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과 경기 위축 가능성 진단...한국투자증권 : 금리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친 우려인 듯 ■ 금리 동결 불구 향후 인상 가능성 높아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현행 4.25%에서 동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인상의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이유로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와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을 들 수 있을 것이다. 6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하락하여 표면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주춤해진 것 같으나 농산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소비자물가는 오히려 0.2% 상승했다. 즉 6월 중 소비자물가 하락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농산물이 전월대비 3.7%나 하락한 것이 주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감안하여 계절조정된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상승하여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중에도 전국주택가격은 전월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 비해서는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낮지 않은 수준이다. ■ 유가, 환율, 소비 등 주요 요인은 물가 안정에 도움되지 못할 듯 소비자물가는 원유 가격, 환율, 소비 등 세 가지 요인의 향후 전개 방향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원유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 물론 미국이 강하게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면 유가가 최소한 빠르게 상승하지는 않을지라도 실수요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하향 안정되는 것 역시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향후 물가 상승에 압박을 주는 것은 지금 당장의 고유가가 아니라 시차를 두고 나타날 지난 수개월 동안 축적된 고유가의 압력이 될 것이다. 환율 역시 미국의 금리 정책 방향에 따라 미 달러화 약세가 다시 재개될 경우 하락 가능성도 있으나 국내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환율 역시 추가적인 물가 안정 요인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는 최소한 2003~2004년과 같은 감소세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며 현재 느린 속도지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 측면에서 점차 물가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금리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친 비약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이 경우에 나타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될 것이다. 금리인상은 가계 소비를 감소시키고 이것이 다시 기업의 생산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는 추론이 경기 침체 우려의 배경이 될 것이다. 물론 금리인상이 소비 감소를 가져옴으로써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가계의 저축률을 높임으로써 소비를 줄이는 정도의 변화라면 사실상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 다소 수요를 줄여 물가 상승을 미리 막음으로써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를 방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면 이는 단순한 소비 조정 정도 때문만이 아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주택과 같은 자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부실 채권을 양산시키고 이것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져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가계는 금융자산을 부채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소득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심각한 소비 위축을 통해 경기를 침체로 몰고 간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될 것이다. ■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90년보다 훨씬 낮아 그렇다면 과연 주택시장의 버블이 금리인상으로 인해 붕괴될 정도의 심각한 수준인가가 중요한 관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버블 붕괴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난 것은 1991년이다. 소득대비 주택가격을 보면 버블 붕괴 직전인 1990년에 상당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현재의 소득대비 가격 비율은 당시와 비교할 때 전국 아파트 기준으로는 절반 수준이며 서울의 강남지역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70%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 금리인상이 경기 확장을 꺾지 않을 듯 이상의 결과를 갖고 판단해 본다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자산 가격 하락을 촉발하여 소비 위축은 물론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 논의는 주택 가격의 하락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은행시스템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버블이 붕괴하더라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금리인상을 경기 침체와 연결 시키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 판단된다. 다만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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