건너온 미남자가 할 법한 장발 곱슬머리 상태였지만 그마저도 그의 미모를 가릴 수는 없었다. 지난 7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 당시, 연기에 욕심이 있느냐고 흘러가는 말로 물었을 때 다행히 “네, 욕심 있어요”라고 대답해 왠지 모르게 국가적 차원의 손실을 막은 기분이 들기도 했던 멤버. 소속사의 연기반(엔, 켄, 홍빈) 출신답게 나날이 발전하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그는 이번 ‘저주인형’ 뮤직비디오에서 극적이고 극단적인 감정을 제대로 표출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함을 증명했다. 잘생긴 외모에 더해 한 번 해내겠다 마음먹은 건 제대로 이루고야 마는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지녔다. 빅스가 결성되기 전,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이돌’에서 같은 소속사 선배 성시경으로부터 “잘생기면 노래 못해도 돼?”라는 말을 듣고 칼을 간 결과 존 레전드의 ‘Save Room’을 매력적인 저음으로 소화해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보컬적인 면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홍빈은 박효신의 ‘짱팬’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홍빈이 가수로서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짐작할 수 있게도 한다. 박효신이 있어 지금의 소속사를 선택했다는 홍빈은 박효신을 ‘햇님’(홍빈이 박효신 ‘형님’이란 말을 변형해서 부르는 말)으로 칭하며 여전히 뜨거운 팬심을 유지 중이다. 멤버들이 새로운 앨범의 콘셉트로 찍은 자신들의 사진을 트위터 프로필로 올릴 때 홍빈은 자신의 생일날 찾아와 자신을 꼭 안아준 ‘햇님’ 사진을 프로필로 고수하는 식이다.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쏙 들어가는 아이같은 얼굴을 하고는 반전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바로 ‘홍침’(홍빈+정곡을 찌르는 침의 합성어)이다. 다이어트 중인 켄이 슈가파우더가 묻은 도넛을 먹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먹고 살찌고 다이어트 해야겠다”라고 한다든가 동갑내기 친구 라비가 카메라를 갖고 장난을 칠 때 “카메라 한 번 깨고 빚더미에 앉아 봐야 정신 차리지”라는 말을 특유의 걱정스런 말투로 툭 건넨다. 여기에 “약속을 똑대히 하라고 똑대히” “문 부수겄어” 등 보통의 20대라면 잘 사용하지 않는 구수한 단어를 쓰는 순간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런 구수하고 친근한 표현 덕분에 ‘홍침’이 그저 귀엽게 느껴지니, 여기에는 어린 시절 함께 생활한 할머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태국 쇼케이스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태국에서 선물 받은 케이크를(빅스 여섯 멤버의 캐릭터 피규어가 케이크 위에 얹힌 모양) 할머니에게 보여주기 위해 정성스럽게 챙겨오기도 해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잘생겼는데,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효자이기까지 하니… 이쯤 되면, 신은 불공평한 거 맞겠지.
[기대 하나] 박효신과 홍빈의 조합
‘햇님’과 홍빈 단 둘이 한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그 날을… 꼭 보고 말리라!
[기대 둘] 드라마에 출연 하실게요!
공중파 및 케이블 드라마 제작 관계자 분들, 일단 시작은 ‘홍침’ 날리는 잘생긴 남동생 역할로 불러 주시기를. “누나 그거 또 먹을거야? 남친 만난다며. 살쪄” 같은 대사, 진짜 끝내주게 자연스러울 것으로 예상되네요.
# 어느덧 남자가 되어가는 열아홉 연습쟁이, 우리 막내 혁
똑똑하고 영특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해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이 돋보인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초콜릿을 묻힌 빨간 딸기를 들고는 “엔 형~”(빨간 머리+까무잡잡한 피부의 엔을 연상하고 한 말)이라고 말해 ‘차마미’의 매를 사서 벌기도 한 귀여운 막내다. 엔이 ‘아~’하고 입을 벌려 딸기를 받아먹으려던 순간, 혁이 “거울~”(엔과 초콜릿이 묻은 딸기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똑같다는 의미) 이라고 말해 폭소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것만 봐도 그의 센스를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팬들의 ‘대.다.나.다.너’ 응원법을 제멋대로 구사하며 장난을 치던 형들에게 올바른 응원법을 알려줄 만큼 집중력이 뛰어나다. 한 라디오 방송에서 빅스를 ‘스펀지’라고 표현하며, “이것저것 다양하게 흡수하고 싶다”고 한 혁은 같은 소속사 선배인 서인국의 스타성과 연기력을 ‘콕’ 집어 얘기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꿈을 말하기도 했다. 가수와 연기자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이승기 역시 그의 롤모델 중 한 명. 학창 시절, 가수가 되고 싶어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던 혁은 전교 1등을 한 이력이 있을 만큼 성실한 면모도 지녔다. ‘마이돌’ 프로그램을 통해 빅스 멤버로 합류한 그는 연습생 기간이 채 3개월이 되지 않아 항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연습쟁이다. 댄스로 선발되긴 했지만 보컬적인 면에서의 발전도 기대되는 이유가 본인 역시 노래 연습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초기보다 노래 파트도 많이 늘어 앞으로 자신감만 확실하게 탑재하면 승승장구할 듯하다. (개인적 기준으로) 실물 베스트 오브 베스트 연예인 다섯 손가락 안에 꼽고 싶은 혁은 진정한 실물 미남이기도 하다. 우월한 기럭지에 남성적인 얼굴 골격, 웃을 때면 마시마로 토끼처럼 가느다랗게 접히는 눈이 그의 매력을 몇 배는 더 극대화 시킨다.
[기대 하나]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2014년 1월 1일 이후. 혁의 스무 살 이후.
[기대 둘] 랩신랩왕의 매력 전파
빅스의 래퍼 라비 형도 두손두발 들게 만드는 재치 덩어리 막내. 타 아이돌 그룹과의 랩배틀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들리니 내 랩의 소울, 하지만 너에게 들리는 건 침울!”이라며 자신만의 랩 세계를 선보였던 만큼, 혁의 매력이 널리 널리 퍼지기를.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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