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남 작가가 귀환을 알렸다.
오는 31일 첫 방송되는 KBS2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은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대치를 높이는 문영남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다.
KBS 드라마국의 장성환 본부장은 “왕가의 귀환”이라며 시청률의 여왕 문영남 작가와 시청률 황제 진형욱 PD(‘수상한 삼형제’ 등 연출)의 조우를 크게 반겼다. 드라마 관계자들도 “이번 작품은 특히나 대본이 너무 좋아 한 번 읽으면 푹 빠지게 된다. 아마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보면 같은 경험을 할 것”이라며 작가의 필력을 추켜세웠다.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 ‘폼나게 살거야’ 등 가족극을 주로 다뤄온 문영남 작가는 이번에도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주 테마로 2013년 현 시대 속 가족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왕가네 식구들’에 등장하는 키워드는 ‘연어족’과 ‘캥거루족’ 그리고 ‘처월드’다.
연어족은 결혼 등으로 출가했지만, 돈과 안정을 찾아 다시 부모의 품으로 회귀하는 자녀들을 말한다.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잘 나가는 사업가 남편 고민중(조성하)와 결혼했지만 남편의 사업이 망하자 다시 친정부모 왕봉(장용)과 이앙금(김해숙)에게 손을 벌리는 처지가 된 왕수박(오현경)이 연어족을 대변한다.
처월드는 시집살이의 신조어 시월드와 같은, 처가살이를 뜻하는 신조어. 이앙금은 맏사위 고민중의 사업이 승승장구할 때는 백년손님처럼 사위를 맞았지만, 그의 사업이 망해 처가살이를 하는 처지가 되자 사사건건 부딪히며 잔소리를 하게 된다. 요즘 부상하는 새로운 가족문제인 사위와 장모간의 갈등을 이들이 조명하게 된다.
캥거루족이란, 자립 능력이 없어 부모의 경제능력에 기대 사는 자식을 뜻하는 말로 셋째 딸 왕광박(이윤지)가 이 세대를 대변한다. 광박은 유망직종 1순위 교사였지만, 작가의 꿈을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면서 다시 부모의 그늘로 들어가 왕봉, 이앙금 부부을 괴롭히고 만다.
또 둘째 딸 왕호박(이태란)의 남편 허세달(오만석)을 통해서는 ‘장미족’(장기미취업자)의 아픔을, 중졸 학력이지만 어엿한 중장비업체 사장인 최상남(한주완)을 통해서는 ‘학벌지상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들여다볼 수 있을 전망이다.
28일 오후 서울 장충동 엠버서더 호텔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진형욱 PD는 “‘왕가네 식구들’이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 말고 특별하고 다른 주제를 다룰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드라마가 시월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 우리는 처월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입장 바꿔 생각하자’는 왕가네의 가훈을 따라, 역지사지를 이야기할 것이다.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입장차이,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의 입장차이 등 서로의 역할을 바꿔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연배우 오현경은 “요즘은 대가족 속에 산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스마트폰 하나 씩 들고 있는 삶을 산다. 그러니 같이 있어도 따로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부모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형제간 우애가 무엇인지, (가족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그렇게 가족의 형태가 무너진다”며 “가족이라고 해서 항상 행복한 것이 아니지만, 결국 종착역은 가족만이 나를 이해해준다는 것이다. 우리 드라마 속 가족들의 여러 해프닝과 에피소드를 통해 이런 점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전달했다.
문영남 식의 가족 이야기는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독특한 작명만큼이나 선명한 캐릭터들, 그리고 그것을 연기하는 신뢰 가는 배우들의 조합만으로도 기대를 높여볼만은 하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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