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비밀’ 1회 방송화면 캡쳐

KBS2 ‘비밀’ 1회 2013년 9월 25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유산 상속을 위해 정략결혼을 택한 민혁(지성)과 사랑을 위해 온몸을 던진 여인 유정(황정음), 모든 걸 갖췄음에도 사랑은 얻지 못하는 여자 세연(이다희)과 가난에 허덕이다가 권력의 맛을 보게 된 남자 도훈(배수빈)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인생이 뒤바뀌게 된다. 도훈에게 프로포즈를 받은 유정은 도훈을 대신해 죄를 뒤집어쓰기로 하고, 사랑했던 여인 지희(양진성)가 죽은 사실을 알게 된 민혁은 분노에 휩싸인다.

리뷰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사랑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 방송을 마친 ‘비밀’은 아주 참신한 드라마는 아니다. 물론 극에 반인반수, 마음을 읽는 소년과 같은 신선한 소재가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사랑이야기’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풀어나가기에는 인물들의 관계가 너무도 도식적이라는데 있다.

재벌 2세 주인공에 대한 식상함의 문제는 잠시 접어두더라도, 민혁이 지희와 사랑을 그리워하는 모습에서는 어디서 한 번은 본 듯한 재벌 2세 사랑이야기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하다. 도훈과 유정의 관계는 어떠한가. 대리운전, 고속도로 요금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도훈을 뒷바라지하는 유정의 모습에서는 신파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신파, 통속과 같은 이야기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랑이야기를 드라마라는 포맷 안에서 풀어내는 영리함이 아쉽다.

물론 도식적인 인간관계 속에서도 반전의 가능성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내온 민혁과 세연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는 민혁을 향한 세연의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고, 유정을 대하는 태도가 극과 극을 오가는 도훈은 눈빛만으로 ‘배신의 아이콘’의 등장을 알렸다. 유정과 민혁의 캐릭터가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비밀’에서는 세연과 도훈의 감정선이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질 듯하다.

극의 말미에 지희의 죽음이 민혁의 부모와 관계가 있다는 암시는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극적 구성이 흥미롭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물론 첫 방송만으로 드라마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극의 구성이 시청자를 확 잡아끄는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면 ‘비밀’은 배우들의 연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다 포인트
- 민혁 씨, 나쁜 남자가 정말 나쁘기만 하면 안 되겠죠? 당신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 “사랑하기 때문에~” 배수빈 씨의 정직한 노래 솜씨에 감탄했습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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