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방송화면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16회 2013년 5월 28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조선판 시월드 대비(김선경)는 결국 명줄이 다했다. 앞서 장희빈(김태희)가 모사를 꾸며 중전 인현왕후(홍수현)을 몰아내려했지만, 모든 것을 다 알아챈 대비는 자신이 뒤집어쓰고 중전을 감싸안았다. 그러나 죽어가는 순간, 대비는 아들 숙종(유아인)에게 모든 것은 장희빈의 계략이었노라고 고한다. 굳건할 것만 같던 숙종의 마음은 차츰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귓가에는 아버지 왕이 남긴 유언,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 ′라는 말이 맴돌았다. 그렇게 식어버린 숙종에게 장희빈은 드디어 ″전하의 아기씨를 품은 듯 합니다″라고 고한다.
리뷰
단 한 번의 강한 한 방으로 장희빈은 중전을 몰아내려 했다. 결국은 독약까지 집어 삼키며 중전자리에 오르려 했지만 희빈의 모략을 눈치챈 숙종의 마음은 오히려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악녀 장희빈의 활약을 기대했던 시청자들로서는 단 한 번의 악행이 들통나버린 것이 맥빠질 밖이다.
다행히 여기가 끝은 아니었다. 장희빈은 결국 회임에 성공했다. 기쁜 마음에 취선당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며 숙종에게 이 사실을 고했다. 그런데, 숙종의 용안에는 묘한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더 이상 자신의 위치가 예전같지 않음을 눈치챈 희빈의 표정에도 불안한 기색이 스며든다. 하지만 숙종의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은 희빈의 얼굴에 안도의 미소를 띠게 만들었다. 숙종은 ″결국은 내가 너를 선택해야하는 구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뱉은 뒤, ″꼭 아들을 낳아달라 ″고 한다. 그는 더 이상 장희빈을 연인을 넘어서 정치적 동반자로 사랑하고 아끼지는 못하게 됐지만, 장희빈이 자신의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그녀와 그녀 사이의 자식을 지켜내기로 마음 먹었다.
극은 숙종의 변심과 희빈의 회임으로 또 다른 분기점을 맞았다. 향후 아들을 낳게 될 희빈은 결국 중전의 자리에 오르고 말 것이다. 초반 신분에 대한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주변환경이 옥정을 악녀로 만드는 명분이 됐다면, 앞으로는 숙종의 변심이 중전의 자리를 지키고자 어떤 악행도 서슴지 않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로 이 명분이 극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모든 주변 인물들은 장희빈의 다음 행동의 명분을 설명하는 기능적인 캐릭터로만 존재한다. 너무나 친절한 극의 전개는 긴장감이 감돌아야 할 여인들의 암투를 맥빠지게 만든다.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 혹은 능력의 부재 탓이다. 악녀 장옥정을 위해 패션 디자이너 장옥정을 과감히 포기하더니 이제 악녀 장옥정을 설명하기 위해 극의 긴장감을 포기해버렸다.
수다 포인트
-사랑에는 밀당이 중요합니다. 전하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숨소리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희빈의 집착은 오히려 전하의 마음을 밀어내고 말았군요. 장희빈, 희대의 악녀이긴 했지만, 희대의 요부는 아니었나봐요? 아님, 우리 전하가 희대의 나쁜남자?!
-그나저나 부부인이 꿨다는 중궁전에 용이 뛰어들었다는 꿈 이후 희빈이 회임했으니, 결국은 희빈의 태몽을 중전의 새 어머니가 대신 꾼게 되는 건가요?
-대비의 퇴장과 함께 마침내 최무수리(한승연)가 등장했습니다. 드라마 <동이>에서 한효주가 연기한 주인공, 바로 그 동이와 같은 인물입니다만, 눈빛을 보아하니 장희빈을 능가하는 또 다른 악녀로 그려질 것으로 보이네요. 부디 맥빠진 궁궐 여인들의 암투에 그녀의 존재가 한 줄기 빛이 되길…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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