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멤버들

MBC ‘무한도전’은 예능인들에게는 하나의 이정표로 존재하며, 시청자들에게는 없으면 허전할 하나의 일상이 됐다.

국내 예능으로서는 전무후무할 8년이라는 긴 역사. 모두가 알다시피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이 예능 프로그램은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길, 하하 등 7명의 멤버들이 각기의 캐릭터를 가지고 자리 잡은 오늘에 오기까지 숱한 도전 속에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왔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도전 하나하나, 사건 하나하나는 시청자들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처럼 각인됐다.

그들의 진정성 넘치는 땀과 노력 탓에 시간과 비례하는 프로그램을 향한 ‘넘사벽’ 국민적 애정이 생겨났으며, 그것은 또 ‘무한도전’ 출연진을 비롯해 프로그램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8년이 흐른 2013년의 10월 17일 오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중과 만났다. 지금은 취재환경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기자들이 직접 밤낮 구분 없이 MBC 드림센터를 종횡 무진하던 몇년 전만해도 ‘무한도전’은 결코 쉬운 취재상대가 아니었다. 매주 목요일 ‘무한도전’이 촬영되던 MBC 드림센터를 찾으면 유독 ‘무한도전’만은 보안을 이유로 문을 철통같이 걸어잠궜고, 어쩌다 기자들과 마주치면 멤버들은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죄송합니다”를 반복할 뿐 취재를 거절하는 일은 허다했다.

그래서 이날의 기자간담회는 ‘무한도전’으로서는 특수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8년 만에 어떤 말을 하고 싶어 기자들을 불러 모았을까?

Q. 드디어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가 열린다. 소감을 밝혀달라. (‘무한도전’은 2년에 한 번 가요제를 연다. 올해의 경우, 17일 오후 7시부터 임진각에서 길-보아, 정준하-김C, 하하-장기하와 얼굴들, 유재석-유희열, 박명수-프라이머리, 노홍철-장미여관, 정형돈-지드래곤이 각 팀을 꾸려 가요제를 열었다)
길 : 다들 몇주간 쉬지 않고 준비했다. 마음속에 준비한 결과물이 절반 이상만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같이 하는 아티스트도 열심히 곡을 썼으니 무대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길 희망하고 있다.
정준하 : 이번 가요제에서 녹음을 제일 마지막에 했다. 음악 자체가 어떤 음악인지 모르다가 얼마 전에 알았다. 제일 당황스럽고 준비도 미흡하다. 김C랑 만난 것도 몇 번 안 되고 걱정이 많다.
하하 : 저희 팀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무대 위에서 탈진할 정도로 열심히 할 준비돼 있다. 축제이지만 많이 떨린다.
유재석 : 유희열과 함께 R&B에 도전한다. 워낙에 댄스를 좋아하는 만큼, R&B로 가요제에 도전하는 건 처음이다. R&B도 좋아하지만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그래서 연습에 최선을 다했다. 무대에서 어떨지는 모르겠다. 후회 없이 하겠다.
박명수 :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고집하고 있는데, 페스티벌에선 EDM이 큰 임팩트가 있어 즐겁고 신난다. 약간 트러블이 있었지만 최고의 프로듀서 프라이머리를 만나 좋은 곡을 만들었다. 기대해도 좋다.
노홍철 : 장미여관과 하게 됐다. 지금 기온이 떨어져 저녁에는 추울 것 같다. 현장에 온 분들이 고생한 만큼 뜨거워질 수 있게 에너지를 뿜어내겠다.
정형돈 : 가요제의 사나이 정형돈이다. 이 코너 자체가 저를 위한 기획이다. 스타메이커로서 자리를 잡고 있고 지드래곤과도 열심히 연습했다. 노래도 굉장히 마음에 들게 만들었다. 많이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유재석

Q. 임진각이라는 장소가 특이하다. 이곳에서 여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재석 : 우리 역시 기사를 보고 알았다. 왜 임진각에서 열리는지 정확하게 여러 사정은 잘 모른다. 다만 늘상 가요제가 열릴 때 많은 분들이 오셔 혹시 모를 안전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진이) 고심 끝에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하하

Q. 무한도전의 가요제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지만, 일각에서는 가수들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해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점에 대한 멤버들의 생각은?
유재석 : 민감한 문제이니 박명수 씨가 대표로 대답해줬으면 한다. 조리 있게 부탁드려요.
박명수 : ‘어떤가요’(‘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 편에 등장했던 곡들이 수록되어 있는 음반)로 욕을 무지 먹었다. 할 이야기 정말 많은데 배운 것이 없어서 노코멘트 하겠다.
김구산 PD : 제작진 측에서 이야기하겠다. 음원과 관련해 ‘무한도전’의 히스토리를 봐야한다. 우리가 처음 가요제를 했을 때는 음원을 발매하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시청자들이 계속 즐기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 서비스 차원에서 음원을 출시하자고 했다.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향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희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시청자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멤버들도 수익 전액을 다 기부해 사회에 다시 돌려드리고 있다.
유재석 : 가요계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 열심히 제작을 하시는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려 이 자리를 빌려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노래를 사랑하고 굉장히 좋아하는 입장에서 노래나 가요계에 관한 진심만은 알아주시길 바란다.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준하

Q. 각 팀의 음원순위를 미리 예측해본다면.
정형돈 : 나는 GD(지드래곤) 빨이 있으니까 1위.
유재석 : 아니 ‘빨’이 뭡니까?(웃음)
정형돈 : 못 배워서(웃음) 우리나라에서는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듣는 분들에 따라서는 낯설 수도 있는 장르이지만, 그래도 1위 예상한다. GD빨로! 최소한 장미하관은 이길 것 같다.
노홍철 : 누적된 통계로 봐도 정형돈 박명수 유재석 세 팀 중에 한 팀이 1위 할 것 같다. 그러나 가수의 진로에 있어서는 저와 함께한 팀이 독보적으로 잘 됐다. 싸이도 그렇고 노브레인도 지금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장미여관 역시도 인지도가 엄청 상승할 것 같다. 비록 노래는 잘 안될 수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밴드 음악이 원래 그런 것이니 순간 신나는 것으로 승부할 것이다.
박명수 : 4년 전 ‘냉면’이 한 달 이상 1등을 했고 ‘바람났어’ 역시 한달 이상 1등 했다. 이번에도 충분히 자신 있고 꼭 그렇게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멤버들에게) 경쟁이 되겠지만, 여러분들은 눌러주시길 바란다(웃음). 3연패 하겠다. 여러분들이 도와야 한 연예인 살릴 수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노래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프라이머리가 딱 맞게 만들어줘서 고음도 3번 만에 불렀다.
유재석 : 장르가 R&B라 제가 어느 정도 할 지 예상하기가 그렇다. 그래도 계절적인 요인이 도와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1위 노려보겠다. 하유두유둘(유재석과 유희열 팀이름)이 의외로 괜찮다.
정형돈 : 그런데 유재석 씨, 들리는 소문에 코믹송이라던데?
유재석 : 가사가 코믹하다.
하하 : 이번 음원 전쟁에서는 빠지도록 하겠다. 무대 위에서 보여드릴 것이다. 청취용은 아니고 봤을 때 신나는 그런 음악이다. 계절적으로는 유재석 형이나 박명수 형 팀이 우세하지 않나 싶다.
정준하 : 오늘 오신 관객들이 저희 음악을 듣고 이해를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저도 무슨 장르인지 모르겠다. (김C가) 제주도 바다를 떠올리면서 했다고 하는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우주 같은 느낌이다. 저는 순위에 대한 욕심은 없다. 김C가 열심히 자기 음악세계를 펼쳤다.
길 :
일단 저는 리쌍이고요, 히트곡이 굉장히 많은 팀이죠. 그러나 가요제 때마다 느꼈는데 리쌍 빨은 전혀 통하지 않더라. 이번 순위도 뒷걸음치겠다. 또 이번 노래는 전적으로 보아가 작사 작곡했으니 내게는 아무 책임이 없다.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유재석 : 간담회 치고는 퀼리티가 확 떨어진다. ‘빨’로 시작해서 독박으로 끝났네요(웃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형돈

Q. 모든 멤버들이 가수들과 함께 긴 시간 호흡을 했다. 그들과 함께 한 소감도 들려달라.
정형돈 : GD는 거의 한국에 없다. 시간을 많이 못 내주더라. 그와의 에피소드는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듣고 없는 이야기라도 지어서 만들어 내보도록 하겠다.
노홍철 :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장미여관은 소박한 밴드다. 소박함을 넘어 어려운 친구들이구나를 느꼈다. 함께 하면서 초심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지켜드리도록 하겠다. 배고파서 음악 하는 친구들이다. 여러분은 공평하고 공정한 언론이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 이번에 방송 나가고 주변에서 찜통도 선물 받고, 쌀도 선물 받았다. 이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하나의 추억이 아니라 정말 그걸로 아껴먹으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금 더 큰 사랑 부탁드린다.
박명수 : 작년부터 음악공부를 하고 있어 음악적으로 약간 안다. 하지만 괜히 잘난 체하면 시청자들이 싫어하니까 (방송에서는) 한 마디도 안했다. 여하튼 프라이머리는 유명한 작곡가이기도 하고 열심히 잘 하더라. 음악 하나하나의 소스를 찾아내고 만드는 능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그 친구가 저와 눈을 못 마주친다. 그 정도로 착하다. 두 번째 만난 날에는 고가의 헤드폰을 선물해줬다. 너무 고맙다.
유재석 : 유희열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야한 형이다. 실제 들어보니 방송에 담을 수 없는 야한 이야기로 몇 시간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더라. 그러면서 미묘한 선을 탄다. 한달 여 넘게 함께 작업하면서 천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하 : 우리나라 밴드들이 굉장히 힘들다. 장기하와 얼굴들도 마찬가지다. 외모가 장미여관에 가려져서 그들의 굶주림이나 가난이 표현 안됐는데 그들도 굉장히 배고프다. 서울대 나온 친구도 있고 일본에서 유명한 배우의 아들 되시는 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한국에서의 삶은 힘들다. 저도 놀랐다. 장기하 얼굴들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정준하 : 김C가 지저분한 성격인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꼼꼼하고, 주위에 화려한 인맥이 엄청나게 많더라. 가요제 통해서 보실 텐데 유명한 분들이 곳곳에서 많이 나온다. 제가 많이 묻힐 것 같다.
길: 보아와는 나이 초월에서 친구 사이로 지냈다. (유재석 : 고백도 하셨잖아요. 길 : 아닙니다! 그건 정말!) 오히려 보아가 작업하면서 사적으로 다가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밤에 야릇한 문자도 보낸다. 그 정도로 보아와 친해졌다. 또 가요제를 통해 보아가 정말 훌륭한 뮤지션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재석 : 여자 작가들이 꼽은 매력 없는 멤버로 길이 꼽혔다던데… 길 : 네? 아닙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길

Q. ‘무한도전’이 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 사실 이런 자리가 없었다. 이 자리를 통해 가요제 이야기 뿐 아니라 ‘무한도전’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멤버들의 소감도 들어보고 싶다.
유재석 : 8년여 동안 함께 해오면서 기자들과 이런 자리를 한 번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기도 하다. 저희들이 부끄러움도 많고 쑥스러움도 많다. 이러 자리가 민망하기도 하다. 오늘도 이렇게 자리가 마련이 돼서 긴장도 되면서 한 편으로는 이런 자리를 진작 마련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8년 동안 해오면서 여러 일들이 많았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소회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때로는 많은 분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고 또 반대로 굉장히 많은 분들에게 아쉬움을 준 특집들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굉장히 따끔한 질책과 비판이 있었는데, 8년이라는 시간은 그런 질책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 실패를 하려고 제작진이 특집 준비를 하지는 않았고, 매회 최선을 다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특집을 하는데 방송 됐을 때 시청자 반응은 예상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비판에 또 기가 죽거나하면 다음 회를 준비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결과에 일회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래 하고 싶고 늘 최선을 다해 한 회 한 회를 하겠다.
정형돈 : 최근에 단체복을 했다. 괜히 감사했고, 고맙고, 아련한 느낌도 받았다. 8년 반이라는 시간은 인생의 자양분이 됐다.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노홍철 : ‘무한도전’이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줬다. 인생을 예전으로 돌리면 다른 프로그램은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한도전’만큼은 더 뜨겁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비록 다른 멤버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있지만 나는 형님이나 하하와 같은 위치는 아니다. 많이 배우고 있다. 이렇게 나를 자극하고 또 나를 깰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도 많았으며 좋겠다. 정말이지 ‘무한도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정교육을 받는 느낌이다.
박명수 : 노코멘트하겠다.
하하 :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무한도전’은 저한테 로또다. 처음에는 목요일이 일하는 날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이 ‘이것 없으면 못 살겠다’ 싶을 정도로 삶의 일부가 됐다. 공익근무를 갔다 오고 변한 시스템에 적응을 못하던 시간도 있었다. 그 때 얼마나 속상했는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무한도전’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상상도 하기 싫다. 그만큼 지금 미친 듯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
정준하 : ‘무한도전’ 만큼은 제게 늘 채찍질을 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유재석 씨가 2005년에 같이 하자고 할 때만 해도 그냥 프로그램 하나 같이 하자는 것인 줄 알고 시작했다. 때로는 그 시간 속에 남을 원망한 적도 스스로 위축된 적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이걸 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고 기쁨인지 깨닫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결혼과 함께 많이 밝아졌다. 여러 부족한 부분 많았지만, 앞으로는 더 밝게 긍정적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 기대해달라.
길 : 제가 들어온 지 4년이 됐고 그 중 1년은 파업으로 쉬었다. 그 사이 하차부터 소송 문제까지 내가 제일 사고뭉치다. 매번 목숨 걸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는데 항상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괴로웠다. 그럴수록 저에게 힘이 돼준 멤버들에 감사드린다. 요즘 들어 ‘웃긴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데 자만하지 않겠다. 또 다시는 사고 안치겠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박명수

Q. 긴 시간인 만큼 멤버별로 잊고 싶은 흑역사도 있을 것 같은데, 꼽아 달라.
: 되게 많지만, 그중 최악은 개리와 내가 저지른 하차선언이다. 인터넷에서 다 지우고 싶다. 미쳤었나보다. 현대 과학으로 되면 지워버리고 싶다. 저랑 개리랑 돌았었어요.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박명수 : 노코멘트입니다. (박명수씨에게는 결혼 아닌가요? 라고 누군가 질문하자 ‘결혼한 거 너무 좋아요. 남의 결혼인데 왜 웃죠. 제 결혼식에 안 오셨잖아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 하나 있다. 바로 정준하 씨의 바지를 벗긴 것은 정말 미안한 기억이다. (하하 : 그때 사진 찍으신 분들도 계시잖아요. 부디 그 사진 삭제해주시길. 유재석 : 다행히도 당시에는 고화질이 아니라서) 그거 외에는 다 즐거웠다.
정준하 : 진짜 박명수 씨가 예전에 그런 것은 굉장히 큰 충격이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지금 벌어졌다면 대처하는 자세가 달랐을 것 같다. 당시만 해도 제가 밝지 못해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린다거나 작아지거나 그랬다. 당시에 실제 녹화를 끊기도 했다. 요즘 과거 방송 속에 저를 보면 못 보겠더라. 왜 저렇게 밖에 못했을까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 그렇다.
노홍철 :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다 보니 다른 방송은 인사치레로 웃고 헤어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여기에서는 멤버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혼나기도 하는 그런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런 실수나 문제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우고 싶지 않다.
유재석 : 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방송에서 가끔 우리가 다퉜던 것이 에피소드가 되기도 한다. 초창기에는 훨씬 많이 싸웠다. 그러나 그런 과정 탓에 지금 끈끈한 형제처럼 가족처럼 살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지우고 싶다기보다 서로를 싸우고 다툼을 통해서 많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정형돈 : 정말이지 지우고 싶은 기억은 없다. 흑역사 조차도 죽을 때 까지 가지고 가고 싶다. 그래도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백역사가 많길 바란다.
하하 : 흑역사 때문에 ‘무도’가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들끼리 맞다 틀리다 하는 다툼을 벌일 때 제작진이 개입을 안 한다. 그러다 방송에서 그게 이야기 되고 시청자들이 혼내주면 모든 갈등과 싸움이 해결된다.
정형돈 : 참 요즘 우리끼리 너무 분쟁이 없다고 길이 갑자기 낮에 전화 와서 대뜸 싸우자고 하더라.

Q. 제작진에 묻겠다. 이번에 가수들을 선정한 배경을 들려 달라.
김구산 CP :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 있던 음악도 중요하지만, ‘무도’답게 도전할 수 있는 음악을 해볼 수 있는 뮤지션 선정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신인들이 많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는 지적이 있는데 받아들이려한다. 2년 후에 또 하게 된다면 신인이면서 실력있는 뮤지션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노홍철

Q. 형돈 씨에게 묻겠다. 실제로도 동묘를 자주 방문하나.
정형돈 : 실제 형돈이와 대준이 미니앨범 1집 2집 때 거기서 의상과 소품을 샀다. 원래는 데프콘 씨만 알고 있는 핫 플레이스였는데 저한테 어렵게 공개했다. 1집 때 의상에 4만 8,000원이 들었다. 다양한 의상이 많고 콘셉트에 맞는 의상이 많아 좋다. (유재석 : 평소 형돈 씨가 입는 의상보다 동묘 의상이 더 예뻐요)

Q. 홍철 씨는 오늘 의상은 직접 제작한 것인가.
노홍철 : 그렇다. 워낙 독특한 것을 좋아하다보니, 내가 직접 나를 새겨 만들었다. 이건 정말 하나 밖에 없는 옷이다. 이 프린트로 현재 3종을 만들어뒀다. 앞으로 보여드린 것보다 보여드릴 것이 더 많다. 대량생산 계획도 있다. 연말시상식에도 제 패턴으로 수트를 만들 계획 있다. 시간 나는대로 틈틈이 소재 고르고 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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