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 “훌륭한 소년이 될 거에요?” “네.”
– 영화 에서
유아인
유아인
아인슈타인 :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아인은 독일어 ‘ein’과 아인슈타인의 뜻을 함께 담아 지은 이름으로, 연예계 데뷔 후 지은 예명이다. 본명은 엄홍식. 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그는 교문 앞에서 캐스팅,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면서 학교를 관두고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로 간다. “학교란 시스템이 잘 맞지 않았”고, “연예인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데뷔하고 싶었지만, “표현에 대한 욕구”가 커서 그림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기도 했다. 학교를 관둔 후 한동안 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서 울기도 했던 그는 이때의 경험 때문에 인생의 어떤 것도 놓치지 않고 싶다고. 학교 공부 대신 연기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지나온 셈. 유아인은 “남이 어떻게 부르든 상관 없어서” 평소에는 본명을 쓰기도 한다.

고아라 : KBS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유아인은 고아라의 남자친구를 연기했다. 그는 “일상에 촬영 스케줄이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은 그를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팬 카페에는 15만 명의 회원이 생겼고, 드라마 환경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계획적으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팬들의 환호에 기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성격도 행동도 조금씩 비뚤어”지기 시작했고,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혼란스러워졌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싫다”고 말하고, 연기를 관둘 생각까지 했을 정도. 그 과정에서 그는 “연기를 시작하는 애들은 뭐가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스스로 정리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에서 그는 미술을 전공하고, 해맑은 표정으로 웃지만 여자친구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담배 피는 척 하는 10대였다. 당시의 그에게 필요했던 건 스타의 인기가 아니라 10대의 고민을 그대로 받아들여줄 관심 아니었을까. 가장 개인적인 고민을 가장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며 겪은 사춘기.

노동석 : 유아인이 출연한 영화 의 감독. 을 거치며 “누군가 내게 빛을 비춰주면 사람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나를 봐주길 바라는 맹목적인 동경”을 가진 연기자 지망생에서 “일에 쫓겨 다니지 말고 쫓아다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유아인은 노동석에게 “껍데기를 부수고 벗겨내라”는 말을 듣는다. 노동석은 그에게 처럼 계산된 연기 대신 자유로운 연기를 원했고, 유아인은 연기의 테크닉 대신 인물에 그대로 몰입하는 연기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 종대는 세상에 대해 무력하지만, 동시에 강해지길 원해 총을 갖고 싶어 했다. 이런 굴절된 청춘을, 유아인은 어떤 디테일한 설정 이전에 우울하고 힘없는 눈빛으로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귀신이 무섭다고 하지만 세상이 더 무섭다”고 느끼는 청춘의 현재를 놓고 배우와 캐릭터가 만났던 순간. 를 시작으로 유아인은 “(캐릭터를) 흡수하다 다시 나오면서 (자신까지) 변하는” 연기를 하기 시작한다.

정윤철 : 영화 에 유아인을 캐스팅한 감독. 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유아인은 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작업에 대해 배운다. 천호진은 가끔 꿀밤도 때리면서 그에게 연기를 가르쳤고, 유아인은 동료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며 “밝은 면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경험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는 자신의 연기 폭을 넓힐 수 있었다. 힘겨운 청춘을 온 몸으로 부딪혀야 했던 의 종대는 당시 유아인의 고민을 날 것 그대로 연기로 옮길 수 있었다. 반면 의 용태는 너무나 평범하고 보잘 것 없기에 자신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고,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고교생이었다. “진심이라며 스스로를 설득”했던 용태를 그는 반항아적으로 그려내는 대신 철없고 ‘찌질한’ 모습으로 연출하면서 독특한 설정과 현실의 톤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진심과 그걸 넘은 영역에서 필요한 연기” 사이의 절충점을 찾으며 보다 직업적인 연기자로 나설 수 있게 된 순간.

민규동 : 영화 의 감독. 유아인을 캐스팅하며 “반짝반짝하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젊음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유아인은 에서 처음으로 동료 배우들과 시나리오 분석을 함께 했고, 술을 마시며 친해졌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가진 남다른 면에 너무 심취했던” 청년이 “23살이라는 시기에 해봐야할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눈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권투를 포기했음에도 매사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기범은 그의 전작들과 확연히 달랐다. 그러나 유아인은 기범을 아픔을 묵묵히 이겨낸 어른스러운 남자로만 소화하는 대신 매사에 약간 들뜬 듯 행동하며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두려움을 이겨내는 아이처럼 표현했다. KBS 에서도 그는 자신의 일이나 경제관념에서는 어른스럽지만 연애에서는 철부지 같았다. 일, 또는 자신의 세계에서는 어른스럽게 생각하지만 그 외의 세상에서는 아이로 남아있다. 그건 “영악하게 행동했다” 같은 말을 오히려 자기가 좀 더 세상에 적응한 증거라고 생각할 만큼 소년 같은 유아인의 청춘일 것이다.

에릭 : KBS 에서 유아인과 함께 출연한 배우. 유아인은 주인공인 에릭과 대립하며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운명이 괴로운 무사를 연기했다. 그만큼 비중 있는 역이었지만, 그에게는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이었다. 배역에 몰입하는 연기를 하던 그에게 극적 효과를 위해 때론 테크닉적으로 연기를 만들어 내야 하는 사극은 쉽지 않았고, 캐릭터의 해석을 위한 소통도 쉽지 않았다. 프로 배우라면 이런 부분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게 연기 밖에 없다”고 말하고,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을 표현하고 싶은 그에게 연기는 미처 마치지 못한 학창시절이자 일기장일 것이다. 심지어 그는 글 쓰는 것에 대해서도 “독서를 하면 그 문체를 흉내 내게 돼서 다독이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고 할 만큼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연기는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연기를 소중히 하는 자신의 세계와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는 직업적인 연기자로서 세계를 포용하고 조화시키는 것이 그의 숙제이지 않을까.

주호성 : 배우 겸 영화 제작자. 유아인은 그가 제작한 영화 에 출연했고, 이후 촬영 중 주호성이 현장에서 감독 대신 메가폰을 잡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대해 “용기 있는 발언”과 “선배에 대한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는 시각이 엇갈렸다. 최근에는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과 관련해 트위터에 “그의 눈물은 모두가 반성하고 함께 치유해야할 시대의 상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것은 그의 말처럼 “오지랖”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아인에게 연기는 자기표현이고, 이제껏 ‘청춘’이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연기가 그렇듯 글로 생각을 말하는 것은 “내가 가진 발언권과 영향력을 좋은 방향”으로 쓰는 것이자 자신에 대한 표현 방법일 것이다. 물론 ‘허세’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고민하고 성장하는 청춘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자신의 세계를 넓혀왔다. 앞으로도 불안하기도 하고 비판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안정만을 원하는 것 보다는 낫다.

걸오 : KBS 에서 유아인이 연기하는 캐릭터. 걸오는 의 종대처럼 자신의 현재에 대해 고민하고, 에서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따뜻하며, 의 기범처럼 직설적으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또한 사랑에 대해서는 소년 같지만, 세상 문제에 대해서는 유아인 자신처럼 홍벽서를 날리며 거침없이 쏟아낸다. 유아인은 에서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청춘의 단면들을 한 사람의 모습으로 통합해서 연기한다. 걸오는 어린 소년 같은 청춘의 풋풋한 설렘과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모는 정치적 상황에 대한 어른스런 고뇌를 동시에 가졌고, 그 두 가지가 만나면서 위태롭지만 아름다운 청춘의 정서적, 사회적 성장은 의 가장 큰 미덕이다. 유아인은 걸오에 이르러 자기 자신이 표현하는 청춘이 드라마 전체의 정서를 담아내는 순간까지 왔다. 그의 트위터 주소는 ‘seeksik’이다. 씩씩하게 ‘識’을 구하는 엄홍식. 때론 그 과정에서 실패도 있을 것이고, 오해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청춘이다. 답보다 답을 구하는 과정이 더 의미 있는.

Who is next
유아인과 에 함께 출연한 고아라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있는 강타가 속했던 그룹 H.O.T. 멤버였던 토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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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윤종신김종국최지우휘성박찬호이효리장서희최양락다니엘 헤니이수근권상우소지섭이민호최명길정형돈김남주박진영손담비김태원신해철송강호김아중김옥빈이경규김혜자고현정원빈이승기닉쿤지진희박명수김혜수신동엽현빈윤은혜G드래곤하지원타블로김C유승호양현석강호동김태희김연아장동건장근석김병욱 감독정준하손석희정보석고수이병헌이수만김현중김신영장혁김수로이선균신정환김태호 PD강동원송일국노홍철조권김제동문근영손예진김수현 작가하하이미숙전도연유영진강지환김구라박지성탁재훈오연수최민수유재석유진크리스토퍼 놀란이하늘신민아장미희이휘재믹키유천조영남송승헌엄태웅안내상이승철김성근 감독 – 유아인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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