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맨 오브 스틸> 포스터
클락(헨리 카빌)은 남들과 다른 능력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아버지(케빈 코스트너)는 결국 클락에게 ‘출생의 비밀’을 들려준다. 지구인이 아니라 사실은 크립톤 행성에서 온 칼엘이라는 것. 무차별적인 자원 개발로 멸망 위기에 놓은 크립톤 행성의 과학자이자 칼엘의 아버지 조엘(러셀 크로우)은 갓 태어난 아들을 지구로 보낸다. 그리고 반란군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은 파괴된 행성을 재건할 수 있는 정보가 칼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찾아 지구를 침공한다. 칼엘은 조드 장군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본인의 정체를 밝히고, 그와 맞선다. 그리고 지구인들은 그를 ‘슈퍼맨’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6월 13일 개봉.황성운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슈퍼히어로의 원조 ‘슈퍼맨’의 완벽한 부활을 기대했건만. ∥ 관람지수 - 6 / 히어로지수 - 6 / 리부트지수 - 5
기명균 : 여기저기 공은 많이 들였는데 딱 하나, 재미가 빠졌다. ∥ 관람지수 - 6 / 히어로지수 – 5 / 리부트지수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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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eyes ∥ 새로운 슈퍼맨의 출발황성운 : 슈퍼맨은 미국산 슈퍼히어로 1세대다. 지금이야 아이언맨 등을 내세운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이 우위에 있지만 과거엔 DC코믹스의 슈퍼맨이 곧 슈퍼히어로였다. <배트맨> 3부작도 끝난 마당에, DC코믹스가 기댈 슈퍼히어로는 오직 슈퍼맨이다. 그런 점에서 슈퍼맨 리부트 <맨 오브 스틸>은 DC코믹스의 자존심인 셈이다. 그리고 <맨 오브 스틸>의 결과에 따라, 마블의 <어벤져스>와 같은 DC의 <저스티스 리그>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야심의 결과물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출생부터 지구에서의 적응 과정,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과 각성 그리고 영웅으로 거듭나기까지 새로운 슈퍼맨을 출발을 알리는 것 치곤 너무나 무난한 길을 택했다. 딱 모범 답안을 보는 것 같다. 더욱이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고 자꾸 덜컹거린다. ‘출생의 비밀’을 다루는 스킬은 아무래도 국내 드라마로부터 배워야 할 듯싶다.
기명균 : 다시 한 번 슈퍼맨이다. 만화책을 통해 처음 탄생한 슈퍼맨은 이후 영화, 애니메이션, TV드라마로 범위를 넓혔다. 수많은 적을 무찌르는 영웅이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준다는 게 장점. 국내 가수 노라조가 ‘지구인의 친구’라고 노래할 정도다. 그러나 친근하다는 건 그만큼 익숙하다는 것. 관객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한다. 제목에서 과감히 ‘슈퍼맨’을 빼버린 것도 그런 고민에서 나온 판단일 것이다. <맨 오브 스틸>은 슈퍼맨의 기원을 쫓는다. 영화는 칼엘이 처음 지구에서 느꼈을 외로움이나 혼란을 성실하게 설명한다.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은 아버지, 항상 곁에서 마음을 토닥여 주는 어머니가 부각되는 것도 칼엘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화려한 액션과 약간 동떨어진 느낌은 있지만, 영화 전체에 깔린 ‘어두운 정서’는 그간 슈퍼맨 시리즈에서 찾기 힘들었던 ‘새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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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eyes ∥ 볼거리와 이야기의 조화황성운 :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현실성’을 찾는 게 어쩌면 ‘웃기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슈퍼히어로 자체가 비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맨 오브 스틸>도 마찬가지. 초인적인 힘을 가진 크립톤 행성의 종족 간 대결이다. 배경만 지구일 뿐 지구인들은 이들의 대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인간들이 퍼붓는 공격은 그들에겐 괜한 짓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슈퍼맨과 조드 군단의 대결에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최소한 인간이 쏘아대는 집중 포화에 아픈 척이라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물론 볼거리 가득한 화려한 장면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액션 스케일도 상당하다. 또 지구를 크립톤 종족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모습은 매우 신선하다. 하지만 이 역시 이야기에 녹아들지 못하면서 따로 논다.
기명균 : 지구에서 크립톤 행성까지, <맨 오브 스틸>의 스토리는 광범위한 공간을 커버한다. 크립톤 행성이 무차별적인 자원 개발로 멸망 위기에 처했다는 설정도, 2013년의 지구를 연상시키며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액션신의 스케일 또한 어마어마하다. 슈퍼맨과 조드 무리가 도심 빌딩숲, 시골 농장을 오가며 펼치는 액션은 시원시원하다. 슈퍼맨과 조드가 뒤엉킬 때마다 쪼개져 날아가는 고층 건물의 벽면은 사실적이다. 하지만 각각 훌륭한 퀄리티로 완성된 스토리와 액션이 하나로 녹아들지는 못했다. 액션 신이 쉼 없이 펼쳐지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느끼는 감흥이 반감된다. 영화 말미엔 무너져 내리는 건물을 보며 “저걸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야?”라는 잡생각을 하게 할 정도다. 그만큼 스토리가 관객을 충분히 몰입시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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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eyes ∥ 제대로 살리지 못한 캐릭터황성운 : <맨 오브 스틸>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당연히 슈퍼맨이다. 그런데 참 어설프다. 슈퍼맨이 인간 사회에 적응해 가는 과정은 그다지 긴장감을 만들지도 못했고, 신선하지도 않다. 그리고 그의 깊은 고민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혼자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엔 훌쩍 성장해 있는 모습이다. 또 어쩜 그리 통제력이 좋은지. 남다른 능력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자기 스스로를 완벽하게 제어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다니면서 고난의 과정을 겪지만 그다지 고난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려서부터 초인적인 모습이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고 홀로 가는 느낌이다. 가까이 하고 싶었지만 너무 멀리 있었다. 슈퍼히어로의 연인 로이스 레인(에이미 애덤스)도 아쉬움을 남겼다. 등장과 함께 ‘연인’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곧바로 들 정도다. 그래서일까. 슈퍼맨과 로이스 레인의 관계가 탄탄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사랑에 빠진다. 한 눈에 반한 것처럼. 이에 설득력을 갖으라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기명균 : 슈퍼맨을 비롯한 인물들의 매력이 부각되지 않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린다. 영화는 칼엘이 클락이 되는 과정, 클락이 슈퍼맨이 되는 과정을 충실히 따라간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물쩍 넘어가 버린다. “칼엘은 왜 지구를 구하려는가?”라는 질문이다. 단순히 부모님의 뜻에 따라 지구 편에 섰다면, 그건 ‘슈퍼히어로’에게 어울리지 않는 이유다. ‘여기자 로이스 레인을 사랑해서’라는 이유를 대기엔 그녀의 존재감이 너무 미약하다. 명분이 설명되지 않으니 슈퍼맨의 매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슈퍼맨과 맞서는 조드 역시 다른 히어로물에 등장하는 악당과 비교해 별다른 개성이 없다. 외계인이라기보다 고대인을 연상시키는 조드 무리의 차림새도 아쉽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기명균 kikiki@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사진제공.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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