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처" /><화신> 방송화면 캡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는 지난 14일 새 MC 김구라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시청률이 5,6%대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구라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자 ‘화신’ 제작진은 마지못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14일 방송에서 흡입력 있는 입담과 재치를 뽐낸 봉태규를 섭외하고, 기존의 앙케이트식 구성도 토크쇼로 전환했다. 또 윤종신이 하차하며 김구라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봉태규의 활약상과 함께 기존의 두 MC들과의 호흡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MC가 투입된 ‘화신’은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 속에서 첫 녹화를 마친 두 MC를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가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됐다. 자칫 위태로울 수 있는 ‘화신’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두 MC의 각오를 들어봤다.

김구라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나의 임무다”

Q. 13회 방송분부터 MC로 합류했다. 최근 화신 시청률이 높지 않아서 망설였을 것도 같은데.
김구라: 사실 내가 시청률에 따라 프로그램을 가릴 입장이 못 된다(웃음). 화신은 이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청률이 5,6%에 그쳤기에, 내가 들어가서 올리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

Q.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화신’에 투입됐지만 시청률은 더 떨어졌다.
김구라: 오차범위 내의 일이다(웃음). 지난주에는 ‘정신없다’, ‘이야기의 맥이 너무 끊기는 것 아니냐’ 등의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나를 선택한 데에는 활기를 불어 넣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점점 균형점을 찾아 갈 것이다.

Q. 본인이 ‘화신’에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구라: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다. 전에는 앙케이트식이었는데 이젠 토크쇼 포맷으로 바뀌었다. 진행의 맥은 신동엽이 잡아나갈 것이고, 게스트가 빈틈을 보이거나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기면 내가 원래 해오던 것을 해나갈 거다. 녹화시간을 줄이는 것도 내 역할 중 하나다(웃음). 예능계에는 두 가지 계파가 있다. 녹화를 길게 하면 잘 나온다고 생각하는 유재석, 강호동 계파와 그 반대파 이경규, 그리고 내가 있다(웃음). 지난주 내가 들어가서 시청률이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녹화가 세 시간 반 만에 끝났다. 그것도 아주 기분 좋게(웃음).

기자간담회 김구라" /><화신> 기자간담회 김구라

Q. MBC ‘라디오 스타‘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진행방식인 것 같다. ‘화신’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구라: 내가 프로그램을 할 때마다 다양한 색깔을 선보이는 타입은 아니다. 사실 그 부분은 게스트가 누구냐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새로운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포맷을 제작진과 협의를 해서 차별화해 나가야 할 것 같다. ‘화신’은 ‘라디오 스타’에 비해 편집효과가 조금 점잖은 편이기에 그 외의 것들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화신’ 속 코너 ‘풍문으로 들었소’나 ‘한 줄의 힘’이 의미가 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가장 트렌디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한 줄의 힘’은 게스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진중하게 다룰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화신’ 제작진들이 포맷을 잘 만들어 놓았기에 계속 해나가다 보면 주변의 우려는 불식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사건이 있고 나서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복귀했다. 케이블, 지상파 할 것 없이 ‘김구라’를 찾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다.
김구라: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내가 일을 다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해 방송에 연착륙하는 것이었다. 물론 작년에 일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복귀가 조금 이른 감이 있지 않느냐’하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tvN ‘택시’, ‘화성인 바이러스’ 등 비교적 나와 잘 맞는 프로그램들로 시작했고 그 후에 JTBC ‘남자의 그 물건’, ‘썰전’을 통해서 어느 정도 복귀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었다. 사실 연예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경기력의 저하다. 일단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가름이 나면 갈 곳이 없어진다. 그런데 앞서 말한 프로그램들에서 예전보다 능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래서 여기저기서 불러주시는 것 같다.

Q. 그 ‘경기력’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김구라: 평소 메이저리그 야구를 즐겨본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경우 경기력이 떨어져서 일본으로 건너가거나, 반대로 일본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방송을 이끌고 가는 능력이라 생각한다. 능력의 저하가 왔을 때 가장 먼저 알아채는 분들이 바로 시청자다. 그런 측면에서 방송계에서 가장 교본과 같은 분이 이경규다. 오히려 후배들을 앞서나가는 모습이 있다. 곁에서 이경규를 지켜보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열정과 능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Q. 본인만의 능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김구라: 진행이나 말하는 형식이 완곡하지 않고 직선적이다. TV를 보는 분들은 가식적인 것을 바로 알아챈다. 그런데 나는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TV라는 매체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묻고 표현해낸다. 그 부분이 나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봉태규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화신’의 MC 제의를 수락한 계기가 궁금하다.
봉태규: 이렇게 MC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는 요즘처럼 활동영역을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좀 오래 쉬었기 때문에 가릴 처지가 안 된다(웃음).

Q. 처음 MC를 맡았는데 함께 하는 MC들이 쟁쟁하다. 부담이 되진 않나.
봉태규: 처음 접해보는 작업환경이기에 잘하려고 욕심 부리지 않으려 한다. 원래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신동엽, 김희선. 김구라 선배가 잘 챙겨줘서 즐거운 마음으로 첫 녹화를 마칠 수 있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긴장만하지 말자는 생각을 자주 한다.

기자간담회 봉태규" /><화신> 기자간담회 봉태규

Q. 주변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을 듯하다.
봉태규: 딱 반으로 갈린다. 긍정적인 분들이 반이고, 걱정하는 분들이 반이다. 요즘에는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지만, 여전히 명확하게 자신의 분야를 고수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예능을 하면 배우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미지에 대해선 충분히 생각한 부분이고, 예전에 시트콤 할 때도 경험했지만 크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쉬는 동안 수심은 얕지만 굉장히 넓은 호수와 같은 지식을 쌓았다. 그걸 아는 분들은 이런 형식의 토크쇼를 맡게 된 것이 잘됐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Q. 휴식기간이 꽤 길었다. 어떻게 보냈는지도 궁금한데.
봉태규: 쉬는 동안 내가 안 해본 것을 하자는 결심을 했다. 그 중 하나가 책을 읽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옷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나중에 책을 내고 싶은 생각도 있다.

Q. ‘MC 봉태규’가 다른 MC 들과 차별화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봉태규: 아직 초반이라서 어떤 색깔을 보여드리겠다고 하는 것은 대답하기 어렵다. 다만 나는 지금 시간이 많다(웃음). 나름대로 자료조사를 많이 하려 한다. 게스트가 나오면 소위 꼼꼼히 조사한 자료에 근거한 취재를 해보고 싶다(웃음). 게스트에 대해서 남들보다 많이 아는 것을 나만의 색깔로 풀어내 보고 싶다. 사실 확인은 당일 게스트를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사실로 판명된다면 방송에 나올 것이다(웃음).

Q. 마지막으로 ‘화신’에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
봉태규: 처음 시작할 때 이런 각오를 했다. “지속가능하게 하고 싶다” ‘화신’을 통해 다른 활동들을 하는 데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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